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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1~8번째 편지
2010년 - 9~61번째 편지 2011년 - 62~90번째 편지 2012년 - 91~101번째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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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을 만들어 봤습니다. 내가 지금 어떤 현실에 처해 있든지 죽는 것보다는 낫거든요. 지금의 상황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지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 행복하지 못합니다. ‘지금 불행해도 미래에는 행복해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현실 벗어나려고 몸부림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그 상황 벗어나도 여전히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은 상황을 또 꿈꾸게 되기 때문입니다. 꿈이라는 것은 언제나 무지개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꿈은 무지개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일본에 어떤 고시생이 있었는데, 사법고시 여러 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십년 만에 겨우 합격합니다. 가장 화려한 순간에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버렸습니다. 그 고시생에게 합격이라는 꿈은 오랜 기간 너무나도 절실했기 때문에 무지개 같은 것이 아니게 되었던 것입니다. ‘합격’이라는 꿈이 ‘검찰 총장’이라는 꿈으로 바뀌었다면 자살하지 않았겠지요. 이렇듯 꿈은 무지개처럼 항상 먼 곳에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꿈꾸는 이가 열심히 살아갈 에너지를 그 꿈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말도 만들어 봤습니다.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2번째 편지 그런 식으로 2달이 흘러간 겁니다. 저는 사실 힘들었습니다. 신경이 쓰였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글도 안 써졌습니다. 자기부상열차가 붕 뜨질 못했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을 해 봤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문제는 제가 뭔가를 받으려고 했던 것에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빌려 준 것이었기 때문에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받는 것은 받는 것이었습니다.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사람을 참 힘들게 하는구나!’ 받고자 할 때 받게 되면 누구나 행복하겠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받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받다 보면 계속 받기를 바라고, 또 더 큰 것을 받기를 바랍니다. 결국 받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됩니다. 계속 받던 사람이 받지 못할 때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했던 것 아니겠어요?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항상 받으려고 합니다. 반면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주려고 하는데, 항상 더 많은 것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줬기 때문에 행복해졌던 겁니다. 저는 아직까지 봉사 활동 같은 것에 참여해 본 적이 없어서 주면 정말로 행복해지는지는 확실히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 친구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받으려고 하면 힘들어지고, 스트레스 받고, 결국 불행해진다는 것입니다. ---13번째 편지 원효도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오래된 토굴 같은 곳에 들어가게 되는데, 피곤한 나머지 곧 잠에 곯아떨어집니다. 새벽녘에 목이 몹시 말라 잠 깬 원효 손에 마침 바가지 같은 것이 걸립니다. 바가지 안에는 물이 있었지요. 칠흑 같은 밤이었기 때문에 진짜 바가지라고 생각했고, 그 안의 물을 빗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깨달았던 겁니다. 그렇게 깨닫고 그 물을 마셨을 때 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갈증은 해소되었고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그 물이 해골바가지의 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즉 깨달았을 때 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토하게 됩니다. 바로 그때 ‘깨달음’이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원효는 깨달았던 것 아닐까요? 아침에 그 물이 해골바가지의 물임을 알았을지라도 더러운 물이 아니라 단지 빗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믿었다면 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래된 해골바가지에 빗물이 고였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설령 해골바가지의 더러운 물이었을지라도 도저히 마실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믿었다면 몸은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37번째 편지 감정과 마음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감정·마음이라고 써왔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감정보다 깊은 곳에 마음이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마음으로 한다’는 말은 성립되어도 ‘어려운 일을 감정으로 한다’는 말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깨달음이 가장 깊은 곳에 있고, 그 다음에 마음이 있고, 그 다음에 감정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감정은 순간적으로 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 마음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싫은 소리를 했을 때 순간적으로 기분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내 잊어버리고 다시 그 전처럼 그 사람을 대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긍정적일 것입니다. 반면 그 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마음이 그 좋지 않은 감정의 지배를 받게 될 것입니다. ‘감정이 있으면 말로 풀어야지!’라는 말이 있잖아요? 