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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추천사] 인간 강수화의 실존적 삶이 잘 스미어 있는 소설 신(神)의 선택 · 1 신(神)의 선택 · 2 신(神)의 선택 · 3 생존증후군 인간 등급 주홍글씨 고등(高等) 동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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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인간의 삶일까?
---「신(神)의 선택 · 1」중에서 방금 어머니를 묻고 온 자식들의 밥숟갈은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신(神)의 선택 · 2」중에서 “인생은 한바탕 축제인가, 소풍 끝난 후의 쓸쓸함인가?” ---「신(神)의 선택 · 3」중에서 절망의 가장 긴 끝자락에 아스라이 매달린 별, 어느 한계치를 넘어서면 가보지 못해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미지의 세계. 누구든 그 세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환자보다 보호자가 더 앞선 걸음으로. ---「생존증후군」중에서 인간은 서로를 끊임없이 건드리는 존재, 서로 맞춰가며 살아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내치면 결국 혼자 남는다. ---「인간 등급」중에서 행복은 지나온 행적의 마일리지로 피어나는 꽃, 불행은 한순간 지는 꽃이며 예측 불가 미지수다. ---「주홍글씨」중에서 인생은 활과 방패를 교차하며 들어야 하는 선택의 연속, 공격과 방어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며 바둑의 묘수를 찾아가는 게임. ---「고등(高等) 동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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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80세 초반에 병을 얻은 어머니가 7~8년을 병석에서 전전하다가 90세에 돌아가셨다. 처음 어머니가 쓰러졌을 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이는 줄 알았다. 온 우주의 불빛이 동시에 꺼지기라도 하듯, 두려운 공포를 느꼈었다. 정신없이 달려간 병원에서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엄마를 보며 내 인생도 끝나는 줄 알았다. 어머니의 병환이 길어지며, 소생 가망이 없고부터 어머니를 맘속에서 분리시키는 자신을 발견했다. 코를 통한 튜브(비위관 삽입)로 영양을 공급받으며 자식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식물인간 상태의 어머니는 이미 내 어머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철저하게 등식이 성립되는 구조일 때만이 서로의 관계가 원활해지는, 대상이 부모라고 예외가 될 수 없음에 스스로 환멸을 느낀 바 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라는 커튼 뒤에 숨어 인간의 비루한 욕망과 어둠에 대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외침으로 토했다. 남의 일인 양 작품으로 밀어내고 보니 전모가 훤히 드러나는 위치로 스스로 들어선, 자책골을 넣은 느낌이다. 전신을 샅샅이 비추는 내시경 카메라 앞에 벌거벗은 한 영혼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수록된 작품들은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으로 형성되었을지 모를, 인간의 이기심과 악(惡)의 본성을 나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소설’이라는 이름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내던진 것인지 모른다. 어디에선가 ‘가면의 인생이 자아이며 삶의 본질 자체가 위선’이라는 내용을 접한 적 있다. 이 말을 방패막이로 다시 숨고 싶다. 세상 속으로 내던진 활자들이 어쩌면 인간 근저(根底)의 양심일지 모른다는 외침을 하며. 글이 나오기까지, 한 핏줄을 타고 태어난 언니와 오빠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유난히 인정이 많았던 부모님의 유전자 덕인지 형제들 하나같이 감성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편이다. 요즘시대에 보기 드문 우애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근간도 여기에 기인하리라 싶다. 좋은 일 궂은 일에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기쁨은 크게, 슬픔은 적게 만들어가는 형제들은 나의 자부심이자 긍지이며, 내 문학의 화수분이기도 하다. 아무리 형제간의 정이 깊을지라도 부부가 베갯머리에서 속살거리며 흠집을 낸다면 그 우애에 금이 가기 마련이다. 형제들과 인연 맺은 올케와 형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부창부수, 하나같이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들로 오늘날 우리가족을 ‘명문가’ 반열에 우뚝 세운 장본인들임을, 세상에 자랑하고 싶다! 소설의 본질인 갈등을 다루는 부분에서 피붙이를 악역으로 묘사할 수 있었던 점도 형제들의 지성(知性)과 내면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작품은 모교 출신 문인들로 구성된 「일신문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덕에 박경리, 김지연 소설가 등의 그림자 곁에라도 서성일 수 있었는지 모른다. 위대한 당신들의 족적에 누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살아 숨 쉬는 백과사전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다방면에 박학다식한 박상률 선생님을 만난 것은 내 인연의 가장 큰 행운이 아닌가 싶다. 너나없이 비슷한 인간사에 소설거리가 따로 있지 아니하다는 진리를 일깨워주신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매주 풍성한 인문학 지식으로 잠자는 뇌를 일깨워주신다. 그분의 지성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자체가 행복이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 2023년 11월 강수화 삶과 죽음, 사람과 관계를 포착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일곱 편의 소설들 강수화의 소설에서 죽음은 한 존재의 끝이 아니라, 주요한 터닝포인트로 작용한다. 실제로 표제작인 「신의 선택」 연작, 그리고 단편 「생존증후군」에서 가족들은 소중한 이의 죽음 앞에서 오랫동안 숨겨왔던 불평을 말하는가 하면, 이제껏 몰랐던 진실을 새롭게 알게 된다.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드러내지 않았던 불평과 불만, 짐짓 이기적인 모습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허나 인물들의 민얼굴은 결코 추하거나 일그러져 있지만은 않다. 여기서 작가의 저력이 빛난다. 강수화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면성, ‘중요한 것들만 골라 배반하는’ 짐짓 비겁한 본성을 서늘하고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인간적으로’ 풀어나간다. 달의 뒷면처럼 감춰져 있던 인물의 얼굴이 드러날 때, 공감과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도 그 까닭이다. 한편, 작가 특유의 호흡이 길지 않은 흡인력 있는 문장은 결코 중간에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죽음에 대한 밀도 높은 성찰이 담긴 표제작 「신의 선택」부터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연애담 「주홍 글씨」까지 이르기까지, 독자를 깊이 매료할 이 한 권의 책을 자신 있게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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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화 작가는 없는 이야기를 억지로 지어내지 않는다. 자신이 살면서 보고 듣거나, 직접 겪은 일들을 실마리 삼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기에 그의 글은 허무맹랑하지 않다. 소설이 허구라는 것은 진실을 드러내는 허구이지, 아무 의미 없는 허무맹랑한 허구가 아니라는 뜻이다. (증략) 강수화 작가의 소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과감히 깨뜨림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걸 보여준다. 헤세가 ‘데미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밝은 세계를 그리는 만큼 어두운 세계도 같이 그리고, 선과 악이 공존하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 존재하는 세상을 그린다. 그러면서 등장인물들 스스로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진실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점 모두 스스로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 박상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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