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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월 이야기 세뱃돈 받는 날 15 새해 첫 전투 18 장작과의 전투 22 지옥 가는 날 25 쓰레기장 청소하는 날 28 탄불이 죽었다 31 생활총화 34 남한 드라마 들려주기 38 창고를 뒤지다가 41 개파리의 생활총화 44 평성으로 47 짐 검열 50 평성도착 53 평성 장마당 구경 가는 날 55 2월 이야기 만수대TV 59 엄마에게 전화하기 62 ‘평양-혜산’행 열차에서 만난 사람들 64 영예군인 67 바람개비 팔기 69 정월대보름 72 물 긷기 75 3월 이야기 나무 심기 81 꼼수 부리기 84 국제부녀절 88 혁명력사시험 보는 날 90 엄마 생일 92 마지막 총화 95 4월 이야기 개학 101 배경대 연습(카드섹션) 105 인민군 초모 환송모임 106 옷차림 단속을 피하는 법 109 횟가루 칠하는 날 113 5월 이야기 맥주파티 119 에나멜 칠하는 날 123 출석률 돌려막기 124 공개 재판 126 ‘림꺽정’을 못 보게 하는 이유 129 김매기 동원 131 정치군사학 시간 134 6월 이야기 어른을 위한 아동절 139 단오 명절 축구경기 142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146 드라마를 보느라 아프신 아빠 149 인민반 회의 151 토끼소조 가입 154 전쟁이 일어나면 156 7월 이야기 고사리 방학 163 아파트 붕괴 166 8월 이야기 살인사건 171 반항공훈련 174 9월 이야기 개학 181 일사금 184 농촌동원에 대한 환상 187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구구절) 189 추석 193 농촌동원 공지 197 농촌동원 준비 200 10월 이야기 농촌동원의 낭만 205 당창건 기념일 208 감자서리 211 최후의 만찬과 우등불 오락회 214 11월 이야기 겨울 219 김장 223 집단 공개재판 226 빙두 230 12월 이야기 감기 237 반 초위원장 거수투표의 웃기는 결과 241 만병통치약 243 동짓날 246 처음 맛본 빠다(버터) 249 충성의 노래모임 252 명절 준비 255 한 해를 보내며 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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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 서적이 많지만 ‘북한’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을 고르기가 참 어렵다. 더욱이 북한 주민들의 삶이 있는 그대로 녹아 있는 책은 별로 없다. 북한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통일로 가는 길을 엉뚱한 곳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으며, 통일 상대방인 북한 의도를 오인한 채 남한 중심적 인식 속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북한에 사는 일반 주민들의 삶이 어떤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 인권 실상이 열악해서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정책을 내세워도 공감하는 정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학교 생활, 친구 생활, 가족 생활, 동네 주민 생활이 담긴 『은경이 일기』를 통해 “북한이 이런 곳이구나”, “우리와는 이렇게 다르게 사는구나”를 알게 되면 좋겠다. 현재의 북한 사회를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통치자 중심의 북한 뉴스에서 벗어나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저자 서문」중에서 엄마: 저..저...떡 빚는 꼬락서니를 좀 봐라! 언 손질 하지 말고 야무지게 좀 해라. 송편을 곱게 만들어야 이담에 시집가서 고운 애를 낳는단다! 나: 그러는 엄마는... 떡을 못 생기게 빚어서 내 이렇게 못 생겼구나.. 엄마: 말 말아. 니 애기 때는 얼마나 고왔는지 아니? 너를 보는 사람마다 나중에 호텔 앞에다 가만히 세워놓기만 해두 잘 될끼라구 그랬다. 그러던 게 저게 왜 저렇게 컸는지... 내 잘못 낳은 게 아이라 니 잘못 커서 그렇다. 나: 어련하겠소... --- p.15 엄마: 일어나라. 오늘 선선데, 학교 안가니? 나: 응 간다. 근데 퇴비를 일인당 한 마대씩 가지구오라는데 어쩌니? 엄마: 퇴비 없다 그래. 먹어야 똥 싸지? 먹을 것두 안 주는데 똥이 어디 있다니? 먹을 거나 주구 똥이든, 밥이든 달라 하라 그래. 나: 엄마 좀... 그러지 말구 어떻게 좀 얻을 데 없을까? 엄마: 삼촌네 집에 가봐라. 가서 변소에 있는 것 좀 달라구 그래. --- p.18 오늘은 학교 가는 날, 아니 지옥 가는 날이다.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은 것 때문에 또 담임한테 어떤 욕을 들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그렇다고 계속 안가면 그만큼 욕을 더 먹어야 하니 차라리 욕을 좀 먹더라도 욕의 연결고리를 끊어야겠다 싶어 일찍 일어났다. 세수하고, 양치하고, 밥 먹고 나니 벌써 8시다. 