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처음의 끝 …… 11 짓밟힌 꿈 …… 37 영혼이 맑은 소녀 …… 69 영원한 동반자 …… 96 숲속의 두 갈래 길 …… 116 무자비한 폭력 …… 146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다 …… 168 악마는 숨어 있다 …… 189 별지기의 꿈을 가진 아이 …… 209 끝의 처음 …… 239 |
李淵柱
이연주의 다른 상품
|
어느 우화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뿔을 보고 자만에 빠졌던 사슴이 깡마르고 볼품없는 자기 다리를 보고는 실망해 늘 하느님을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냥꾼에게 쫓기어 숲속으로 도망치게 되었는데, 그때야 사슴은 깨달았습니다. 정작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것은 아름다운 뿔이 아니라 늘 구박받던 다리였다는 것을. 인간에게는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슴처럼 체험하지 않아도 학생에게 그걸 깨닫게 해주는 것이 교사의 임무이자 역할입니다.
--- 본문 중에서 |
|
어린 시절, 동갑내기인 엄한길과 천승조는 이씨 문중의 형들로부터 고지기와 머슴 아들이라는 이유로 잦은 괴롭힘을 당한다. 그 모멸감으로 천승조는 몸을 던져 항거하고 그 후유증으로 죽자 엄한길은 충격과 함께 평생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가정 형편으로 고교 진학이 어려운 엄한길은 담임의 추천으로 청송 안덕고에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교감댁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삼 년간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교감 딸 조신혜의 공부를 돌봐준다. 어렵사리 경북대 사범대에 진학한 엄한길은 제대 후 경북 지역 공립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제대 후 대구의 사립고에 근무 중인 사범대 동기 오동석의 권유로 같은 재단의 중학교로 전근한다. 엄한길은 오동석의 소개로 만난 영어 교사 차인애와 사랑에 빠지지만, 뒤늦게 자신을 짝사랑한 걸 알게 된 조신혜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교직 선배 손인호의 조언으로 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한 엄한길은 그를 참스승으로 존경하며 따르지만, 그가 교장 취임을 목전에 두고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로 희생되면서 다시 한번 큰 충격에 빠진다. 교감이 된 첫 해, 특별관리대상자 양수종이 전학 온다. 그가 전형적 가정폭력의 피해자임을 알게 된 엄한길은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껴 최선을 다해 지도하지만, 반장인 장수천 어머니의 고자질로 그의 비행이 드러난다. 양수종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증거가 명확해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양수종은 끝내 반장을 구타하는 사건으로 전학 일 년 만에 다시 시골 학교로 전학 간다. 그러나 얼마 뒤 이웃 중학교에서 일어난 투신자살 사건으로 양수종의 비행은 껄끄러운 그를 몰아내기 위한 장수천 일당들의 음모였음이 드러난다. 교장으로 재직 때 지적 수준이 낮은 노영수가 입학한다. 그를 보는 순간 천승조의 환생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 엄한길은 노영수를 친구처럼 대하며 눈높이 교육에 매진한다. 그 때문에 교사들로부터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를 고향마을에도 데려가고 2년 전 명예퇴직한 오동석의 농막에도 데려간다. 그러나 노영수의 제안으로 마지못해 흉내 낸 교목 방뇨 사건이 문제가 되어 엄한길은 불명예 퇴직한다. 그 때문에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엄한길은 시골로 전학 간 양수종으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에 의해 교목 방뇨 사건이 장수천 하수인들이 장수천을 학교에서 옹호해 주지 않은 데 대한 보복으로 노영수를 협박해 꾸민 음모로 밝혀진다. 노영수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음을 알게 된 엄한길은 비로소 어깨가 가벼워짐을 느끼며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진다. |
|
소설은 삶의 이야기다. 자신이 경험한 기억 속의 삶과 기억 밖의 삶을 조합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삶은 축소되거나 확대되고 어떤 삶은 변형되거나 상상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지난 삼 년은 고스란히 이 작품에 바쳐졌다. 집필하고 수정하고 마무르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번에 출간된 이연주의 『염원의 밤』은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최일선의 교육현장에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생동감 있는 이야기는 학생, 학부모, 교사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감동과 여운을 남겨줄 것이다.
이 소설은 정년을 일 년 앞두고 학교폭력 가해자의 음모로 억울하게 불명예 퇴직하게 된 한 교사의 이야기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인 엄석대와 같은 인간들은 늘 있었고, 지금도 그와 유사한 학교폭력이 교실 현장에 남아있다. 학급의 권력과 서열이 그에 의해 매겨지고, 모든 것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작된 권력과 위장된 평화가 지배하는 학교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겪고 있는 교권 침해는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고 학생이 선생을 업신여기고 심지어 성희롱하는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학교폭력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이제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교사들이 학생지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획기적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이 소설을 통해 학교폭력의 비극성을 말하고 싶었고, 집필하는 내내 학교폭력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폭력이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염원했다.’는 작가의 말이, 그래서 더욱 솔깃해지고 가슴에 와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