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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 익는 마을
임의진
섬앤섬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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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빈센트 8
고샅길 14
각시붕어 19
미역국 26
세발자전거 32
가라사대 37
피아노 42
고무신 48
종지기 53
거지 57
고구마에 동치미 61
흰 눈이 하얗게 68
생신날 74
근심 걱정 81
나뭇광 85
겨울 손님 89
고춧가루 93
이틀 밤 100
장난감 소방차 104
꽃놀이 108
연등 115
복그릇 120
달 이름 125
자전거포 130
담배 한 갑 136
나무 그늘 아래 141
우산 145
부채 바람 149
브라보콘 153
상사화 157
무화과나무 161
어우렁 더우렁 165
산봉우리 175
창호지 180
빚잔치 186
홍단풍 192
동병상련 196
홍어회 201
텔레비전 수리공 206
휘파람 소리 210
선무당 216
누가 말려 222
산사 음악회 227
마중물 232
초판 작가의 말 / 젊은 종지기의 사랑노래 238
재개정판 작가의 말 / 흰 구름이 서편에 붉게 붉게 흘러서 가듯 241

저자 소개 1

Yim Ui Jin

임의진은 시인이며 목사, 화가, 신문 칼럼니스트를 비롯 광주정신 예술공간 메이홀 관장, 월드뮤직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은 목회활동 대신에 시와 수필과 음악을 들려주고 그림을 그리며 자연 속에서 고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가끔 길을 나설때 듣는 노래들을 모아 선곡음반을 속속 발매하고 있는데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는 수만장이 팔린 스테디셀러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임의진 시인은 '마중물'이라는 시를 통해 처음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 강진, 담양으로 거주지를 옮겨왔으며, 할머니 할아버지 30여명이 전부였던 남녘교회에서 10년을 꼬박 채운 담임 목사 생
임의진은 시인이며 목사, 화가, 신문 칼럼니스트를 비롯 광주정신 예술공간 메이홀 관장, 월드뮤직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은 목회활동 대신에 시와 수필과 음악을 들려주고 그림을 그리며 자연 속에서 고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가끔 길을 나설때 듣는 노래들을 모아 선곡음반을 속속 발매하고 있는데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는 수만장이 팔린 스테디셀러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임의진 시인은 '마중물'이라는 시를 통해 처음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 강진, 담양으로 거주지를 옮겨왔으며, 할머니 할아버지 30여명이 전부였던 남녘교회에서 10년을 꼬박 채운 담임 목사 생활. 2005년 안식년을 맞아 기한 없는 순례길에 올랐고 현재는 담양 병풍산 산자락에 혼자 살고 있는데, 벌써 10년째가 되어간다. 그곳에 머물며 자연과 변두리의 삶, 지구촌 오지 여행을 담은 경향신문 장기연재 칼럼 <임의진의 시골편지>를 써내려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4년 5월 EBS 창사기념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첫방송 <중남미 음악여행 3부작>에 직접 출연, 생소한 중남미 음악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했다. 그때 ‘월드뮤직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은 호명이었다.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 재개정판에 아름다운 월드뮤직 음원을 제공하기도 했고, 어쩌다보니 책 출간보다 음반 발매가 훨씬 많은 그 방면 전문가가 되어 있는 그다. 그의 산골짝 집에는 세계 오지에서 수집한 2만장의 음반이 빼곡이 쌓아져 산간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으며 <월드뮤직 가이드북>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저서
참꽃 피는 마을(이레/ 섬앤섬 재개정)/ 종소리(이레)/ 마음의 풍경(이레)/ 세계위인전 시리즈 예수(국민서관)/ 예수 동화 1-2(파랑새 어린이/ 열림원)/ 사랑(샘터)/ 앵두 익는 마을(웅진 뜰/ 섬앤 섬 재개정) 등등

-음반
<독집음반>
임의진 1집 [하얀새] (파스텔뮤직)/ 임의진 2집 [집시의 혀] (파스텔뮤직)/ 임의진 3집 [방랑길] (폴리폰 & 신나라)/ 임의진 4집 [멜랑콜리 맨] (아울로스 미디어)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
여행자의 노래 1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여행자의 노래 2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여행자의 노래 3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여행자의 노래 4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여행자의 노래 5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여행자의 노래 6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여행자의 노래 7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시인의 노래 1 [섬] (월드 포크 선곡음반/ 리버맨 뮤직)
시인의 노래 2 [산] (월드 포크 선곡음반/ 리버맨 뮤직)
시인의 노래 3 [강] (월드 포크 선곡음반/ 폴리폰)
시인의 노래 4 [길] (월드 포크 선곡음반/ 폴리폰)

