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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_
인사말_ 민원콜센터 상담원 “우리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카페메니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로 일한다.” 보혐설계사 “저는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하께 설계하는 금융전문인입니다.” 1인 자영업자 “혼자라서 소통이 더 필요해요.” 경비노동자 “인생 후반에 아파트경지원이 되다.” 공공건물 경비원 “제가 바라는 것은 오로지 존중입니다.” 가사노동자 “저는 당신의 하녀가 아니랍니다.” 배달라이너 “라이더 노동의 소중함을 인식해 주세요,” 간호사 “내 일을 사랑하지만, 태움이 너무해요.” 초등학교 교사 “교사도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육교사 “저도 돌봄을 받고 싶어요.”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 = 자원봉사자 NO! NO! 감정노동상담사 “개인감정과 상담감정을 분리하고 싶어요.” 골프장 캐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보호체계가 절실히 필요해요.” 유치원 원장 “고용주이지만, 저도 감정노동자입니다.” 참고자료 1_ 감정노동자 심리치유 상담매뉴얼 참고자료 2_ 산업안전보건공단 직군별 분류표 참고자료 3_ 감정노동 관련 언론 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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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씨는 ‘갑질 고객’과의 상담 경험으로 인해 ‘빨간 불’이 켜지는 ‘주의 고객’에게서 콜이 오면, 전화를 받기도 전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깨가 딱딱해지며, 이마에서 진땀이 난다. 그 날도 ‘주의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상담 전에 심호흡을 하고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주의 고객’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 고객의 불만토로는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마무리가 되지만, 상담 시간 동안 절대로 두 번 이상 욕설을 뱉지는 않는다. 세 번 욕설을 하게 되면 상담원이 전화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두 번의 욕설에 비아냥거림과 빈정거림을 섞는다. 그런 때는 고객의 폭언에 몸과 마음이 다 녹아내리는 것 같다.
--- p.20, 「민원콜센터 상담원 “우리는 감정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중에서 내담자 B씨는 계약제로 근무하는 은행경비원으로, 매일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로부터의 폭언에 노출되어 있었다. 하루 종일 서서 고객 안내와 응대를 해야 하고, 은행업무와 관련된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신체적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였다. B씨는 내방 고객들의 동전자루를 옮기는 일부터 고객이 요청하면 가방을 들어주거나 장바구니를 옮겨주는 일도 한다. 또한 고객들이 두고 간 휴지나 먹다 남은 음료 등을 치우고 정리하는 일도 모두 B씨의 몫이다. B씨는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필요로 할 때는 선택의 여지없이 모든 것을 해야 했다. 고객들이 B씨를 부를 때, 그 호칭에서도 자존감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어이!’ ‘이봐!’ 등으로 부르거나, 때로는 그냥 손짓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이러한 일상으로 자존감이 많이 상실되었다고 한다. 함부로 대하거나 예의를 지키지 않는 일부 고객들에게, 그는 자신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 p.65, 「공공건물 경비원 “제가 바라는 것은 오로지 존중입니다.”」 중에서 상담과정을 거치면서 A원장과 B원장은 각기 운영형태는 다르지만 원장의 책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점과 원장은 아프지도 못한다며 20여년의 현장을 접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기들도 감정노동자’라는 것이다. 과정은 고되었지만, 감정노동으로 지친 심리 치유상담의 효과와 변화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상담을 진행하되 개별적으로 자기 공감, 공감적 경청, 자존감 증진, 성인지감수성 등을 주제로 한 인터뷰 형식을 적용했다. A원장은 미리 걱정하는 자기를 돌아보면서, 그 자리를 누가 강요한 적도 없는 스스로 선택한 결정권자라고 말했다. 『관찰을 관찰하다』에 실린 「김 교사의 이야기」에서 “비가 오는 산책길, 물 고인 웅덩이, 아이들의 물 튕기기, 나의 시선은 오로지 청결과 안전, 그래서 아이들의 발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인식한 순간, 아이의 놀이가 그리고 아이의 움직임이 보인다. 