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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게임 범죄 강철 바퀴 수사 캐럴 기회 균등 브리핑 나는 당신 앞에선 조금 감상적이 돼요 블레이지의 집에서 가스 끊기 다시 캐럴 염증 형세 우리 정체가 발각되었습니다 콕 시티 아직 캐럴 야간 순찰 발진 목표들 그녀가 결혼한 존재의 근본적으로 타락한 본성 휴가 후 우울증 테스티모니얼 경기 깜짝 파티 더 많은 캐럴 개인 교습 숙녀들의 밤 캐럴이 오스트레일리아를 회상하다 기생충과 승진 폭로 크리스마스 쇼핑 곯아떨어지지 않아 카스테레오가 마이클 볼튼 테이프를 씹다 불만을 제기하다 비밀 결사 만찬 약에 취하다 더 많은 캐럴? 촌충의 이야기 집은 어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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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한 기쁨들, 즉 진한 커피 한 잔과 킷캣과 크로퍼드 도넛의 힘으로 기운을 되찾고 있다. 책상 아래 온열기가 뜨거운 바람을 불어 다리를 데워준다. 그런데 전화벨이 나를 방해한다. 그것도 외부 전화다. 그녀는 아니겠지. 캐럴은 아니겠지.
그 여자다. 그 여자한테 여기로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절대로. “당신한테 절대 여기로 전화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나는 그 여자에게 말한다. “나는 중요한 사건을 수사하는 중이야.” “미안해요. 당신하고 꼭 얘기할 게 있었어요. 보름쯤 전에 당신이 말한 것 때문에요. 그거 정말 진심이었어요?” 이 멍청한 게 씨발 지금 뭐라는 거야? “뭐? 그게 뭐였는데?” “저번 주에, 브루스… 당신이 나더러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기억해요?” 여자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떨어진다. “아니면 그냥 그렇게 말하면 내가 좋아할 줄 알고 거짓말을 한 건가요?” 그건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꼿꼿이 서 있는 자지는 양심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 자지가 브루스 로버트슨에게 달려 있는 거라면 양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양심 같은 걸 가지고 있으면 세상을 살 수가 없다. 양심이란 부자들에게도 사치품이고, 나머지 우리 같은 놈들에게는 족쇄일 뿐이다. 설사 내가 양심을 갖고 싶다고 해도, 물론 전혀 갖고 싶지 않지만, 그걸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레코드 가게 가면 살 수 있나? ---「가스 끊기」 중에서 “선생님이 준 연고를 바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심해지기만 해요.” “흠. 바지를 좀 내려보시죠.” 나는 순응한다. 이 새끼가 궁둥이 약탈자가 아닌지 궁금해하면서. 이 개자식은 내 바지를 내리는 데 환장한 놈 같다. 로시라면 그럴 만도 하지. 이탈리아인에 가톨릭. 그 새끼들은 몽땅 호모들이다. 아일랜드 인구 증가율이 낮은 게 괜히 그런 게 아니다. 감자 기근은 좆이나. 그 새끼들이 죄다 똥구멍에다 하니까 그런 거다. 닥터 엉덩이 로시, 글쎄, 진짜 완벽한 위장이 아닌가. “그러네요, 그러네. 염증 부위가 더 넓게 퍼졌어요. 이제는 고환과 더불어 허벅지를 온통 뒤덮었네요. 그래요.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고 있습니까?” “예.” 나는 그에게 말한다. 이 새끼는 내가 굶어죽기를 바라나. “음, 연고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새로 처방전을 쓰면서 말한다. “힘든 건 알지만, 가능한 한 염증 부위를 긁는 걸 참아보세요. 이건 보기에… 글쎄요, 못 자국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정기적으로 씻고 속옷을 갈아입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면 속옷이면 더 좋고, 통풍을 생각하면 사각팬티가 제일입니다.” 씨발, 세탁을 해야 하는데. 그 걸레년은 나를 버렸다. 나를 죽일 셈이지! 그녀는 내가 그 씨발놈의 세탁기를 작동시킬 줄 모른다는 걸 아는데. 제대로 요리된 음식을 먹어본 게 백만 년 전이다. 굽거나 뭐 그런. 남자가 여자를 좆나 제대로 사랑할 때, 나는 그녀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쫓아갔는데.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좆같은 에든버러로 돌아왔는데. 남자가 씨발년을 사랑할 때. 문제는, 이년들은 남자를 사랑하질 않아! “문제가 있는데요, 선생님. 저는 말처럼 먹고 있어요. 그런데도 계속 살이 빠집니다. 뭔가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이에요.” “성병 같은 거 말입니까?” “아뇨. 