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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세산리 사람들 인생 풍경화 옥천 이양, 독립을 선언하다 은옥 엄마의 기미 농사도 최고, 봉사도 최고 이씨네 119 진미 아버지 출퇴근 입원 옥천 사우나 단골 아줌마들 짱구네 집 도둑 들다 우리 동네 최고의 노랭이 아저씨 세산 노인 영정 사진 찍던 날 어버이날을 수놓은 민요 메들리 용운 산악회 아버지와 딸 두 번째 이야기 땅은 열매로 말한다 아버지를 닮은 일곱 살 박이 캠벨 포도나무는 사랑을 먹어야 자란다 병든 포도나무에게서 배우는 진실 잡초 유감 유혹 굵은 포도나무 가지가 주는 교훈 새벽엔 어미 새가 운다 성공시대엔 농민이 없다 세 번째 이야기 마흔 살 노처녀의 전원일기 대학 나온 여자는 농사지으면 안 되나 그 날의 회비사건 왜 아직까지 혼자 사세요? 왜 결혼을 할까? 사랑과 연애 그래도 옥천에서 살련다 내가 농사를 좋아하는 이유 프로는 성공을 기억하지 않는다 네 번째 이야기 옥천을 알면 농촌이 보인다 농민으로 산다는 것은… 위험한 오해 자녀교육 문제없다 새벽의 전화 한 통 용운마을 먹자회 에필로그 내 생애 가장 특별한 선택 농촌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농림부 장관에게 제안한다 보건복지부 장관께 제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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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기술정보센터에서는 토양검사 결과, 우리 밭 흙이 심하게 산성화되어 알칼리성으로 바꾸지 않으면 포도나무가 뿌리로부터 영양을 흡수하지 못해 포도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며 시기는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석회를 물에 녹여 뿌리 가까이에 관수해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 다음날. 동이 트기가 무섭게 우리는 포도밭에 달려가 포도나무 뿌리 밑둥을 파고 호수를 통해 물을 대주는 등 긴급 처방을 하고는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지만 포도나무는 여전히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죽어 가는 포도나무를 바라만 볼 수는 없는 법, 이번엔 경험 많은 농약상을 수소문해 매달려본다. 뿌리에 좋다는 영양제는 기본, 심지어 비방이라면서 농약상이 알려준 대로 막걸리에 흑설탕을 타서 주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과학적인 토양검사에서부터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포도나무를 살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병명을 알지 못하는 아픈 아이를 등에 업고 용하다는 병의원을 찾아 사방 팔방 천리를 마다 않고 다 찾아다니는 부모의 심정이 이럴까... 나는 칠순을 넘긴 노인 양반들이 비 오듯 굵은 땀을 흘리며 땅 파는 것을 말리지 못하는 내 무기력함에 거듭 실망할 따름이다. 어깨 너머로 배운 농사, 게다가 연륜도 짧아 어디에 농사짓는다고 명함도 못 내밀 처지지만, 그래도 이럴 때 뭣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그저 초라한 것이다. 늘 정정하고 꼿꼿한 울 아버지, 허나 세월 이길 장사 없듯이 어느새 얼굴에 주름 가즉하시다. 그럼에도 손에서 흙을 털어 낼 수 없으신 것은 농사를 지을 건지, 글을 쓸 건지, 아직 앞날이 막막한 딸이 걱정스러우셔서 내가 제대로 사람 구실 하실 때까지 힘을 보태어 주시기 위해서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힘든 일이 있으면 그저 서러워진다. --- p.79~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