<떠돌이별 세계음악여행 시리즈>
임의진의 [보헤미안]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임의진의 [기차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쿠바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폴리폰)
임의진의 [러시아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 삼촌의 [고래별 여행] (월간 <고래가 그랬어> 5주년 특별부록)
임의진의 [아일랜드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2015 발매 예정
임의진의 [커피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와인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자전거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가스펠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담양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시인 임의진의 [슬로시티 투어]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2015년 4월 발매
시인 임의진의 [노르웨이의 길/ 북유럽 여행] (월드뮤직 선곡음반/ 아울로스)

임의진의 다른 상품

그림 : 홍성담
정의와 민중에 대해 고민하며 미술을 통한 실천 운동과 미술 대중화 운동을 펴왔다. 판화, 걸개그림, 깃발 등의 친숙한 매체를 통해 민중의 삶과 해방운동, 통일운동 등을 그려 내며 ‘5월 화가’, ‘통일 화가’라는 수식어로 널리 알려졌다. 지금은 동아시아의 문화적 원형에 관심을 기울이며 그림을 통해 폭력에 저항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간의 노력을 토대로 2007년 11월에 일본 도쿄의 〈마키 갤러리〉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주제로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오월광주민중항쟁 연작 판화 ‘새벽’〉과 〈‘야스쿠니의 迷妄’ 연작〉, 환경문제에 관한 글 그림 《나무 물고기》, 장편소설 《바리》 등이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74g | 135*205*20mm
ISBN13
9788997454105

