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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삶에 깊이감이 생겨나는 순간 003
추천사 / 물상과 현상 박길룡 010 기어코 건져 올린 연약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김은경 017 Part1 / Yellow,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026 Part2 / Blue, 꿈이 탄생하던 순간을 기억하다 076 Part3 / Black& White, 경계에 선 모든 사람들에게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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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야 완성되는 것들을 찍는다. 사람들은 완성된 건축에서 생활하지만, 결과물은 과정 중에 사라진 것들의 축적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과거에 내가 했던 일들로 지금의 내가 있고, 지금 내가 하는 일들로 나의 미래가 결정되듯, 공사장의 다양한 과정들이 있어 지금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내 삶에 깊이감이 생겨나는 순간」중에서 남석희의 ‘건축물 없는 건축사진’ 속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잿빛 일상 속에서도 기꺼이 시선을 던지고 응시하여 기어코 알아채고야 마는 반짝이는 빛깔 같은 것.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삶 속에서 가만히 손에 쥐어보는 모래 한 줌 같은 것. 여기에 실린 사진들이 그만한 가치가 되리라 믿는다. 우리 삶을 지탱하는 건 결국 연약한 아름다움일 테니. 어쩌면 그것을 희망이나 꿈이라고 감히 불러볼 수 있을까. ---「기어코 건져 올린 연약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 김은경 화인건축사사무소」중에서 채 다듬어지지 않은 목재의 단면, 비온 뒤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생긴 진흙탕, 바퀴 자국과 발자국으로 다져진 흙길, 고단한 하루의 끝을 다독여주는 노오란 노을과 그림자……. 다채롭기 그지없는 수많은 노랑을 찾아내며 문득, 그가 어린 시절 블록처럼 갖고 놀았다던 무늬목을 떠올렸다. 그에게 노랑이란,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Yellow,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중에서 흘러가는 구름, 하늘을 높이 가로지르는 크레인, 기하학적인 격자무늬를 그리는 철근들이 제법 그럴듯한 오브제가 된다. 땅의 풍경만큼이나 푸른 하늘 또한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구나. 변함없는 것은 오직, 땅을 딛고 서서 하늘을 향해 렌즈를 들어 올리는 나이든 소년의 순수한 시선뿐이다. ---「Blue, 꿈이 탄생하던 순간을 기억하다」중에서 색이 사라진 건축 현장은 더욱 서툴고 거칠게 보인다. 하지만 선과 면의 질감과 공간이 품고 있는 공기는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역시 무채색은 젊음의 색이다. 알록달록한 이야기가 가득 담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black & white’의 고군분투와 그 안의 수많은 발걸음을 응원한다. ---「black & white 경계에 선 모든 사람들에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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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은 디자인이 있고, 말수가 적은 건축도 있다. 한동안 아무 말도 없던 모더니즘도 있었으나, 현대 건축은 생각과 말을 활발히 엮는다. 텍스트가 많다는 것은 장면이 많다는 것이다. 장면은 사진이나 묘사로 기록하고 싶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책이 된다. 이야기는 어떤 사유를 통해 얻어지지만, 단순히 시각적으로 만들어지는 텍스트도 있다. 일반적으로 풍광에서 장면이 흔한데, 남석희는 이를 자기 건축의 주변에서 찾았다. 건축 이전의 주변이라는 한정이 그의 사진을 변별하는 어태語態이다. 건축의 현장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새삼스럽다. 사실이 사진이 되면서 물상과 허상이 교차한다. 그래서 이 책은 건축가에게도 그동안 놓쳤던 많은 장면을 일깨운다.“ - 박길룡 (국민대건축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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