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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Step 1 시간당 최고소득자는 누구인가? 최상위 셀러브리티들의 시간당 소득 │ 미국의 억만장자 CEO들 │ 상위 1% 변호사들의 수입 │ 진짜 부자는 연봉을 숨긴다 │ 한 시간에 백만 달러를 버는 사람들 │ 헤지펀드 매니저는 무슨 일을 하는가? │ 얼마나 많아야 ‘너무’ 많은 것인가? Step 2 벌지 말고 뺏어라 무조건 크게 베팅하여 승리하라 │ 헤지펀드의 수익은 마땅한 가치 창출의 대가다? │ 반박 1: 헤지펀드는 혁신을 이끌지 않는다 │ 반박 2: 헤지펀드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는다 1 │ 반박 3: 헤지펀드는 시장을 효율적으로도, 올바르게도 이끌지 않는다 │ 반박 4: 헤지펀드는 금융 리스크를 흡수하거나 줄여주지 않는다 Step 3 지갑을 두둑하게 하려면 국고까지 털어라 헤지펀드, 유럽을 먹어치우다 │ 탈규제와 백만 달러 파티 Step 4 남의 돈으로 굴려라 경제성장의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 시급 백만 달러의 비밀 │ 그림자 금융으로 판돈을 마련하라 │ 국가도 인질로 삼는 금융 파워 Step 5 저위험 고수익 상품이라고 유혹하라 주택 거품 붕괴에 영웅은 없었다 │ 미국을 훔친 사기극 │ 판타지 금융의 기본 법칙 1: 주택 거품을 만들고 터뜨리는 법 │ 벌거벗은 보험상품의 정체 │ 악마와의 거래 Step 6 큰돈을 만들려면 큰 판을 벌여라 판타지 금융의 기본 법칙 2: 시장을 감쪽같이 속이는 법 │ 사상 최악의 거래 Step 7 돈을 벌 수 없는 진실은 묻어라 어느 월가 중독자의 고백 │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돈이다 │ 헤지펀드는 어떻게 시장을 속였는가? │ 살아남으려면 썩은 사과라도 팔아라 │ 이길 수 있다면 양심은 필요 없다 Step 8 내부 정보를 흘릴 사람을 물색하라 금융 비리의 온상, 내부자거래 │ 정보 불평등과 슈퍼리치 │ 그들이 즐기는 비대칭 게임 │ 루머의 진짜 목적은 ‘파괴’다 │ 비밀 정보와 부당 이익 │ 당신의 정보원은 누구인가? Step 9 무엇이 이길지를 알고서 베팅하라 가지고 있기에 2초도 길다 │ 고빈도거래, 확실한 승리의 비결 │ 그들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법 │ 복잡성이 재앙을 만들어낸다 Step 10 특별 세금 감액으로 덤까지 챙겨라 금융 엘리트는 내는 세금도 다르다 │ 세금 구멍의 수혜를 받는 사람들 │ 미국의 조세 불평등 │ 세금 구멍보다 더 무서운 돈의 논리 Step 11 투기를 억제하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우겨라 금융 효율성, 투기를 양산하다 │ 금융거래세의 역습 │ 로빈 후드는 부활할 수 있을까? Step 12 똑똑한 반대 의견이 나오면 초점을 돌려라 당신을 범죄자로 몰면 무조건 협박하라 │ 국론의 초점을 월가에서 정부 부채로 돌려라 │ 월가를 점령하지 못하게 하라 │ 진보 진영의 ‘사일로’ 의식을 부추겨라 │ 금융 기억상실증을 조장하라 결론 주 참고 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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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 하나를 진행해보자. 헤지펀드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들이 제공하는 유동성은 다 어디로 갈까? 부자 투자자들, 연기금, 기부금신탁은 침대 밑에 돈을 숨겨놓을까? 아니면 지금과 같이 적당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다닐까? 답은 후자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직
접 투자를 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뮤추얼펀드에 투자할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은행 CD(양도성예금증서)나 정부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주식 시장이 돈 가뭄으로 아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헤지펀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사라지는 것은 유동성이 아니라 헤지펀드 투자에 으레 따라붙는 차입금인 추가 레버리지다. 또한 시장을 동요시키고 증권의 진짜 가치와 동떨어진 수준에서 거래가를 형성하는 수십억 건의 고빈도거래도 사라질 것이다. -p.p.66~67 사실 소로스는 이번 베팅이 ‘비대칭(asymmetrical)’임을 잘 알고 있었다. 비대칭 베팅은 모든 헤지펀드 매니저가 꿈에서나 그리는 것으로, 큰돈을 벌 가능성은 아주 높지만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소로스의 베팅에서,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어쨌든 영란은행의 유일한 목표는 협약된 변동폭 이내에서 파운드화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협약에 정해진 변동폭 이상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하는 사태는 영란은행도 절대 원하지 않았다. 반대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은 아주 컸다. 만일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소로스의 쇼트포지션은 한몫을 단단히 챙길 것이었다. -p.80 간단히 말해 뉴딜과 브레튼우즈 협정을 내던진 ‘자유 시장’ 경제학 혁명은 최상위 소득자들에게 단단한 돈의 장벽을 만들어주었다. 물론 그 결과 미국 내 계층 장벽은 과거보다 더 높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이 거대한 자본 집단으로 말미암아 헤지펀드와 대형 은행의 프롭트레이딩 부서가 양산되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침대 밑에 숨기고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드디어 소로스와 환투기꾼들이 영란은행과 정면 승부를 하는 데 필요한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답이 나왔다. 