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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꿈
올리바눔 장미의 계절 빌키스 샤론의 장미 1 세상은 리스크라는 이름의 바다 모험을 떠나는 사람들 다윗과 솔로몬 아비삭 샤론의 장미 2 시바의 여왕 1 에스프레소 아도니아의 모험 경성의 백화점 샤론의 장미 3 샤론의 장미 4 회복 시바의 여왕 2 킹핀(king pin) 샤론의 장미 5 리스크를 덮는 방 애피타이트 외눈박이 거인 아도니아의 최후 감포바다 시바의 여왕 3 샤론의 장미 6 언덕 위의 집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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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꿈이었다. 잠시 멍한 느낌이 들었다. 눈가가 촉촉하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꿈속에서 처음에는 곰이 되었다. 힘든 경쟁에서 부딪치며,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양보하면 바로 굶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앞으로 물속이 보이고 다른 연어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자신은 또 연어가 되어 있었다. 연어의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흘러가는 물결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 밀려드는 압력을 온몸의 근육과 살과 뼈의 힘으로 넘어가야 한다.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뇌에 각인된 고향의 냄새를 따라 한 어깨라도 더 나아갈 뿐이다. --- p.11 샤론의 장미는 우리에게 낯설지만, 무궁화는 그렇지 않다.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샤론의 장미’라는 이름을 붙인 투자자는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쓴 것일까? 아니면 ‘무궁화’가 한국의 국화라는 것을 알고 제목을 부여한 것일까?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아무도 ‘샤론의 장미’를 보고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샤론의 장미’는 그저 ‘프로젝트 가나다’, ‘프로젝트 ABC’와 다를 바 없는 부호에 불과할 뿐이다. 과도하게 예민한 자의 호들갑일지도 모른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내일 출근시간을 맞추려면 빨리 잠을 청해야 한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끄고 책상을 정리하는 둥 마는 둥 대충 내버려두고 불을 껐다. --- p.89 비가격부문 평가점수는 자문보고서의 내용, 인수의 대상이 되는 태양광발전소의 위험분석과 평가, 보험의 효율적 관리방안, 투입인력의 경력과 자질, 프로젝트 투입시간, 회사의 재무적 안정성과 관련프로젝트 수행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지시하여야 한다. 엠앤에이보험에 대해서는 보험요율을 보험사에 요청해서 요율을 구해야 한다. 엠앤에이보험을 위해서는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바이어(buyer)와 셀러(seller)의 구체적인 회사정보와 인수합병조건을 상세히 기재한 엠앤에이 계약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인수합병 계약서의 상세부분은 확보하기 어렵고, 인수합병 금액과 개략적인 조건 정도만이 확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정식요율이라기보다 일단은 가견적 정도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가견적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지운의 팀이 확보한 요율이 다른 경쟁자보다 높다면, 전체적인 평가 점수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p.136 “박대리, 이 회사는 전에도 화재사고가 한 번 나지 않았나?” “네, 보니까 10년 전에도 화재가 난 적이 있더라구요. 그때 사고 난 다음 다시 복구를 했는데 다시 사고가 났네요.” “보상에는 문제가 없겠지?” “네, 패키지보험으로 가입하고 있어서 일단 사고보고서나 손해사정보고서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면책이 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상이 될 것 같습니다.” 뉴스나 댓글을 보는 중에 이렇게 사고가 자주 나는 회사가 왜 안 망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보였다. 사실 일반 사람이 보기에 이런 화재사고가 한 번 일어나면, 말 그대로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나고 한 집안이나 기업은 망해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의 화재가 한 기업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 p.167 “재보험회사나 언더라이터(underwriter)들도 개별적으로 애피타이트가 있더군. 그걸 자기들은 리스크애피타이트라고 해.” “네, 재보험사들이 사무실 방문했을 때 자기들이 선호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리스크애피타이트를 정리해서 주더군요.” “그렇지, 그러니까 자기들에게 그런 류의 어카운트(account)를 가져오면 아주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한다고 하지. 참, 정대리, 커피를 처음 시작한 곳이 어딘지 들어 본 적 있나?” “커피를 맨 처음 마시기 시작한 곳은 에티오피아라고 한 번 들어 본 것 같은데,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 “야, 정대리도 많이 알고 있네.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야.” “하하 뭘요. 정말 잘 모릅니다.” --- p.217 미팅을 마치고 나오니 12시가 다 되었다. 담당자와 별도로 점심 약속을 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인사를 하고 바로 내려왔다. “건호 씨, 고생했어요.” “아닙니다. 이사님 덕분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니, 가까운 곳에 가서 점심식사하고 올라가지.” “네, 좋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로 나가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가능하면 시내나 근처에서 식당이 있으면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식당을 검색해 보니 감포 쪽에 식당들이 많았다. “여기에서 제일 가까운 데가 감포네. 그쪽으로 가볼까?” “네. 제가 감포 맛집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 p.260 솔로몬왕은 많은 왕비와 첩을 거느리고 있다고는 해도, 여자에 미친 자가 아니었다. 만일 여자만을 탐하는 자였다면, 그의 재위기간 동안 벌써 그것으로 인하여 상당한 추문이 나왔을 것이다. 여자로 인한 추문보다, 오히려 그의 통혼 정책으로 인하여 제사장이나 종교적인 측면에서 불만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그의 결혼 정책은 정략적인 것으로서 이집트 파라오의 딸과 주변 왕국이나 부족장의 딸과 결혼을 하고 있었다. 그 말은 그가 여자의 얼굴이나 육체적인 매력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이다. 그가 이복형인 아도니아를 다윗왕의 시녀였던 아비삭을 탐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하고, 아도니아를 따르던 요압장군과 같은 세력을 일거에 처치한 것은 그가 잔인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빌키스의 생각에 솔로몬은 아도니아가 가진 속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 p.270 그중에 한 분의 질문이 머리를 때렸다. 이거 누구를 대상으로 쓰신 건가요?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이걸 누가 읽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펴본 내용들은 엄밀히 따지자면 금융기관, 기업의 리스크 담당자, 기업에 대한 리스크 컨설턴트나 보험전문가들을 위한 리스크 및 보험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 굳이 이런 책을 사서 볼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중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단순하게 리스크가 어떻고 보험상품이 뭐니 하면서 해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와 연관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리스크와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 넣으면 어떨까? --- p.