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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 대한 소고
키스가 있는 모텔 핑계 해 저무는 봄날 쑥떡 한 덩이 물수제비를 뜨다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 해설 | 진정성 있는 어른들의 성장기 ?전철희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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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제비를 뜨다」와 마지막 작품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를 제외하면 이 소설집의 수록작 전체는 가난한 여성을 전면부에 세워 놓고 있다. 이들은 가난의 족쇄에 매어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생존을 도모하고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현장에 투입된다. 돈과 힘을 가진 남성들은 자신의 재력을 뽐내며 이들을 부려먹고, 종종은 모멸적인 성희롱이나 잔혹한 강간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은행나무에 대한 소고」에서 치매가 걸린 노인들을 뒷바라지하는 양로원의 간호사들이나,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모텔에서 일하는 조선족 명화처럼 싫어도 먹고 살기 위해 감내해야 한다는 점은 전혀 다르지 않다. 「해 저무는 봄날」에서 주인공 소현을 만나 합방을 전제로 만나면 그 대가로 월 300만 원을 주겠다는 남자 또한 ‘싫어도 견뎌야 할지도 모르는’ 대상이다.
이원화의 소설은 작가의 연륜과 경험의 깊이를 바탕으로 성인들이 겪을 법한 일들을 세심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응시한다. 이 작가가 소설을 쓰게 추동하는 근본적 힘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일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구질구질한 현실 속에서 꽃필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찾으려고 한다. 이주노동자가 겪는 사회적 폭력이 그려지는 「키스가 있는 모텔」로 시작하여 생사를 초월한 사랑이 나오는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로 끝날 때까지, 이번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들이 냉혹한 현실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해 타인과의 연대와 진실한 관계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런 작가의 노력을 방증하고 있다. 속물이 될 것을 강요하는 세상조차 인간적인 공간으로 바꾸려는 작가의 노력이 처음에는 다소 침통해 보일지라도 독자의 삶에 잔잔하고도 깊은 희망의 파문을 남길 수 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