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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꿈틀꿈틀
자라섬이 깨어나던 날 임상이 부른 시작 주사위는 던져졌다 판을 깔다 테마가 없는 테마 축제의 꽃, 자라지기 상생 불분명한 커뮤니케이션 2장 찌글찌글 형극의 길로 접어들다 7년간 신용불량자로 살았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격세지감 안 하고 못 하고 산다 부적응자였다 주먹구구도 시스템이다 백스테이저 3장 와글와글 국제적인 네트워크 창작발전소 인생이 내게 레몬을 줄 때 Peter, Paul & JJ 내가 적임자였다 잣 피자, 잣 볶음국수, 잣 새우튀김 재즈 막걸리 뱅쇼 재즈 벽화 4장 뚜벅뚜벅 공연 기획자 공무원은 외계인 전국~노래자랑 사라지지 않을 음악, 재즈 아티스트 호밀과 잔디 전국 수석을 놓치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들 굽고 두드리고 즐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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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만 명이 몰리며,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선 국민축제의 장, 그곳에 인재진이 있다 30대 초반, 인재진 감독은 대학로에서 소극장을 운영했다. 대학 시절, 밴드부 활동을 하며 자신이 음악적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재즈 아티스트들을 무대에 올렸다. 그런데 그가 올리는 공연은 매번 참패를 기록했다. 공연의 퀄리티가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당시 언론을 비롯한 매체에서는 인재진 감독이 가진 공연 기획자로서의 ‘안목’을 높이 샀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기획으로 인해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것이다. 연간 20만 명의 관객이 몰리며 전 세계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가를 원하는 축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지난해로 10회를 맞은 자라섬 축제가 성공하기까지는 인재진 감독의 악전고투가 있었다. 야외에서 큰 공연을 올릴 때면 늘 따라다녔던 폭우는 그의 공연을 비할 데 없이 초라하게 만들었다. 혹자들은 그의 축제를 두고 ‘비를 먹고 자란’, ‘비와 함께 큰’ 공연이라 칭하기도 했다. 인재진 감독의 인생에서 감당해야 했던 좌절과 고통을 인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지금 찌글찌글한 삶을 살고 있는 청춘들을 위로한다. 이보다 더 찌글찌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소극장을 할 당시, 인재진 감독의 통장 잔고는 몇 천 원이었다. 단돈 1만 원이 없어서 어머니께 드릴 생신 케이크를 사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다. 그리고 수도와 전기, 가스가 끊긴 집에서 3개월 동안 살아야 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 그가 방 안 벽에 써 놓았던 글은 힘들었던 그의 삶을 대변한다. “부채는 성자의 영혼도 좀먹는다.” 그러나 인재진 감독은 주눅 들지 않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산다.”가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긍정적인 성격을 꼽기도 했다. 케이크 하나 살 돈도 없었다. 통장에는 단 돈 1만 원이 없어 출금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2천 원, 3천 원이 전부였던 통장 잔고를 피 같은 수수료 500원을 떼이며 한 계좌로 모았다. 1천 원도 없는 통장도 있었고, 무려 3천 원이 넘게 있는 통장도 있었다. 어렵게 모은 1만 원이었지만 어머니께 케이크를 사다 드릴 수 있다는 마음에 조금은 뿌듯했다. 돈을 출금해 빵집으로 향했다. 진열된 케이크 중에서도 아주 작은 것 하나와 몇 백 원짜리 손바닥 반만 한 축하카드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생신 파티가 열리고 있는 형의 집 앞에 쭈그려 앉아 어머니에게 드릴 축하카드를 썼다. “어머니, 이 케이크는 작지만 제 마음은 누구보다 크게 어머니 생신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그때 나는 정말 눈물이 많이 났다. - 본문 중에서 인재진 감독은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에게 1년 넘게 월급을 주지 못한 때도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마도 그가 돈을 좇지 않고, 꿈을 좇는 기획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 있다. 바로 형극의 시간이다. 임상, 즉 경험이 많은 기획자에게는 ‘큰일’이란 없다고 말하는 인재진 감독은 꿈을 좇는 일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금은 꾹 참고 버티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가 그간 참아 낸 고통의 시간들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보여 준다. 이제 인재진 감독은 공연계에서 ‘인재진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기획자로 통한다. 지난 10년간 그가 올린 페스티벌은 한국 재즈음악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에서 그를 대신할 재즈 공연 기획자는 전무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어쩌면 인재진 감독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스스로 찾아내 삶으로 연주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총감독이다. 삶은 최고의 라이브이기에 흥미진진한 것이다.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과 만족도 따라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그동안 말로 할 수 없었던 인재진 감독의 고통이 드러나 있다. 사기꾼 취급을 받았던 기획자의 이면, 7년간 신용불량자로 살아야 했던 시절 등 웃지 못할 이야기들과 공연 기획을 하면서 만난 해외 페스티벌 디렉터들과의 우정 등이 펼쳐진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재즈 아티스트인 아내 나윤선 씨와 결혼한 일이라 말한다. 아무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을 때, 아내는 누구보다 든든한 우군이 되어 주었다고. 아직 젊은, 다소 찌글찌글한 청춘에게 인재진 감독은 고한다. “찌글찌글해도 괜찮아. 우리는 고통의 시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마치 자신의 몸을 한껏 움츠렸다 펴며 앞으로 나아가는 애벌레처럼, 우리는 아직 충분히 찌글찌글해도 괜찮은 것 같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더 큰 도약으로 이끄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