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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을 높이 들며 기지개를 켰다. 시원한 공기가 코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야 살 것 같다. 좁은 가게 안에만 있을 때면 마치 투명 인간이 된 기분이 들었다. 세상과 어울리지 못한 채 자신의 몸을 가린 투명 인간. 그러다 바깥공기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순간, 세상 속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 p.11 살짝 통통한 얼굴에 앞머리로 이마를 덮고 뒤를 꽁지로 묶은 여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그녀는 안 그래도 큰 눈을 더욱 크게 떴다. “괘, 괜찮아요.” “다행이다. 저기 근데, 아르바이트생 지금도 찾는 중이세요?” “네? 네….” “정말요? 그럼 저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네?” 제호는 대화의 내용보다 큰 목소리에 당황해 움찔했다. --- p.26 빨리 문 닫는 게 아쉽다는 아르바이트생은 처음 봤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제호가 가게 밖으로 나갔다. 적당히 서늘한 바람이 그를 가장 먼저 맞아주었다.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맞으며 세아의 설거지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왜 저리 꼼꼼하게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하는지 그는 이해되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 달라지는 게 뭐가 있다고 저러는지. 요령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한 제호는, 앞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 많아 보여 걱정이었다. --- p.33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결심했지. 좀 더 힘내 보기로. 주인공처럼 말이야. 그 덕분에 지금 이렇게 사람 구실하면서 살게 된 거야. 하, 난 그걸 잊지 못한다. 네 소설을 읽고 나서 생긴 그 힘을. 많지는 않겠지만 네 소설을 읽고 나같이 희망을 본 사람들이 있을 거야 분명히. 아무튼 난 그때 생각했어. 잘 되고 나면 꼭 보답하기로. 그래서 가게 차리면서 너한테 꼭 맡아 달라 한 거야. 네가 다른 걱정 없이 소설에만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팬으로서의 마음을 담아서.” --- p.225 “네가 지난번에 삼총사 애들한테 그렇게 말했잖아.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을 꿈꾸라고. 넌 되고 싶은 것이 있지, 그리고 그것을 음악으로 이루고 싶은 거고. 분명 넌 네가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시간이 지나 다른 꿈이 혹시 생기더라도 일단, 지금의 그 꿈을 포기하진 말았으면 좋겠어. 혹여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분명 넌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 것을 이루진 못하더라도 되고 싶은 사람만큼은 이룰 수 있는 사람이니까. 나 와 다르게 말이야.” --- p.251~2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