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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시집을 내며 1부 바다는 이야기꾼 제주 돌담 애기소(沼) 이야기꾼 한라산 돌담 쌓기 제주도 달 수평선 귤 따기 비 맞는 고양이 광활함 회색 귀신 바람 귀신 또 수평선이 마음을 찾아 나서다 미리 하는 약속 외로움이 쌓이면 완도에서 서귀포까지 농부의 마음 해무(海霧) 2부 꽃씨를 뿌리고 동백이 뚝뚝 떨어져 버리는 이유 꽃이면, 바람이면, 별빛이면 야생화 민들레 그리고 나 꽃별 아시나요 욕심의 마당 동백 심술궂은 동백 꽃, 별, 단풍 그리고 나 수채화와 꿈 들꽃 꽃처럼 살다 가리다 분재 상사화 소나무 꽃씨를 뿌리며 꽃이란 3부 흩어짐과 뭉침 흩어짐과 뭉침 Who am I? 부처인 듯 하느님인 듯 이해와 느낌 어느 무덤 앞에서 연장선 텅 빈 블루모스크 원래의 나 저울질 업(業) 마음 참마음 혼돈 영혼들의 집 동주처럼 목월처럼 이치 내면의 입구 다시 얹는 돌 우주와 나 4부 삼백 년 사랑 삼백 년 사랑 속죄 친구의 죽음 사랑과 미움 섭섭함 부부 돼지의 눈 그리움의 흔적 무심 그리움 가시 그림 한 폭 흐르는 사랑 풀어 둔 사랑 하얀 눈 비밀 늘 궁금합니다 열 아이의 엄마 어찌 감히 5부 풀냄새 흙냄새 뽑아 올리기 아무 일 없었다 외로움 시와 노래와 수채화 얼마든지 좋다 충분하다 반 고흐 창고 문을 열다 수다 외로움은 친구처럼 소나기 입 다물라 may be 모호한 경계 순리 시속 1,300km 어머니와 별 다 압니다 별들의 수다 어머니의 사랑 늦어도 삼십 년 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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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자연과 시가 어우러진 수채화
- 바다가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담인 듯 / 담 아닌 듯 / 배꼽 높이”(「제주 돌담」)의 제주 돌담은 경계와 방어를 하는 구조물이 아닌, 소통의 공간이다.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야트막한 높이 위로 정다운 인사가 오가는 돌담은 화합의 장이 된다. “돌 사이 벌어진 틈”으로 바람도 지나고 이웃 간의 정도 지나다닌다. 이처럼 『바다는 이야기꾼』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문화와 자연을 자신의 삶과 일치시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제주도에서 귤 농장을 하는 저자는 제주도의 자연에서 현대사회의 모순, 인생의 지혜, 허무, 삶과 죽음 등 인생의 다양한 면을 발견한다. 시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순환적 사고이다. 자연의 일부로 태어난 인간이 죽으면 그대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온다는 발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늦어도 삼십 년 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금 미리 약속해 두자 (중략) 그래서 나는 지금 미리 말해 두련다 초승달 옆 저 별 근방에서 “조천 바닷가 바람이다” 하면 나인 줄 알아 다오 - 「미리 하는 약속」 중에서 화자는 친구들과 죽어서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약속장소는 천국, 저승과 같은 피안의 세계가 아닌 광활한 자연, 우주이다. 마지막으로 “조천 바닷가 바람”이 되어 다시 나타나겠다는 화자의 말에서 순환적 사고의 정점을 찍는다. 이러한 사고관은 「어느 무덤 앞에서」에서 “억새가 흔들리면 / 내가 바람 되어 돌아온 줄 아시면 될 것입니다 / 구름이 유유히 흐르면 / 그 뒤에 내가 숨어 있는 줄 아시면 될 것입니다 / 천둥 번개 치는 밤은 / 내가 소리 지르는 줄 아시면 될 것입니다”라는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순환적 사고에 따르면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단지 또 다른 모습의 만남일 뿐이다. 「다 압니다」에서 화자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좋아하시던 제라늄을 심어 둔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 꽃잎에 내렸던 비”가 어머니라는 것을 안다고 고백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 알 수 있다는 고백에서 절절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시냇물이 강이 되고, 강이 바다가 되고, 바다에서 구름이 태어나고, 그 구름이 다시 땅에 비를 뿌린다. 인간의 삶과 죽음 또한 이 거대한 순환의 일부일 뿐이다. 『바다는 이야기꾼』은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며 죽음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인다. 내가 돌아갈 곳을 아니 지나친 욕심을 부릴 것도, 화를 낼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 그저 순리를 따르는 법을 묵묵히 익혀 나갈 뿐이다. 제주도의 푸른 물결처럼 잔잔한 시구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잠잠히 가라앉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