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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첫 번째 서랍, 태도 달리기 양사나이 시나몬 잉크 자료실 커미트먼트 크림 드 크림 Creme de la Creme 아쿠타가와상 라디오 여행 비현실적인 몽상가 드라이브 마이 카 두 번째 서랍, 영감 스파게티 맥주 Pit Inn 프란츠 카프카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고양이 제3의 신인 도서관 커피 비틀스 The Beatles 세 번째 서랍, 비밀 아버지 선구 죽음 중국행 슬로보트 도넛 매직 리얼리즘 그림자 벽 러브 스토리 그리스 네 번째 서랍, 탐험 일인칭 소설 서랍 키노쿠니야 영매 스콧 피츠제럴드 메타포 교토 가와카미 미에코 더 뉴요커 The New Yorker 우물 키워드 분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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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가 없는 원이 있다는 믿음, 그것은 즉 나 자신이 그것을 찾아내고 결국 중심을 찾고 그 둘레를 그릴 수 있게 된다는 믿음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또 하나 하루키가 말하는 의미는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얻는 것 보다,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하루키는 항상 이 명제를 가슴 속에 두고 살아왔고, 그것을 염두에 둔 채 이야기를 써왔다. --- 「크림 드 크림 Creme de la Creme」 중에서 선언적인 그럴싸한 말로 메시지를 발표하고, 사람들을 격려하는 시늉만 하는 것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음악은 그런 논리를 초월하여 존재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이 바탕이 되는 것으로, 그 힘은 마치 공명하듯 우리에게 울림을 전달한다. 하루키는 소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어도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논리적인 말보다는 이야기라는 것이 지니는 원초적인 힘이 시간이 조금은 걸릴지 몰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되어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음악과 소설은 원칙적으로 같은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는 하루키에게서 유연한 사고와 공감의 힘을 배운다. --- 「라디오」 중에서 ‘작가라는 직업은 외로움을 견디며 글을 써야 하고, 작가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외부로부터 견고하게 지킴으로서 계속될 수 있었다’라고도 이야기하였다. 어떠한 외부 영향에도 굴하지 않고 작가 내부의 목소리를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그의 작가로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 「스파게티」 중에서 긴 문장은 오래 두고 읽어야 한다. 처음 읽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다시 읽고 잠시 내려두었다가 곱씹으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자극적으로 선동하지 않는 긴 문장. 독자로 하여금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받아들이게 만드는 선한 문장의 힘을 믿고 있다. --- 「비현실적인 몽상가」 중에서 하루키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특정 집단, 정치 세력, 이론과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고, 독자 각자의 이야기를 발신하고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는 것이다.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편승하지 않는 개개인의 진짜 이야기, 살아 있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하루키의 이야기 속에 계속해서 등장하게 될 보통의 인물들을 기대한다. 꼭 선구자가 될 필요는 없이 묵묵히 제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주인공이자 리더가 되는 세상을 꿈꾸는 하루키의 작업을 계속 응원하는 이유다 --- 「선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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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작품과 230여 편의 인터뷰,
30여 편의 논문에서 찾아보는 40개의 키워드 이 책은 2003년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하루키라는 세계에 흠뻑 빠져버린 젊은 하루키스트가 하루키가 발표한 모든 작품을 탐독하고,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하루키의 인터뷰 230여 편, 논문 30여 편을 읽고 정리하여 40개의 핵심 키워드로 추려낸 그만의 ‘무라카미 라이브러리’이다. 작가는 ‘파인딩 하루키’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그간 진행된 인터뷰와 논문을 번역하고 감상을 더하여 아카이빙 작업을 해왔고, 2024년 하루키 등단 45주년을 맞이하여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여 출간하였다. [일상], [음식], [작가], [작품], [작품 해석]까지 다섯 가지 카테고리에 하루키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달리기’, ‘맥주’, ‘커피’, ‘고양이’, ‘그리스’부터 하루키를 알고 있다면 더욱 흥미로울 ‘Pit Inn’, ‘아버지’, ‘아쿠타가와상’, ‘영매’, ‘일인칭 소설’ 등 다양한 레벨의 40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여 평소에 하루키의 작품에 관심 있었던 입문자부터 그의 작품을 깊게 탐독하여 하루키에 대해서 더 많이 나누고 싶은 팬심 가득한 하루키스트까지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각 이야기에는 하루키 독자들이라면 낯설지 않은, 하루키의 절친한 일러스트 작가인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업을 오마주한 기분 좋은 일러스트가 함께하여 이해를 돕는다. 하루키가 전하는 ‘진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루키스트의 무라카미 라이브러리에서 찾아보세요. 하루키는 소설을 쓰는 작업이 곧 꿈을 꾸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학창 시절 읽었던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꿈을 꾸었듯이,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 꿈을 꿀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작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특정 집단, 정치 세력, 이론과 종교의 벽을 넘어 세상의 이야기들을 성실하게 독자들과 공유해왔다. 하루키는 이러한 과정에서 소설 속 주인공과 독자는 물론 작가 자신까지 치유하는 ‘진짜 이야기’를 발표하는 작업을 45년간 이어왔고, 전 세계의 많은 독자가 벽을 허물고 공감과 연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것이 하루키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이고, 묵묵히 제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주인공이자 리더가 되는 세상을 꿈꾸는 하루키의 작업을 계속 응원하는 이유다. 70세를 넘긴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처럼, 작가 또한 그가 지금까지 발견하고 저장해둔 자신만의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를 마련하여 하루키의 진짜 이야기들을 전하는 또 한 명의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루키가 낯선 독자들에게는 조금이라도 하루키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미 그에게 매료된 하루키스트라면 깊은 공감이 가득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