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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제1부 땅은 절대로 사람을 속이지 않아 사는 게 재미없어, 왜? 너는 참 괜찮은 여자야 여자라서 좋다 꿈은 이루어진다 할머니, 나 괜찮지? 15년 동안 준비한 시골행 귀농을 생각하신다고요? 제2부 농사꾼 풀각시의 느리게 살기 600살 된 은행나무 목신제 느리게 사는 것도 괜찮아요 바비를 사랑하는 시골 할머니 내 양말 예쁘기도 해라 바람과 흙이 가르쳐 주네 내 고향은 충청도예유 컴퓨터와 보너스 제3부 200% 감동쟁이들 할미와 사랑에 빠지다 봄은 소리로 온다 나는 아직도 사랑을 꿈꾼다 자연의 시간을 기억해야 광대나물 호강하네 식물도 생각한다 즐겁게 하니 즐거워지네 제4부 물자는 덜 쓰고 마음은 많이 쓰고 엄마, 쑥버무리 해 먹자 아낌없었던 매화나무를 떠나보내며 친구야, 술 익었다 호박과 사랑에 빠진 날 농사는 상품이 아니라 식품을 만드는 것이여 메주가 너무 예뻐 간장 종지에 담긴 체취 내 손으로 집 져 볼티유 바느질을 다시 시작하다 제5부 무봉리 마을학교 시인들 엄마한테 이러지 마세요 함께 걷는 부부 무봉리 마을학교 말하기 수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 부록 :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풀각시 자연밥상 -상큼한 겨자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숙주 무침 -들기름 살짝 친 양파 소스 산나물 샐러드 -기침감기 뚝 멎게 하는 달달한 배숙 -진짜 봄 냄새 가득한 봄동 겉절이 -레몬즙을 더한 새콤달콤 사과잼 -없던 입맛 확 돌아오는 짭쪼르름 장떡 부침 -우리 엄마 좋아하는 폭신폭신 토란 요리 -밥 한 공기 후딱 비우는 고소한 훗잎나물(화살나무순) 무침 맺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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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나는 한 가지 믿음을 갖게 됐다. ‘꿈은 꼭 이룰 수 있다!’는 믿음.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꿈을 설계하지만 실제로 자기 설계도대로 인생을 완성해 나가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사느라 바빠 내게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접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꼭 이루겠다는 갈망을 품고 그 꿈을 놓지 않고 산다면, 시기가 문제이지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 1부 〈땅은 절대로 사람을 속이지 않아〉 중에서, 26쪽
더 욕심내지 말고, 있는 것 하나하나 버리면서 살자. 죄를 덜 짓고 사는 방법, 그건 땅과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저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어 내어 묘책을 짜고(쉽게 말해 머리 굴리는 거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짓말도 해야 하고, 가슴에 불이 날 정도로 미워도 하고, 의무감으로 마음에 없는 웃음도 지어 줘야 하고…. 이런 복잡함 훌훌 털어 내고 그냥 심플하게 살고 싶었다. 이리하여 나의 시골살이 준비는 15년 동안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 1부 〈땅은 절대로 사람을 속이지 않아〉 중에서, 32~33쪽 굳이 은행나무가 특별한 복을 내려 주지 않으면 어떠리. 여름이면 동네 가운데 큰 그늘 만들어 고된 삶의 땀을 식혀 주니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은행나무는 허점 많은 인간들이 그 모자람을 채워 달라고 비는 수많은 염원을 600년 동안 묵묵히 받아 주고 있는 우리 동네 최고 보물이다. - 2부 〈농사꾼 풀각시의 느리게 살기〉 중에서, 50쪽 당초 시골살이를 계획할 때만 해도, 시골에서 그동안 제대로 못 배운 것들을 배우게 되고, 도시보다 더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만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말하자면 특별 보너스를 탄 셈이다. 게다가 시골살이의 특별 보너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즐거움이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매일매일 행복한 날들이. - 2부 〈농사꾼 풀각시의 느리게 살기〉 중에서, 80쪽 사랑. 좋은 말이지. 나이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게 하는 사랑…. 끝없는 눈밭 저 멀리 마차타고 떠나는 라라 뒤에서 영원한 이별을 예감하며 ‘안녕 내 사랑…’ 하던 닥터 지바고를 생각하면 나는 지금도 그 감정이 그대로 내 가슴에 들어와 주룩주룩 눈물이 흐른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가슴 설레는 사랑이라는 말. 젊어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랑이 이 나이에 올 리 없건만 나는 아직도 사랑을 꿈꾸고 있다. - 3부 〈200% 감동쟁이들〉 중에서, 94~95쪽 시골 살아 좋은 것은 먹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작은 소쿠리 하나만 있으면 된다. 봄에는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 등. 먹을 수 있는 풀이 얼마든지 있으니 끼니때마다 나가 한 소쿠리 뜯어 무쳐 놓으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여름에는 상추, 오이, 고추 따다가 고추장 푹 찍어 먹고, 감자 나올 때는 감자 캐서 졸여 먹고 삶아 먹고. 서울 손님들 내려와도 뭐 맛난 대접할까 고민할 필요 없이 푸성귀 한 소쿠리에 고추장 한 종지 내놓으면 맛있다는 곳 다 찾아다니는 미식가들도 ‘최고다’ 하면서 밥 한 그릇 더 달라고 한다. - 4부 〈물자는 덜 쓰고 마음은 많이 쓰고〉 중에서, 128~129쪽 잘못하고 산 것만 생각나네 / 지금 같이 살면 얼마나 더 잘해줄까 / 고달플 때 힘들 때면 더욱 생각나지 / 같이 있었으면 이렇듯 힘들지 않을 텐데. / 지금 살아 있다면 잘할 껴 / 워쪄, 보고 싶어도 소용없는 것을. / 정 각각 숭 각각 / 부부란 그런 거여 (대나무 지음) - 5부 〈무봉리 마을학교 시인들〉 중에서, 173쪽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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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큼 행복할 줄 알았는데