음… 네.” “뭔가 특별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나는 그에게 웃어보인다. “어떤지 아시잖아요, 선생님. 붉은 피를 가진 정상적인 이성애자 남자라면.” 그의 쌩한 표정에 나는 이 새끼가 그게 어떤 건지 알기는 아는지 궁금해진다. “소변 샘플이 필요하고….” 로시가 뚜껑 달린 플라스틱 용기를 꺼낸다. “대변 샘플도 필요합니다.” 이 새끼는 변태 중에서도 제일 높은 등급인 게 분명하다. 잉글리스에게 이 자식의 전화번호를 알려줘야겠다. “뭐 때문에요?” 나는 차갑게 묻는다. “환자분의 체중 문제와 관련해서, 기생충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촌충이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무해한 기생충이기는 하지만 없애려면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지금 화장실에 가지요.” 나는 일어선다. “꼭 안 그래도 됩니다.” 그가 말한다. “나중에 편하실 때에….” “지금 할 수 있어요.” 나는 흥분해서 말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직행해서 맥주와 커리로 만든 진득진득한 똥으로 용기를 채운다. 그 새끼가 똥을 원하면, 나는 씨발 똥을 주겠어! 나는 로시에게 내 똥과 오줌을 남기고 시내로 운전해간다. ---「염증」 중에서 “브루스… 나는 검사를… 자궁 경부암 검사를 받았어, 거기 뭐가 있대. 다시 가서 검사를 더 받아야 해….” “유감이군.” 우리는 그녀에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는 많잖아.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괜히 난리칠 필요 없어.” “그렇지만 견딜 수가 없어. 대니가 떠난 이후로 내게는 아무도 없어. 나는 당신이 필요해, 브루스. 누군가가 필요해. 도움이 필요해, 브루스….” 거기 있는 그녀를, 그녀의 근심을 보자 우리는 더 강해졌으면 하고 소망한다. 내가 누군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나로 착각하는 사람, 그녀가 나로 착각하고 싶어하는 사람. 씨발,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 “미안.” 우리는 그녀에게 말한다. “내가 뭘 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어. 당신 스스로 해결해야 할 거야.” 내가 그동안 병 걸린 조개를 핥고 있었다니. 오, 맙소사. 그러고 나서 나는, 우리는, 생각하기 시작한다. 스트로나크가 그 병 걸린 비리비리한 애송이랑 경기를 할 리는 없어. 이름이 뭐였더라, 시즌 마지막에 뛰었던 그 녀석. 그 애송이는 이제 건강해졌으니, 그를 선택해서는 절대 이길 수가 없지. “브루스, 제발,” 그녀가 말하고는 우리의 손을 움켜쥔다. 우리는 그녀를 밀쳐낸다. “미안, 셜리.” 그녀가 눈물을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일어서면서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시급한 사건이 있어. 음, 일이 해결되면 나한테도 알려줘. 턱 들고! 기운 내!” 우리는 술집 마룻바닥을 춤을 추며 지나간다. 의자 두 개를 날쌔게 미끄러져 돌아볼 때 그녀의 입은 둥글고 어두운, 검은 구멍이 되어 벌어져 있다. 그녀는 뭐라고 고함을 치지만 우리는 빙 돌아 문간을 나온다. 그녀는 일어서서 우리를 쫓아오지만 우리는 주차장으로 좆같이 빠르게 날아간다, [베니 힐 쇼]의 클로징 음악을 콧노래로 부르면서. 그녀는 여전히 ‘브루우스스스’ 외치면서 열심히 쫓아오고 있고 우리는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차에서 멀어지고 있다.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본다. 우리는 웃는 얼굴로 가만히 서서 그녀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접근해오는 것을 지켜본다. 그리고 재빨리 움직여 첼시의 찰리 쿡이 잘하는 가짜 패스로 그녀를 속여넘긴다. 그녀가 수비수였다면 경기장에 다시 들어오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했을 거다! 딱 걸렸지! 흉내나 낼 수 있겠나, 스트로나크! 우리가, 내가, 우리가 차로 뛰어들어 시동을 걸 때 그녀는 무릎을 꿇고 넘어진 채 낙심에 찬 고함을 친다. 그리고 우리는 길을 따라가면서 거울 속으로 그녀의 무너진 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본다. 셜리는 자초한 거다. 조개의 질병, 그녀의 부정에 신이 내린 응징이다. 우리에게는 발진이 있다. 그게 우리의 속죄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우리의 불행을 떠안기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창조되지 않았다. 멍청한 년. ---「약에 취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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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경찰’의 정의를 새로 써주마!