아이는 물을 튕기고 있지만 다른 친구에게 튀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었다”는 구절처럼 A원장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자기공감시간을 가졌다. B원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생각하기 위해 새로운 환경적 언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며, 함민복 시인의 시구 “늘 강아지를 만지고 손을 씻었다 / 이제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 겠다”를 들어 반성적 사고를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업무능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부족함을 ‘친절’과 ‘예절’이라는 명분으로 타인에게 강요했다며, 자신의 관점만을 고집하고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행복한 유치원을 만들어가는 동력인 보육인이 돌봄 현장을 떠나고 있거나, 떠나고 싶다는 것은 지속가능해야 할 영·유아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그게 아님을 증명해 내야 할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자격 가진 원장’의 안전한 권리보장이 필요하다. 보육인이 행복할수록 영·유아도 행복할 것이고, 영·유아가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 한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여 그 아이의 삶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났어도 우리 사회가 존재하는 한 그 미래인 영·유아의 돌봄 서비스는 지속되어야 하니, ‘직무 스트레스’와 ‘번 아웃burnout ’을 호소하는 영·유아 교육기관의 시설장에 게도 심리지원이 필요하다 --- p.65, 「유치원 원장 “고용주이지만 저도 감정노동자입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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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치유와 회복의 방법을 함께 찾아보아요.”
“힘든 환경에서도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마음을 세상이 알아주기 바랐는데, 그렇게 아프고 외로웠군요.” 감정노동전문상담사의 이 한마디에 감정노동자의 얼굴이 밝아진다. “우리, 치유와 회복의 방법을 같이 찾아보아요.”라는 상담사의 말에 감정노동자는 감동과 감사의 눈물을 비치기도 한다. 이 장면은 감정노동상담 현장에서 일어나는 역동이다. 2019년 ‘사람과평화’에서 진행한 감정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전문인력 워크숍에서 감정노동 전문상담사 자격을 갖춘 후, 2020년 감정노동상담을 시작하면서 상담사들은 난감했다. 일반 심리상담을 위한 상담매뉴얼은 많이 있지만 감정노동상담을 할 수 있는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사한 매뉴얼이 있다면 감정노동자 보호매뉴얼 정도였다. 이에 ‘사람과평화’에서는 전문적인 감정노동상담을 위한 ‘상담매뉴얼’을 제작하고 보급하기에 이르렀고, 감정노동 전문상담사가 그 메뉴얼을 상담과정에 적용하면서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 매뉴얼을 바탕으로 여러 직종의 감정노동자를 상담하면서 ‘감정노동이란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라는 개념적 정의를 실감하였다. 고객을 응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드러내야 하는 서비스직뿐만 아니라 돌봄업무, 민원업무, 인권복지업무를 하는 노동자들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인간관계나 권력관계로 인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의 욕구에 맞는 전문적인 상담을 하기 위해 ‘사람과평화’ 소속 감정노동 전문상담사들은 ‘감정노동상담연구회’를 발족했다. 이곳에서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스터디와 연구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 이 책은 감정노동상담을 위한 ‘상담매뉴얼’을 바탕으로 상담을 전개하고 감정노동 전문상담사들의 연구와 소통의 자리인 ‘감정노동상담연구회’에서 연구한 약 4천여 건의 상담사례를 정리한 소중한 자료이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상담사례란 상담에 의한 내담자의 호소문제와 상담목표를 기술하고 사용된 이론이나 전략 및 기법을 설명하며 상담과정과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상담사례를 그 기준에 맞출 수가 없었다. 내담자인 감정노동자의 ‘개인정보보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례를 일반화시켰으며, 전문적인 용어를 배제하고 읽는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구를 사용하였다. 2020년부터 시작된 상담사례를 통해, 심한 격무와 스트레스로 주저앉고 싶어 했던 감정노동자들이 상담을 받고 치유되어 고객과 조직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었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상담과정을 통한 감정노동 전문상담사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감정노동상담사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이 책의 발간으로 글을 읽는 독자들이 바로 이웃에 같이 살아가고 있는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감정노동상담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라잡이가 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시간에도 묵묵히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전개하고 있는 감정노동 전문상담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