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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요즘 엄마는, 엄마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소꼴 뜯으러 가서 누워서 보던 흘러가는 하늘을 얘기하는 것만으로 행복에 젖었고,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세세한 얘기로 살아나는 생생함을 즐겼고, 옛 시절의 느림과 운치에 어느새 빠져 있기도 했다. 엄마는 누군가가, 그것도 엄마의 딸이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만으로 기뻐하셨고,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도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엄마와 나의 기쁨 안에는 어떤 애잔함도 함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재밌게 작업했지만 같은 작업을 오래하다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싫증이 날 때도 있었다. 그것도 잠깐, 또 다음 화를 그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작업을 했다. 그런 작업의 결과 〈내 어머니 이야기〉 네 권과 엄마에게 들은 평생 그리고도 남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게 되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100년의 이야기를 맺다 함경도 북청에서 보낸 어머니의 풍성했던 어린 시절과 결혼 전 이야기를 다뤘던 〈내 어머니 이야기〉 1부에 이어, 2, 3, 4부에서는 어머니의 결혼과 한국 전쟁, 피난, 남한에서의 정착 과정, 가족의 현재를 그려내고 있다. 총 8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 4부로 완결된 〈내 어머니 이야기〉는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작가 자신으로 이어지는 3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경제 발전과 민주화 운동,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여 년 동안의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의 흐름과 그 속에서 개인들이 감내해야 했던 지난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머니의 목소리와 딸의 손을 통해 생명을 얻어낸 이야기는, 함께 나눌 수 없게 된 북쪽의 풍요로웠던 기억들을 되살리고, 거대한 사건들 속에 부속으로 사라져 간 사람들의 흔적과 오늘날 우리 삶이 발 딛고 선 땅 아래 지층의 단면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