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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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나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상하는 행위일 뿐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만큼 보인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를 그리다가 사막으로 가버린 낙타, 그리고 길의 끝에서 만난 꽃 이야기 윤정환의『샤론의 장미』는 과거와 현재의 두 가지 시간대를 기둥 삼아 이야기의 뼈대를 세웠다. 하나는 보험중개사로서 현실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고객을 상대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와 기원전 10세기경,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이어주는 가나안 또는 레반트라고 일컫는 지역, 즉 지금의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와 아라비아 반도를 무대로 한 향료무역이라는 두 가지 소재의 이야기가 제각기 흘러간다. 이 둘의 이야기는 시간적으로 인과성을 가지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둘은 『샤론의 장미』라는 공통된 시그널을 통해서 겨우 연결될 뿐이다. 현재에 있는 주인공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과거를 추적한다. 하지만 과거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현재 앞에서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 그들의 과거는 주인공이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만, 서로가 직접 만날 수는 없다. 이러한 구조는 전통적인 소설의 작법을 따른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건의 클라이막스는 처음이었을 수도 있고, 중간에 아도니아가 추적자의 칼에 숨을 거두는 순간일 수도 있다. 사건들은 잠깐 드러나다가 다시 수면 아래로 봉합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시바의 여왕이 길을 떠나는 것은 다시 이야기가 시작됨을 뜻한다. 어떻게 보면 아무 일 없는 듯이 밋밋하지만 어떻게 보면, 긴장과 불안함이 끊임없이 따라붙는다. 과거와 현재의 점들은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고 깜빡이는 새벽의 등대처럼 겨우겨우 연결되어 간다.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이는 수천 년 전의 사건과 현대를 살고 있는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는 전혀 다른 상황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다른 시간 선은 그저 미래로 가는지 과거로 가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의식이 흐르는 대로 제멋대로 이야기가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인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과거 사람들의 삶이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반대로,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에는 지금 현재의 모습이 무엇으로 비추어질까? 그것은 또 다른 상상과 판타지의 세계일 것이다. 그저 별개의 이벤트로서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일 두 개의 판타지를 연결하는 것은 운명과 이에 대한 순응 또는 반항, 현실과 욕망 또는 불확실한 리스크와 이를 무릅쓰는 모험과 같은 단어들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인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게 보면 시간은 흐르는 것 같지만, 사실 수많은 입자의 네트워크에서 출렁이며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파도의 깜빡임과 같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라는 양자역학적 사고체계와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다윗은 신의 축복을 받고, 기름부음을 받았으면서도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한 가정을 파멸시키는 존재가 되었다. 아비삭은 스스로 택한 것 없이 어른들의 드잡이에 휩쓸려 가지만, 어떻게 해서든 파도를 견뎌내며 살아가려 한다. 삶을 추구하는 것은 아도니아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자신을 부정했을 때,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고, 목숨을 건 도박이 될지라도 몸부림치면서 모험을 시도한다. 긍정이면서 부정이고, 부정이면서도 긍정해야 한다. 어떤 모험은 성공할 수도 있고, 반대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이면서 타인이고 타인이면서 또한 자신이다. 소설의 시작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연어의 꿈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과거와 미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파도를 타고 가거나 혹은 거슬러 갈 뿐이다. 그리고 어쩌다가 불현듯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그 시그널을 한번쯤 들어보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우리는 그것이 시공간의 어느 경계에서 발송되는지를 알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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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작가의 ‘샤론의 장미'는 그 상상력에 감탄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아무것도 아닌 한두 줄의 문장으로부터, 수천 년의 시공간을 거슬러 현재에 되살려내는 그 상상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역사책에 한두 문장의 나열로 사라질 순간들이 어느새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정치와 국제간 무역, 일상의 비즈니스가 날줄과 씨줄로 엮인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여러 업종의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현실의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최동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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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사적 정확성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감정적 깊이와 공감대가 독자를 진정으로 사로잡는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고대인들의 고난이나 현대의 인물들의 도전에 대해 깨달음과 깊은 감동을 주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과 같다는 느낌입니다. 강력한 이미지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은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즐거움을 불러일으켜 줄 것입니다. - 이동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생각의 지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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