마음이 감정의 지배를 받았다면 말로 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화를 내더라도 담아 두지 않는 사람이 화를 내지 않더라도 담아 두는 사람보다 더 성격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더 중요한 마음은 덜 흔들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정심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50번째 편지 피루스에게 세계 정복의 꿈은 거대하고 신성한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그 꿈을 추구했던 이유는 자신의 즐거움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꿈의 너머에는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꿈을 가진 이타적인 사람도 즐거움 때문에 그 꿈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 만족감을 얻잖아요? 만족감은 즐거움입니다. 물론 잔잔한 즐거움이겠지요. 부모는 자식에게 이타적입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숭고합니다. 그러나 부모 또한 즐겁기 때문에 자식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할 효도를 태어난 이후 3년 동안 다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도 있지요. 자식을 품에 안고 키우는 3년 동안의 즐거움이 너무 큰 것입니다. 이타적인 것도 나의 즐거움 때문이라면 이타적인 것도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라는 명제가 성립합니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미안해!’라는 노래 가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 이타적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하지만 이타적인 것도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기에 사랑도 본질적으로 이기적입니다.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은 당연히 이기적입니다. ---88번째 편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는 자율을 아는 영웅이었습니다. 그는 세이렌의 노래 소리를 듣고 싶어서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았습니다. 자신의 귀는 열어두었지만 대신 자신의 몸을 배의 돛 기둥에 묶었습니다. 마침내 세이렌의 황홀한 노랫소리가 들려왔고, 오디세우스는 미치게 됩니다. 미친 오디세우스의 명령을 들을 수 없었던 부하들은 노를 계속 저었고, 마침내 세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이릅니다. 오디세우스는 자율을 실천했던 것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자신과 부하들을 자신의 아바타가 되게 하여 자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자신의 아바타로 만들어 자신의 지시에 복종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곧 자율적인 사람입니다. 자율적인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94번째 편지 주식 투자를 할 때 자신만의 원칙, 법이 정립된 다음 습관적으로 매매할 수 있게 되면 계좌의 잔고가 늘어나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법과 관련되는 것이 깨달음일지 모릅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만 투자한다는 자신만의 원칙, 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법’이 ‘도’에 선행하는 것 같습니다. 법에 해당하는 것이 생각·깨달음·믿음일 수 있고, 도에 해당하는 것이 말·행동·습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이 꽃이라면 도는 열매겠지요. 제가 아직 늘어나는 잔고를 보지 못했다는 것은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습관적인 매매, 무위적인 매매를 향해 정진하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겁니다. 역시 법보다 도가 이루기 어렵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말이 성경에 나오는데, 이런 말을 만들어 봤습니다. ‘도로 나아가지 않는 법은 죽은 법이다.’ 아울러 이런 말도 만들어 봤습니다. ‘습관으로 나아가지 않는 깨달음은 죽은 깨달음이다.’---96번째 편지 제가 중앙아시아를 여행할 때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어떤 게스트하우스 만난 일본인들과 식사 후 담소를 나눴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저는 평소에 제가 생각하고 있던 걸 물어봤습니다. ‘아내와 어머니가 물에 빠지면 남자는 누구를 건져야 하는가?’ 사십대 중반 정도의 일본 여자는 어머니를 건져야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나씨는 누굴 건져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다시 아이와 남편이 물에 빠지면 여자는 누구를 건져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를 건져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답이었습니다. 물론 남편을 건져야 한다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아이는 세상에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이 아니잖습니까?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강자가 약자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을 내리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자의 보호를 받은 약자가 안전하게 강자로 성장하는 것! 우주의 법칙들 중 하나겠지요. 이 법칙 때문에 세대가 면면히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번째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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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단어로 설명하라면 ‘순수’라는 단어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책이야말로 인간의 창작물 가운데 가장 순수한, 가장 순수해야 할 것일진대 어느 때부터인가 그런 순수한 책들이 외면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순수한 것이 얼마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는지를 알기 어려운 것은 이 진리가 깊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책이다. 왜냐하면 순수의 힘을 어렴풋이나마 아는 사람들만이 좋아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통씩만 읽어달라는 저자의 부탁을 웃어넘기는 독자에게 이 책은 작은 감동만을 안겨줄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읽어내기 힘든 책인 이유는 어쩌면 저자가 4년이라는 시간동안 글과 함께 살아 나아갔기 때문일지 모른다. 저자 역시 글을 함부로 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기획 부동산’이 있듯이 ‘기획 책’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걸 쓰면 책이 잘 팔리겠다’는 기획! 그런 기획을 하지 않고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이 책은 인위보다는 무위와 가깝다. 저자가 4년에 걸쳐 쓴 이 책은 감히 독자와 40년을 함께 할 수 있다. 독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책, 나이들 수 있는 책, 그런 순수한 책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