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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제1부 I. 벨라 II. 막심 막시미치 페초린의 수기 서문 I. 타만 제2부 II. 공작영양 메리 III. 운명론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Michail Lermontov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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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 이 분들이 아마 서두르느라 내 권총에 실탄 넣는 것을 잊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장전을 해 주십시오. 아주 잘!”
“그럴 리 없어요!” 대위가 외쳤다. “그럴 리 없어! 난 권총 두 자루 모두 장전했소. 당신 총에서 총알이 빠져나간 건 아니오? 그건 내 탓이 아닙니다! 당신은 장전을 다시 할 권리가 없습니다. 이건 규칙에 완전히 어긋나는 겁니다. 허락할 수 없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대위에게 말했다. “만일 그렇다면, 나는 똑같은 조건으로 당신과 결투를 하겠습니다.” 그는 말을 우물거렸다. 그루시니츠키는 당황하고 음울한 모습으로 머리를 가슴에 박았다. “그들을 내버려 둬!” 그는 마침내 의사의 손에서 내 권총을 빼앗으려고 하는 대위에게 말했다. “저들 말이 옳다는 것을 너도 알잖아.” 대위는 공연히 그에게 여러 신호를 보냈다. 그루시니츠키는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사이 의사는 총에 장전을 해서 내게 건네주었다. 이것을 보고 대위는 침을 뱉고 발을 굴렀다. “너는 바보야, 친구.” 그는 말했다. “저속한 바보야! 나한테 맡겼으면, 다 내 말대로 해야지… 자업자득이야! 파리처럼 자기를 잡아라….”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뜨면서 투덜댔다. “어쨌든 이건 규칙에서 어긋나는 일이야.” “그루시니츠키.” 나는 말했다. “아직 시간은 있네. 자네의 험담을 거두게. 그럼, 모든 것을 용서하겠네. 자네는 나를 바보로 만드는 데 실패했어. 내 자존심은 충족되었어. 우리가 언젠가는 친구였다는 것을 기억하게.” 그의 얼굴이 붉어지고, 눈이 불타올랐다. “쏘게.” 그는 대답했다. “나는 나를 경멸하고, 자네를 증오하네. 만일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밤에 자네를 베어 버릴 거야. 이 땅에 자네와 내가 함께 숨 쉴 곳은 없어.” 나는 총을 쏘았다. 연기가 흩어지자, 그루시니츠키는 공터에 없었다. 다만 먼지만이 가벼운 기둥이 되어 절벽의 끝에서 일고 있었다. “코미디는 끝났소!” 나는 의사에게 말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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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대 러시아를 배경으로 결투 때문에 캅카스로 좌천되어 간 귀족 장교 페초린의 모험과 사랑을 다룬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대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캅카스는 알렉산드르 1세(재위 1801∼1825) 때 오스만튀르크·페르시아와 전쟁을 벌인 끝에 러시아로 귀속된 땅이다. 이곳에는 체르케스인, 체첸인, 오세트인, 그루지야인, 아르메니아인, 아제르바이잔인, 인구시인, 카바르다인 등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다. 이들 민족은 러시아에 복속된 이후 굴하지 않고 러시아의 지배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작가 레르몬토프는 장교로 캅카스에서 복무했는데 당시는 이 지역의 저항 운동이 정점을 달리던 시기였다. 전쟁에 휘말려 있던 캅카스 지역이었지만, 러시아인들에게 이 지역은 당대 낭만주의 사조와 맞물리면서, 영국인 바이런에게 그리스가 태고의 이상과 미를 간직한 땅으로 비쳤던 것처럼, 러시아인에게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낭만주의적인 ‘이국’으로 여겨졌다. 또 캅카스는 결투에 연루되었든지 정권에 거슬렸던 군인 출신 러시아 귀족들의 유배지·강등지로도 활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캅카스는 빼어난 자연 환경과 온천지 등으로 인해 안전한 지역은 러시아 귀족들의 휴양지이자 요양지로 각광을 받았다. ≪우리 시대의 영웅≫는 캅카스가 지니고 있는 이런 낭만주의적 코드과 사회적 배경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작품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캅카스의 자연에 대한 묘사는 이 작품에 깊은 서정성을 부여하며 ‘하늘과 땅’, ‘천상과 지상’, ‘선과 악’, ‘운명과 인간’이라는 주요 테마와 모티브들을 엮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캅카스 주둔 러시아군을 흔히 ‘캅카스인’이라고 불렀다. ≪우리 시대의 영웅≫에 나오는 이등대위 막심 막시미치는 캅카스인의 전형이다. 이들은 푸시킨의 ≪캅카스의 포로≫와 같은 낭만주의적인 서사시에 매료되어 자원해 온 군인들이다. 처음에 이들은 영웅적인 전공을 세우길 꿈꾸지만, 막상 전선에 나가서는 전투도 드물고 적을 만나기도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실망한 채 캅카스의 무더위와 추위를 견디면서 5∼6년의 천편일률적인 세월을 겪어 낸다고 한다. 그사이 이들은 가슴에 주렁주렁 훈장을 달게 된다. 하지만 승진도 잘 안되고 성격은 점점 음울해지고 과묵해지면서 더 이상 진군도 자청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그들은 본격적인 캅카스 사람이 되어 가기 시작한다. 현지 민족들과 친구가 되면서 캅카스 복무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마흔 정도가 되면 고향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어지고, 결국 이들은 일부러 부상을 당해 퇴역한 뒤 귀향하거나, 전쟁에서 죽거나, 운이 좋아 결혼을 해서 아내의 보살핌 가운데 요새에서 죽는다고 한다. 러시아 출신이지만 캅카스에서 오래 머물다 보니 러시아적 요소와 귀족적 면모를 잃은, 레르몬토프의 말에 따르자면, ‘반은 러시아인이고, 반은 아시아인이 된’ 독특한 계층의 일원이다. 레르몬토프는 이렇듯 당대의 캅카스 사정을 생생히 그려 냈다는 점에서 칭송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