살아 보니 200만큼 행복해진 진짜 농사꾼 풀각시 요즘 ‘행복’ 열풍이 무섭다. 다들 입만 열면 행복을 달고 사는데 정작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정말로 그런 것이 있기는 한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새 사람들은 진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다른 이들의 말에 휘둘려 그저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들고는 한다. 그런데 수십 년 넘게 번듯하게 사회생활을 한 저자 박효신은 달랐다. 다들 은퇴하고 나서 치킨집이며 부동산, 연금 등으로 먹고살자 생각할 때, 저자는 흙과 함께 부대끼며 사는 시골살이를 마음먹었다. 그는 15년 동안이나 귀농을 착실하게 준비했고, 시골로 내려와서 한동안 자연에 적응하는 ‘반 농사꾼 풀각시’로서 진심어린 땀을 흘리다가 드디어 자타공인 ‘진짜 농사꾼’이 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 사골 국물처럼 오랫동안 뭉근하게 인생 제2막을 준비한 저자는 이제 ‘100만큼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 두 배는 더 행복한’ 근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고? 흙냄새 가득한 풀각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선택하고 꿋꿋이 밀고 나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식물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가 직접 선택한 삶을 사는 풀각시는 자연에 정을 듬뿍 붙인 지 오래다. 사람들 보기에 예쁘고 편한 것뿐만이 아니라 잔디밭 한가운데에 피어나는 성가신 잡초마저도 풀각시에게는 신기한 관찰 대상이다. 뇌도 없는 잡초가 얼마나 똑똑한지 도시 사람들은 알까 모르겠다. 잡초는 잔디와 똑같이 보이도록 위장술을 펼쳐 매서운 사람 눈을 피해 무사히 살아남는다. 어떤 경우에는 잔디 깎기 기계에 잘려 나가지 않도록 땅바닥에 납작 엎드리기도 한단다. 세상에나, 알려 주는 이 하나 없어도 풀은 벌써 잔디 깎는 기계를 알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식물들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라면 만물의 영장이라 우쭐거리는 인간만큼이나 영악하고 약삭빠르게 행동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풀각시는 우리는 다 같이 신비한 생명의 세계에서 숨 쉬고 살진대 인간이니 짐승이니 식물이니 편 가르고 하찮게 여기는 것이 얼마나 오만하고 편협한지 깨닫는다. 모든 존재는 나름대로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노력한 만큼 되돌려 주는 정직한 흙, 어머니처럼 만물을 낳고 보듬는 자연, 동·식물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에 들어 있는 숭고한 생명까지. 시골 사는 풀각시는 오늘도 그 모든 것에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바친다. 내 마음 넉넉하면 벗의 마음도 넉넉해지네 시골살이 재미있게 하려면 정직하게 땀 흘리기를 좋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도 좋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고독하게 살고 싶어 시골로 내려온다고 하지만 오히려 남과 더불어 살 줄 모르면 어쩔 수 없는 고독에 지쳐 금방 시골을 떠난다고 하니, 남을 즐겁게 하는 데 시간을 쏟을수록 그리고 남에게 받은 기쁨을 헤아릴수록 시골에서의 삶은 행복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더운 날 우편물을 배달하러 온 우체국 직원에게 예쁜 꽃을 넣어 얼린 꽃얼음 물 건네기, 이름 모를 분에게 꽃씨 받기, 자기 밭에서 푸성귀 따 먹으라고 알려 주는 이웃 주민들의 친절 등등, 소박하지만 사람 냄새 가득한 나눔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격언을 그대로 보여 준다. 그것뿐이랴. 매화나무 한 그루에서 매화꽃이며 상큼한 매실, 시원한 나무그늘, 먼 데서 찾아온 친구들을 기쁘게 해 준 매실주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받았는지 떠올리고 나면 고맙다 못해 괜스레 미안해질 정도다. 가진 것이 없어도 미소 한 번으로 남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로인해 나도 같이 웃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넉넉한 시골 인심이고 행복의 근원이다. 지금 행복하지 못해 마냥 울상 짓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풀각시처럼 자연을 다 가진 넉넉한 마음 부자가 되어 환하게 웃어 보자. 행복이 넝쿨째 들어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