바로 미국 시민들이었다. 장차 헤지펀드 매니저를 꿈꾸는 당신 역시 이 미국 시민들의 돈을 판돈으로 해서 시급 백만 달러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p.110~111 정리하면 이렇다. 투자의 한쪽에는 쇼트포지션을 취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모기지와 여기서 파생된 증권들이 하락한다는 데 돈을 건다. 반대편에는 롱포지션을 취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증권 만기 때까지 한 4년 정도 이자를 받고 만기에는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데 돈을 건다. 롱 투자자는 합성CDO 중에서 70~80퍼센트에 해당하는 선순위 트랜치가 트리플 A 등급이라는 사실에 마음을 놓는다. 이만하면 괜찮은 증권이 아닌가? 바로 이 부분에서 게임의 비열한 면모가 드러난다. 쇼트셀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쇼트셀러는 모기지담보부증권의 일부 또는 전체에 채무불이행이 발생한다는 데 베팅하기 위해 ‘보험료’의 형태로 상당한 돈을 투자했다. 해당 증권의 가치가 하락하면 쇼트포지션의 가치는 올라간다. 그렇다면 쇼트셀러로서 가장 좋은 승리 전략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할 기회가 온 것이다. ‘조지 소로스라면 어떻게 할까?’ -p.145 사실대로 말하면 폴슨과 마그네타는 혼자 힘만으로 이런 거래들을 행한 것이 아니었다. 두 헤지펀드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그리고 지금은 무너져 내렸거나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타 금융기관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신용평가기관과 감독기관도 이를 거들었다. 그러나 역사는 두 헤지펀드가 단순히 경제위기와 연관된 차원으로 그치지 않음을 드러낼 것이다. 헤지펀드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런 최악의 거래는 아예 성사조차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헤지펀드들이 없었다면 합성CDO 거래는 이륙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이 군침을 흘리며 지분 트랜치를 매입하지 않았다면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은 금융계의 작은 변방에 머물렀을 뿐, 경제 전체에 암세포를 퍼뜨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브 스미스는 이렇게 지적한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서브프라임 쇼트 투자야말로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CDS를 이용한 이 쇼트 투자들은 서브프라임의 노출 수위를 키웠고, 결과적으로는 손실을 정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크게 키워놓았다.” 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증보험사가 되었던 얼간이 투자자들은 구제불능의 손실을 입었거나 앞으로 입을 것이다. 생존자들이 목숨을 연장한 이유는 납세자의 돈으로 행해진 막대한 긴급금융, 중앙은행의 보조금, 감독기관의 관용 덕분이다. -p.p.170~171 명심할 점은 아주 부자이거나 부자들과 인맥이 있는 사람들만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이런 확실한 판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주 중요한 자리에 있거나 힘이 있는 사람들만이 비대칭 정보를 확보하고 이것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말단 회계직원은 엔론의 장부가 조작되었음을 눈치채도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기는 힘들다). 따라서 내부자거래를 합법화하는 것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기법에 녹색등을 켜주는 셈이 된다. 시급 백만 달러 클럽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경제와 사회 전체에도 과 연 득이 될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런 정보 불평등을 통해 슈퍼리치들이 탄생하고, 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에 경제 전체가 혜택을 입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불평등에는 아주 커다란 대가도 따른다. 행동하기에 앞서 내부자거래가 괜찮은 투자를 싹쓸이한다는 것을 평범한 투자자들이 안다면 계속 투자를 할 이유가 있을까? 주식 시장 시스템이 돈을 뺏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시장에 참여할 이유가 있을까? 홀웰 판사가 가장 크게 걱정한 부분도 바로 그 점이었다. 하지만 기밀 정보를 알려줄 내부자가 옆에 있다면 그 문제는 당신이 걱정할 바가 아니다. -p.p.225~226 2011년 여름이 되자 기적이 일어났다. 양당의 예산적자 반대 강경파(deficit hawks, 증세가 아닌 예산 삭감을 중시하면서 복지예산 등의 지원 축소를 주장하는 파-옮긴이)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서로 경 이라도 하듯 사회안전망 축소와 빈곤층 지원 감소를 주장하고 다녔다. 그들은 미국이 파산 직전의 위기라고 외치고 다녔다. 심지어 신용평가기관 한 곳은 최고 등급을 유지하던 미국 국채를 한 등급 강등시키기까지 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많은 대가를 받고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유독성 모기지증권에 트리플 A 등급을 준 이 신용평가기관들이 배짱 좋게도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제 그들을 어떻게 다시 믿을 수 있을까? 월가의 앞잡이들이 다시 뭉쳐 월가의 더러운 일을 처리해주고 있었다. 이럴 때 제 역할을 해야 할 미디어는 월가의 비위를 맞추며 그들의 메시지를 과대 포장했고, 의회는 월가에서 풍족한 선거 기부금을 받으면서 신용평가기관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심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p.347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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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백만 달러를 꿈꾼다면 도덕도, 질서도 다 버려라!”