나는 서둘러 진옥이네로 향했다. --- p.25 여름에도 발전소에 문제가 생기면 가끔 수도가 끊기곤 한다. 하지만 겨울에는 전기문제가 아니더라도 워낙 날씨가 추워 상수도와 하수도가 모두 얼어붙을 때가 많다. 원래는 지금보다 더 일찍 얼어붙는데 이번 겨울에는 날씨가 조금 따뜻했던 덕분에 여태 버틸 수 있었다. 또 다른 집들보다 부엌이 넓은 덕분에 800 물탱크를 가지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보통 장마철이나 겨울에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아 물이 나오는 날이면 물을 담을 수 있는 통들은 전부 동원해 물을 받아 둔다. --- p.77 혁명역사 선생님: 야 날라리! 니 한번만 더 보믄 쫓게 난다? 나: 예? 내 암 것두 아이 했는데? 혁명역사 선생님: 내 다 보구 말하는긴데 니 썩어지게? 나: 샘. 사람이 죽기 전에 절대로 먼저 아이 썩습니다. 크크크 --- p.92 날씨가 따뜻해지니 치마를 입으라고 난리다. 오늘부터는 학교 정문에 규찰대를 세워 옷차림 단속을 시작한단다. 여학생들은 치마, 남학생들은 교복에 운동화, 소년단원들은 소년단 넥타이를 매고, 청년동맹원들은 청년동맹 뱃지를 달아야 한단다. 만일 치마를 입지 않았거나 소년단원이 넥타이를 매지 않고 청년동맹원 행세를 하게 되면 하루 수업에 들여보내지 않고 청소를 시키겠단다. --- p.111 담임선생님: 오늘은 생활총화 아이 한다. 학생들: 아싸 ~~~ 신난다. 담임선생님: 아싸는 무슨, 오늘 오후에 책상 의자랑 칠판에 에나멜 칠을 할 테니까 1시까지 여자들은 에나멜 칠을 할 수 있는 솔 가져오구, 남자들은 못이랑 펜치, 망치 가지고 오나. 남자들은 고장난 책상, 의자 수리하구 여자들은 에나멜 칠 하믄 된다. 알았니? 학생들: 예 ~~~ --- p.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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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여학생의 일상이, 따듯하면서도 갑갑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이 책 『은경이 일기』는 북한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10대 여학생의 평범한 일상사를 모아놓은 것이다. 이 책은 편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북한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책이 별로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북한에서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가족생활은? 교우관계는? 그리고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북한의 독재체제가 학생들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학생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사실상 북한체제와 북한에서 사는 것이 우리에게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투성이인 것이 사실이다. 독자들은 『은경이 일기』를 읽고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고 못 얻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문제들을 가슴으로 느끼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은경이 일기』를 기획했다. 1월 이야기는 신년에 북한 가정에서 진행되는 설명절과 북한 당국이 인민들에게 부과하는 과업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월 이야기는 은경이가 친척집을 방문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3월 이야기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나무심기 행사와 국제부녀절을 맞이하는 북한인민들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그려졌다. 4월 이야기는 개학을 맞아 벌어지는 학교에서의 에피소드와 학교를 졸업하고 인민군에 입대하는 모습들이다. 5월 이야기는 노동절의 일상과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북한 주민들과 이를 처벌하는 북한 당국의 모습을 담았다. 6월 이야기는 한국드라마에 빠진 은경이 아빠와 노동절, 단오명절의 일상이다. 7월 이야기에는 북한에만 존재하는 고사리 방학의 진실이 공개된다. 8월 이야기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진행되는 학생들의 반항공훈련 장면의 에피소드들이다. 9월 이야기는 개학과 추석, 학생들의 농촌동원 과정이 재미있게 묘사됐다. 10월 이야기는 동원되었던 학생들이 농촌동원을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11월 이야기는 김장철을 맞은 북한주민들의 일상과 마약실태에 대한 이야기다. 12월 이야기는 인민반 생활, 명절 준비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