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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마라의 약속
2. 작은방 3. 풍경 4. 해바라기를 보았다 5. 침묵의 게임 6. 유리집 7. 이웃집으로 들어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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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생각을 했다고 호들갑스럽다 할 만치 연거푸 덕담을 하는 시동생 부부의 배웅을 받으면서 후쿠오카로 출발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폐암 환자라는 나의 건강 상태를 배려해서 정한 듯 행선지는 뱃부 온천이었다.
비행 시간도 한 시간밖에 안 걸려. 당신도 그 정도 여행이라면 피곤하지 않을 거야. 예전에 북해도 온천에 갔을때 당신이 아주 좋아했잖아. 온천욕이 좋다면서. 뱃부의 온천도 물이 아주 좋대. 지레짐작일지 모르지만 남편은 혹시 내가 혼자 떠나고 싶다고 할까 봐 그러는지 나의 의견을 붇거나 희망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하기 위해서 일을 급하게 추진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내가 떠나고 싶다는 것은 나와 관련을 맺고 있는 일체의 것으로부터 떨어져 있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잠시 환경을 바꾸어본다는 의미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굳이 혼자서 가고 싶다고 우기면서 고집을 피우는 것도 유치한 느낌이 들어서 나는 짐짓 모르는 체하고 말았다. 요즈음 들어서 나에게는 적극적이고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드물다. 무엇인가를 내 생각대로 관철하기 위해서 아주 작은 설명이라도 필요하다면 나는 그냥 넘기고 만다. 그것은 그만큼 내게 열정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할것이다. 머지않아 나에겐 '열정' 혹은 '절실함' 같은 느낌들이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기억으로만 머릿속에 남고, 나는 끼니 때마다 병아리처럼 기계적으로 목을 젖혀 머리를 들어올려 한입 가득 물과 알약을 털어넣고 있겠지. 이런 사실을 깨달으면서 그런 자신에게 경악이라도 했더라면 한결 위안이 되었을 텐데, 그 느낌조차도 미미하고 흐릿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쓸쓸함은 오히려 더욱 진해지고 말았다. --- p. 1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