글로벌 슈퍼리치가 된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은밀하고도 이기적인 머니게임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엄청난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쓰리 데이즈]에서 큰 권력을 꿈꾸는 재벌 2세 청년이 한때 컨설턴트였던 주인공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은 북풍을 활용해 마치 전쟁이 발발할 것처럼 만들어 제2의 IMF를 일으킨 후에 각종 선물, 옵션 등을 사들이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서 “그렇지만 국가나 윤리 따위는 상관없이 오로지 돈만 벌려고 그렇게 할 미친놈이 과연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이 드라마는 그렇게 한 ‘미친놈’의 결심으로 여러 사람이 죽고, 다치고, 국가가 흔들리는 과정과 그 대척점에서 정의를 찾는 대통령과 경호원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돈과 윤리에 대해 재고하게끔 유도한다. 어마어마한 돈의 양이란 대체 얼마일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세계 제1의 부자를 생각해보자. MS사의 빌 게이츠나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 세계적인 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은 시간당 백만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럼 시급 백만 달러를 버는 고소득자가 존재할까? ‘미친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실제로 10분만 일하면 페라리를 사고, 30분 더 일하면 노후 보장이 가능하며, 하루 종일 일하면 평범한 미국의 가정이 179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소수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이다. 미국의 대표 진보 진영의 저널리스트인 레스 레오폴드는 신작 《싹쓸이 경제학》를 통해서 미국의 최상위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어떻게 해서 단 몇 분 만에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금액을 벌어들이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원제는 ‘우리가 시급 백만 달러를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How to Make a Million dollars an Hour)?’이지만, 그 속에는 초고소득을 올리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보상이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와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날카로운 분석이 있다. 즉,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처럼 엄청난 엘리트이기 때문에, 아주 혁신적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고 총명한 판단력 때문에 큰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부당행위라도 서슴지 않기 때문임을 맹렬하게 꼬집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이들이 그만 한 부를 축적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독자에게 묻는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국가의(혹은 세계의) 부가 극소수 사람들에게 편향되게 흡수되는 현상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자각하도록 돕는다. 일자리 하나 창출하지 않으면서 백만 달러를 버는 그들, 과연 아이패드보다 높은 가치를 만들어냈을까? 시간당 백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소득을 올리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겐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는 걸까? 애플의 이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회사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판매하여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렇다면 시간당 소득이 애플의 CEO보다 높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보다도 대단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당연하다. 헤지펀드 전문기자로 유명한 서배스찬 맬러비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베팅을 할 때 그 거래의 반대편에 누군가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말한다. 