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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_ 이 어둠이 필요할지도 몰라 7
나도 아플 때가 있었어 학교가 저를 삭제했습니다 17 커피 팔던 엄마의 유일한 낙은 23 나에게선 가난의 냄새가 났다 28 화장하는 남자가 어때서요? 33 비혼이라는 공포 앞에서 38 아픔을 발견하는 슬픔 아무 말 없던 학생의 한 마디 ‘자퇴할래요’ 47 다음엔 사람 많은 곳에서 만나 53 다행히 그 학생이 게이는 아니라네요 59 가정통신문은 ( )에게 보여드리렴 65 ‘짱깨’라는 말이 듣기 불편하다면 72 RE: 콘돔이 찢어졌을 땐 78 10년 만에 사과하고 싶어요 85 너희는 소수가 아니야, 다양성이야 아버지한테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93 복수라는 환상, [더 글로리] 속 학교 폭력 99 우리는 노동하는 고등학생입니다 106 이제 그만 다닐 때가 됐다 113 불편한 [고딩엄빠]가 계속 방영되는 이유 119 휠체어 장애인 없는 저상버스 126 당신의 그늘을 읽어드립니다 첫 수업에 번지점프하기 135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기 142 사랑은 능력이란다 148 동글동글한 질문으로 읽어 줘 155 언제든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163 섬세한 진심을 보여줘 173 실패해서 머뭇거렸어요 제 수업이 그렇게 싫으셨나요? 183 성차별 해소보다 무고죄 강화부터 190 촉법소년요? 감옥에 보내야죠 197 제 생기부 고쳐야 할까요? 204 [난쏘공]과 테슬라 사이에서 211 우아하게 약자를 혐오하는 시대 229 맺으며 _ 내 다정함에는 이유가 있어 243 추천사 252 각주 출처 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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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소재로 하는 글을 쓸 때면 늘 조심스럽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니 같은 장소, 시간에 있던 누군가를 특정하기 쉬운 탓이다. 이를 막기 위해 장소와 시간을 뭉그러뜨리기도 했고, 성별과 연령을 변형하기도 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이 글 속 이야기를 한 개인의 특별한 아픔으로 치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디선가 자라고 있을 우리 모두의 아픔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글에 나와 함께 걸어온 학생들이 있음을 밝혀둔다. 부족하고 흠이 많은 선생에게 자신의 고통을 들려준 학생들이 있었다. 그 고통의 곁에 자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하다. 들어줄 수 있어서, 고개를 끄덕거려 줄 수 있어서 다행인 시간이었다. 혹여나 그 마음이 부족했다면 지금에서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부족한 글을 봐주신 많은 선생님이 계신다. 부산 구포 도서관에서 한 학기 동안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제목, 문장 하나하나마다 섬세한 조언을 해주신 김나현 수필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부산의 독립서점 크레타에서도 글쓰기 강의를 들었다. 묵직하게 가라앉은 진솔한 마음을 꺼내는 방법을 알려주신 이정임 소설가님께 감사하다. 그 누구보다 무겁고 어두운 글을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보듬어 주신 박경희 소설가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를 뚫고 해주신 묵직한 조언들이 소중하다. 그 조언들이 가슴 속 웅덩이로 깊게 고여 남았다. 배우는 일은 늘 즐겁다. 그 배움에 누군가의 다정함이 깃들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나도 그런 다정함을 베푸는 선생으로 살아가고 싶다. ---「맺으며, 내 다정함에는 이유가 있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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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작은 희망의 파편을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한 어른의 이야기. ‘그늘’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밝게 비치는 곳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부분’을 의미하기도 하고, 무더운 여름날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이 되어주는 이른바, ‘의지할 만한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 ‘그늘’에 집중하는 한 어른이 있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쳐버리는, 혹은 의식적으로 눈을 감아버리는 사회의 이면에 관심을 기울이는 어른. 교사인 작가는 학교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혐오,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선입견에 맞서 목소리를 낸다.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 정당한 이유 없이 타인을 ‘미움’이란 테두리 안에 가두지 않을 것.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길일지라도 다 같은 길임을 인정할 것.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저자는 꿋꿋하게 목소리를 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간다. 어쩌면 감추고 외면하면 마음 편할 사회의 그늘에 집중하는 그의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책 속에서 주목하는 이야기는 누군가는 반드시 관심을 두고 보듬어야 할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김형성 작가가 읽어주는 어두운 ‘그늘’이 독자에게는 ‘그래도 이 세상을 아름답게 빚어내려 노력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리는 안전한 ‘그늘’이 되어 닿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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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누군가의 고통과 투쟁의 자리에서 움트고 자랐다 .아픔과 그늘진 자리를 살피는 것은 인권의 마음이기도 하다. 인권의 마음으로 그늘을 살피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견딜 말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국어 선생님이 떠올랐다. 어느 날 선생님이 도서관 열쇠를 내게 주셨다. 선생님의 뜻밖의 선물로 나는 일요일마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읽고 생각하는 특권을 누렸다. 사실 책을 읽는 시간보다 햇살 가득한 창가에 앉아 운동장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었다. 시골 아이의 그늘을 알아보신 선생님 덕분에 눅눅한 마음을 햇살에 말렸고 읽고 쓰기의 기쁨을 배웠다.
김형성 작가는 주눅 들고 움츠린 아이의 어깨를 알아보고 반짝이고 박수받는 자리가 아니라, 그늘지고 아픈 자리에 먼저 시선을 주는 이다. 선뜻 힘내라고 말하지 못하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오래오래 생각한다. 나는 학교에 인권 과목이 생겨서 국어 영어 수학만큼 중요하게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아이들의 그늘을 살피고 읽는 일이 다름 아닌, 인권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임을. 김형성 작가의 그늘 읽기를 아니 인권 교육을 응원한다. 이제 우리가 다 함께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차례이다. - 최은숙 (『어떤 호소의 말들』 저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