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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Ya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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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이 퍼질 무렵, 오래된 골목을 천천히 걷는다. 이끼 낀 벽을 쓰다듬으며, 페인트가 벗겨진 철제 대문과 틈이 벌어진 돌계단을 지나다 보면 길은 갈라지고 또다시 합쳐진다. 좁고 복잡한 길에서 문득 발이 멎는다. 어느 방향으로 갈까?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어렵다. 일상의 복잡함이 같이 얽히면 이곳은 갑자기 ‘미궁’ 같다. 삶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힘겹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과 매번 마주한다. 미궁을 벗어나는 방법, 신화 속 ‘아리아드네(Ariadne)의 실’을 떠올려 본다. 내가 붙잡고 찾아갈 실타래를 찾아야 한다.
이 실타래들은 복잡한 삶의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삶을 가꾸어 왔던 이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한 올 한 올 새겨져 있는 것이다. 그 흔적들을 쫓다 보면 어느새 선택의 갈림길에서 출구를 찾던 마음도 사라진다. 길은 이어지고, 끝없이 도돌이표를 이루는 일상의 골치 아픈 일들이 담담하게 받아들여진다. 미궁은 길이 되고, 단순하고 차분한 고요가 찾아온다. ---「작가노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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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사곤 사진선집」 네 번째 책이다. 사진가 강양미의 사진은 골목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골목을 누비며 이 시대의 단절과 불통의 문화를 끊어낼 열쇠를 찾는다. 구도자나 순례자 같은 마음으로 삶의 흔적들을 뒤적인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꿈꾸는 작가는 골목길의 좁은 공간을 이어가는 연결점들을 주목하고 헝클어져 이어져 가는 선들에 집중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피사체는 인간의 삶 그 자체이며 과거로부터 흘러오는 시간여행이다. 작가의 사진은 작가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며 연민을 증거한다. 사진은 주장이며 동시에 해석이다. 사진 속의 골목길 풍경은 정직한 거리를 유지하며 단단하게 마주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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