즉, 이들이 10억 달러를 벌 때마다 그들 반대편에 있는 어떤 부자들이 10억 달러를 잃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부자들끼리의 승패 게임이기 때문에 평범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야 분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싹쓸이 경제학》의 저자 레스 레오폴드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소득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삼성과 같은 기업이 최첨단 기기를 판매하여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물론 이들 기업도 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경쟁을 하는 것은 맞지만 하이테크 시장 전체는 이들 선두 기업들이 끌어주고, 후발주자들이 쫓아가는 형국 속에서 산업 전체가 꾸준히 성장해나갔고, 그 영향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즉, 하이테크와 같은 실물경제의 모든 거래는 단순히 당장의 승자와 패자로 구분하기 힘들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한 것에 대한 대가로 정당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물론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가시적인 가치 창출을 하지는 않더라도, 시장을 원활하게 하거나 현금 유동성에 기여를 하는 등 간접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헤지펀드가 수익을 벌어들이는 방법은 나노세컨드, 즉 초단기 고빈도거래를 통한 차익거래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증권의 실질적 가치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거대 자본을 통해서 가격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헤지펀드가 없다면 증권은 알아서 자기 가격을 찾아가게 마련이고, 이 가격은 트레이더들에게 난도질을 당할 때보다도 훨씬 수용 가능한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효율적인 시장’ 혹은 ‘정당한 증권 가격’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실물 경제에 대한 가치 창출이나, 금융시장의 효율성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이유가 공공성이나 금융 투명성과 같은 데 기여를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이 역시도 틀렸다. 한 시간에 백만 달러를 벌고 싶다면 민주주의나 국민의 주권, 그리고 국민의 복지나 안녕 따위에는 신경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정치인들처럼 눈에 보이는 집단 이기주의나 편향적인 정책 등을 펼치지 않고서도 큰돈을 벌어들인다. 바로 비대칭게임을 통해서이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가운데 한 명인 조지 소로스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당시 진퇴양난에 빠진 영란은행의 상황을 이용하여 무려 10억 달러의 차익을 얻었다. 인플레이션이나 주택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이 예견되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영란은행의 행동 범위에 대한 정보를 십분 활용한 것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묻는다. “영국민들로부터 이런 극소수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로 부가 이전되는 것을 정당화할 방법이 있는가?”하고 말이다. 전 세계 위기의 뒤편에서 그들은 늘 비열하게 웃고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의 이유에 대해서 흔히 들어왔던 말이 있다. 대출상환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무절제하게 대출을 얻어 주택을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비슷한 예로, 과거 우리나라에 IMF 외환위기의 원인이 국민들이 과도하게 해외여행을 즐기고 과소비를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싹쓸이 경제학》에서는 금융위기를 비롯한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을 만들어낸 범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영란은행 사건에서부터, 2008년 금융위기, 게다가 최근의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부채 위기 또한 그 원인은 한 곳에 있었다. 이 모든 문제의 발화점에는 소수의 부자와 그들의 헤지펀드가 있다. 저자는 전 세계를 뒤흔든 위기의 정점에 내부자거래, 도청, 비열한 모기지상품의 무분별한 생산 등의 비윤리적이고 이기적인, 그러나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헤지펀드의 악행이 있었음을 고발한다. 실제로 경제가 성장해옴에 따라서 사회 전체의 부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빈부격차는 더욱 커져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빈곤해졌으며, 소수의 슈퍼리치만이 훨씬 더 부유해졌다는 사실 또한 꼬집고 있다. 이들은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금액의 빌린 돈(레버리지)과 1970년대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 인한 규제 완화 등의 유리한 점을 한껏 활용하여 주머니를 불려왔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 미국의 소득 불균형 시점과 월가의 금융가들이 초거대 부를 축적해나간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덮은 후 오직 돈벌이에만 눈이 먼 ‘비열한 미소’를 지닌 그들에 대해서 우리는 경외감 대신에 감시와 비판의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