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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부디 내가 사라지기를 인공 시대의 선돌 히에로파니의 순간 맨발에 응답하는 땅 물 배운 것을 해체하기, 언러닝 양원적 의식과 직관 흑태자 샘의 순례자 모름, 지켜보기, 실천 불 수만의 별이 떨어지는 밤 책을 태우고 미지로 어른들의 심층놀이 불길의 무늬 공기 비행, 삶의 인터미션 후광을 입은 유령 덧없이 사라지는 풍미 존재하는 모든 것의 씨앗 에필로그 ─ 아이테르 옮긴이의 말 ─ 당신의 고된 일상에 황홀의 순간이 끼어들 수 있다면 |
Katherine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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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시간을 품은 별과 숲과 샘으로부터
무의미한 삶을 끝낼 위대한 지혜를 마주하다 『인챈트먼트』에서 저자가 새롭게 발견한 ‘매혹’의 개념은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히에로파니’에서 연유한다. 히에로파니란 우리의 선조들이 숭배했던 나무와 돌, 샘과 같은 자연의 사물들이 드러내는 성스러움의 시현, 즉 성현聖顯을 말한다. 이때 히에로파니는 사물에 환상적인 무언가가 투영된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지닌 절대적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표면에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층을 인지하는 경험. 그것이 바로 히에로파니다. 캐서린 메이는 무의미와 환멸, 끝도 없고 보답도 없는 노동에 갇힌 우리 삶에도 여전히 히에로파니, 즉 매혹의 순간들이 늘 곁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단지 주의 깊게 바라보고 발견하려 하지 않았을 뿐, 복잡다단하고 미묘한 의미를 품은 채 우리 삶과 연결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연의 매혹은 이미 도처에 있다. 우리의 의식에서 시간을 지우고 순환과 광대함이라는 더 큰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는 숲, 민트와 장미에서 피어오르는 늦여름의 내음을 간직한 채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길 잃은 영혼들과의 연대를 요청하는 순례자의 검은 샘, 혹은 장대한 풍광은 아닐지라도 미끈한 개구리알과 사나운 새들이 뒤섞여 진창을 이루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 저 그로테스크한 풍경 속에서도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드는 우리 시대의 매혹을 만날 수 있다. 확실한 입장과 목표만을 허용하는 사회 그러나 진실은 복잡다단하고 미묘하며, 그것은 늘 일상 안에 있다 『인챈트먼트』의 여정은 드넓은 자연 어디론가 떠나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별똥별 가득한 밤하늘을 기대하며 다섯 시간을 운전한 캐서린 메이는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뒤뜰에서도 볼 수 있는 달빛이 만들어낸 연약한 그림자 안에서 우연한 통찰을 얻는다. 매혹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생각과 감정이 이미 자신 안에 잠재한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필요한 통찰을 위해서는 다른 외부의 무엇이 아닌, 자신이 아는 것들을 재배열하는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확실한 입장과 목표만을 허용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법을 점차 잃어버렸다. 그러나 자연은 두텁고 미묘하며 복잡다단한 의미의 망을 품은 채 찾아온 모든 이들에게 각기 다른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법을 전해줄 것이다. 이 책은 모두를 위한 답을 줄 순 없겠지만 손 안의 텅 빈 화려함으로 빛나는 차갑고 납작한 인공의 세계로부터 진짜 현실의 온기를 찾아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당신의 몸을 움직일 것이다. 편집자의 말 무의미로부터 삶을 지키는 매혹의 힘 기형도 시의 풍경처럼 버려진 석면 공장과 낙오된 사람들, 녹슨 금속 철조망 너머 미끈한 개구리알과 사나운 새들이 뒤섞여 진창을 이루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 서서 캐서린 메이는 묻는다. “이곳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그가 아홉 살 무렵 던졌던 이 질문은 번아웃과 무력감 속에 사는 몇십 년 후의 지금, 하나의 응답처럼 떠오른다. 무서운 속도로 쏟아지는 뉴스와 소셜미디어 피드를 쫓아가지 못해 ‘죄짓는’ 기분마저 들게 하는 시대에 아득한 시간의 풍화를 견뎌온 무성한 수풀과 야생의 황야, 성스러운 샘 앞에서 지금껏 배운 것을 내려놓고 나만의 의례를 만드는 일은 순전한 매혹으로 가득 차 충만했던 어린 시절 삶의 감각을 다시 일깨워준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매끈한 자연 풍광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 퇴근길 길가에 쓰레기봉투 터진 것들 주위에 숨죽인 몇 갈래 강아지풀이나 발화하지 않은 존재들이 가로수 아래 무성한 수풀처럼 뒤엉킨 것들, 보도블럭 틈에 낀 도시의 우울이 눈물바람에 구겨진 텍스쳐들에서 나는 부서지지 않는 매혹의 힘을 본다. 주위의 작은 것들에서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황홀의 기쁨을 느끼고 그 힘으로 공허 속에서 자기 삶을 지켜내는 일, 그것이 인챈트먼트다. 아마존 독자평 “매혹이 도처에 있다는 부드럽고 정갈한 알림.”_소울 리더 “책 전체가 한 편의 서정시였다.”_레베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