외설적이고, 추접스럽고, 우울하고, 눈물 나게 웃긴 최고의 안티 크리스마스 소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인종 차별, 권력 남용, 살인, 절도, 협박, 강간, 거짓말, 마약, 불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저지르며 거리를 누비는 그의 이름은 브루스 로버트슨,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경찰이다. 경사에서 경위로의 진급을 노리는 로버트슨은 가나 대사의 아들 살인 사건을 맡게 되지만, 정작 사건 수사는 뒷전이고 진급 라이벌들에 대한 중상모략과 자기 생식기의 원활한 작용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그리하여 그는 라이벌들을 이간질하고, 동료의 아내와 바람을 피우고, 상관의 하드드라이브를 포맷하고, 친구를 감옥에 집어넣고, 처제와 화끈한 섹스를 즐기고, 결국 종말을 맞이한다. 그것도 사랑과 축복 가득한 크리스마스 시즌에! 지난 반세기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 50인 선정 『트레인스포팅』 어빈 웰시의 또 다른 대표작 스코틀랜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원작소설로 유명한 어빈 웰시는 이 책을 펼치자마자 독자들을 섹스와 마약이 넘치는 스코틀랜드 뒷골목으로, 그리고 한 추잡한 경찰의 배배 꼬인 정신세계 속으로 데려다놓는다. 크리스마스 무렵의 에든버러, 브루스 로버트슨 경사는 환락의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휴가를 보낼 생각에 들떠 있다. 하지만 그의 심기를 뒤틀리게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짜증나는 동료들, 급격한 성기능 저하, 골치 아픈 살인 사건, 그리고 지긋지긋한 사타구니의 발진.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고 브루스 로버트슨 경위가 되어 화려한 크리스마스를 즐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내와 아이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트라우마로 가득한 나약한 내면을 폭력과 욕설로 싸매고 술과 약물과 경찰 배지에 의존해 위풍당당하게 에든버러 시내를 활보한다. 어빈 웰시의 데뷔작인 『트레인스포팅』이 약물과 폭력에 중독되어 몰락을 향하는 나약한 젊은이들의 이야기였다면 『필스』는 동전의 반대편, 그런 중독자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경찰의 이야기다. 그러나 법의 집행자인 이들 경찰은 약물, 폭력, 부도덕, 무책임, 그 어떤 면에서나 『트레인스포팅』의 인물들과 다름이 없다. 주인공 브루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노부인의 집에서 물건을 훔치고, 마약을 소지한 미성년자에게 오럴 섹스를 강요하고, 친구의 아내에게 음란 전화를 걸고는 그 혐의를 친구에게 뒤집어씌우는, 결코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부탁하고 싶지 않은 경찰이다. 거기다 사타구니의 발진을 피가 나도록 긁고는 손 씻는 건 귀찮으니 생략한다. 이토록 추잡하고 악독한 경찰 캐릭터를 창조한 데 대해 어빈 웰시는 한 인터뷰에서 “브루스는 당시 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모순과 병과 그 증상이 한 몸에 구현된 존재”라고 밝혔다. 영국 사회의 모순에 들이대는 집요한 메스이자 몰락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인간의 초상 1958년 태어나 대처 집권기에 10대 시절을 보낸 작가는 소위 ‘대처 키드’에 속한다. 1980년대의 저임금과 실업률 증가, 가족 해체의 가속화 속에 자라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하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일삼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대처 이후 영국 대중의 분노와 불안에 집요하게 메스를 들이대온 어빈 웰시는 주인공 브루스를 통해 이들 세대에게 있어 ‘어른’이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노동 계급의 최하층인 탄광촌에서 태어나 대처의 무자비한 파업 진압을 경험한 브루스는 자기 출신을 뒤로하고 경찰에 들어가 커리어를 쌓고 가정을 꾸리는 데에 성공하지만 모든 인간관계를 승패가 존재하는 ‘게임’으로만 보는 그는 세상 모든 ‘개자식’들을 무찌르기 위해 자기 자신을 최악의 똥 덩어리로 만든다. 변기를 다시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만든 『트레인스포팅』과 마찬가지로, 『필스』 또한 온갖 체액들의 시각적 잔치이며 충격적인 사건과 불쾌한 묘사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우리의 주인공은 앞서 언급한 모든 악덕과 더불어, 배 속에 기생충까지 키우고 있다. 그러나 『필스』를 스코틀랜드 문학 전통의 계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어빈 웰시는 강압적이고도 비관적인 촌충의 목소리를 빌려 사상 최고로 더러운 경찰의 정신세계를 파헤치고, 완전히 썩은 한 경찰이 결국 몰락에 이른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어둡고 풍성한 비극으로 재탄생시킨다. 브루스의 역겨우면서도 코믹한 내레이션과 촌충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교차하며 출생의 비밀, 동생의 죽음, 아버지의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내와 아이, 약물 중독과 조울증, 편집증과 분열증을 층층이 쌓아올리면 마침내 종말이 도래하고, 우리는 어느새 이 ‘나쁜 놈’에 대한 애정과 연민으로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주인공의 행보는 역겹지만 경쾌하며, 맛깔나는 문장과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유머는 “완벽한 블랙 코미디”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 등 스코틀랜드 작가들은 독특한 남성 캐릭터들을 창조하는 데 일가견이 있지만, 이토록 악독하고, 이토록 입체적인 주인공은 영국 문학사 전체를 통틀어도 극히 드물다. 소설을 원작으로 존 S. 베어드 감독이 연출, 스코틀랜드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필스>에서 브루스 로버트슨 경사 역을 맡은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는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 “모든 인생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언급하며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발진과 각종 트라우마를 동시에 앓고 배 속의 기생충과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모습의 나쁜 경찰을 만나봐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