책 속으로

꽃놀이

쇠똥으로 거름 더미를 만드는 나절이었다. 바지주머니 속에서 전화가 울린다.
“나여 나, 집에 안 붙어 있고 어델 그라고 싸돌아댕기신가? 전화도 꺼놓고 말이여.”
“근디 대관절 누구시랍니까요. 이름을 대시쑈, 이름을.”
“얼랄랄라 인자는 목소리꺼정 잊어부렀는갑네? 누구긴 누구여. 나랑 말이시.”
“아 나한테 전화 거는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이간디 목소리를 어뜨게 다 기억한답니까요? 이름을 대시랑게요, 이름을.”
속으로 킥킥거리며 모르는 척 시치미를 뚝 뗐더니만 끝내 으르렁 반으로 이름자를 대령하신다. 이 양반이 내가 집에 있는 줄 어떻게 아셨단 말인가. 사나흘 멀리 출타했다가 어제 밤늦게야 돌아온 몸인데 이거 집 안팎으로 몰래카메라를 숨겨놓았나 어쨌나.
“거시기 같이 꽃놀이나 갔으믄 싶은디 특별한 일 없으시믄 동상님도 동행하시드라고.”
“언제 어디로 가시는데요?”
“돈이라고는 각전(동전)뿐이 딸랑 거릴 일 없는 압씨들인디 어데 멀리나 나서겄어? 내일 만덕산이나 살살 넘어보자고. 봄농사 손대기 전에 언제 한 번 꽃놀이 같이 가자고 안 그랬는가. 내일로 날을 잡아부렀네. 만덕산 동백꽃이 사무치게 피어부렀닥 안 해? 주꾸미 조깐 사서 데치고 해설랑 짊어지고 갈 생각이네. 꽃 보고 오는 길에 한잔 걸침사 천당이 거시기 따로 있겄어?”
이런 뿔난 마귀 대장 허시는 말씀 보소. 하지만, 동백꽃이 ‘사무치게 피었다’는 시적 표현에 이르러서는 흐뭇한 심경을 베어 물지 않을 수 없었다. 글쟁이 동생을 두시더니 어느새 ‘고급’ 모국어까지 구사하게 되셨구나. 우리 이장 형님, 수렁에서 건진, 아니 무식에서 건진 우리 형님.
여름에는 입 못 대는 보신탕으로 몸보신하자며 부르고 가을에는 알밤 따러 가자고 부르고 겨울엔 눈구경, 봄에는 꽃구경 하자고 부르시는 분.
내가 성경책 높이 치켜들고 교회 다니라며 눈알을 부라리는 목사였다면 이런 초대는 가망 생신도 없는 일이리라. 한데 버무려져 이웃 대접을 받고 사는 게 시새움이 생겨 그러시는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어떤 이들은 내가 이런 방식을 택하여 전도를 하려는 거라고, 해석을 해주기도 하시는데 사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전도네 전교네 포교가 다 무엇이란 말인가. 예수님을 믿자는 건 예수님처럼 이웃 간에 벽을 허물고, 관용하고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자는 뜻일 터. 고작 우리 교회 다녀라, 무조건 예수를 믿어라, 기독교라는 종교를 가져라 따위가 아닌 것은 자명한 진리렷다. 아이고 그런데 시방 이 글이 어디로 새로 있는 것이다냐?
“갑시다. 우라질 것 놉시다요, 도동동 당동.”
대답은 그렇게 달랑 했지만 내일 당장 달리아 뿌리도 옮겨 심어야 하고 모레 아침에는 광주 문흥동 성당에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도 한 보따리 풀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데 책상머리에 앉아 말 뼈대라도 준비해야 될 일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웃사촌으로 살아가는 일도 못지않게 소중한 것을.
아! 이렇게 봄이 깊숙이 찾아왔구나. 만덕산 자락에 자리 잡은 절집 백련사. 그 주변으로 캄캄한 동백 숲에 켜진 저기 저 눈부신 꽃등을 봐. 배운 것 없는 촌것들이라고 무시들 말더라고. 우리라고 아름다움을 왜 모른단 말인가. 동백꽃이 이토록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데. 동백꽃 등불이 이토록 눈이 멀도록 휘영청 밝은데.
“오래 조깐 붙어 있재마는 뭐가 그라고 바쁘다고 일찍 지는가 몰겄어, 동백은.”
흙길에 구르는 낙화들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승식 씨가 한마디 날렸다.
“누가 그라드라고. 서둘러 죽은 사람을 위로하는 꽃이라든마, 이 동백꽃이.”
“일리가 있는 말이겄네. 동백꽃은 한창일 때 맥없이 져버리니 말이시.”
“아하 그래잉. 우리 각시 무덤에다 동백나무 한그루 심어줘야 쓰겄구만?”
이장 형님 말씀에 우리 모두는 그만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한참 뒤에 귓속말로 동백나무 묘목이 요새 얼마 정도 가느냐고 가격까지 물어보신다. 지성으로 보살피는 마누라 무덤에다 동백나무도 심어줄 작정이신가?
한 바퀴 비잉 돈 연후에 골짜기를 다시 타고 올라 평평한 자리를 하나 잡았다. 살짝 데친 주꾸미에다 달착지근한 초장과 묵은 김치도 꺼내고 저마다 가져온 먹을거리들을 모았다. 봄소풍을 온 아이들 같구나. 나는 진달래 참꽃 잎을 띄운 화전을 꺼냈다. 어머니랑 아침에 부친 것이다. 병남 씨가 선수를 치며 한입에 우겨 넣는다. 젓가락이 민망하게시리 맨손으로 쓱싹 말이다. 으이그 이 원시인아, 하면서 승식 씨가 나무라는 듯싶더니 자기도 뒤따라 흙묻은 손으로 볼때기가 찢어져라 한입거리다.
올해 농사는 어찌 지을지 한마디씩 나누는 시간. 다른 나라와 무슨 농산물 무역협정을 맺는다는데, 그 여파에 대해 심각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니미럴 여기까정 와서 뭔노므 해골 복잡하게시리 잡소리여 잡소리가. 술이나 들자고.”
이장 형님이 말을 끊는다. 그러기를 잘 하셨지. 농업이 무너진 것이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 이제는 논밭에다 주한미군 미사일 훈련만 하지 않으면 고맙게 여겨야 할 판국이다.
정치며 경제며 어렵다 싶은 이야기가 나오면 나보고 한마디 하라는 눈치를 주는데, 그때마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딴청이다. 이쯤이면 화살이 하나 날아와 박힐 법한데? 그럼 그렇지, 한 대가 날아오는구나.
“목사님은 도대체 솔로다요, 따블이다요? 만날 외톨이로 그게 뭔 사는 재미다요.”
승식 씨가 뜬금없이 빌미를 잡고 쑤석거린다.
“임 목사 저 인간은 가족이고 나발이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요상한 인간이여. 아니면 만날 우리 같은 놈들이랑 술이나 묵고 댕기고. 차라리 머리 깎고 출가를 해불재 그래.”
대뜸 이장 형님이 쏘아붙인다.
나를 향해 사정없이 엑스 자를 그리시며 말이다. 나에게 시비조로 나오면 취기가 살풋 올라왔다는 신호다.
“인자 우리는 진짜 꽃놀이 하러 집으로 가는디 불쌍한 사람 여기 몇 사람 있구만.”
재롱덩어리 딸들이 반길 마을 첫 집 언저리를 내려다보며 병남 씨가 그런다.
“연설하네. 누군 집에 꽃 없다냐?”
승식 씨가 쩝쩝거리면서 자기보다 몸무게가 배는 더 나갈 송산댁 아짐을 꽃이라고 부른다. 나하고 생각이 같았는지 병남 씨가 짚고 넘어간다.
“그라고 넓적한 꽃도 시상에 있다냐?”
“우리 집에도 꽃 피었어. 목련도 이상 피었고.”
아직 우리 말뜻을 이해 못한 이장 형님이 딴소리다. 으그그 쯧쯧 그러면 그렇지. ‘사무치게’ 어쩌고 한 말에 속을 일이 아니었지.
옥련암으로 넘어오는 길, 우리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보고 싶은 사람들 생각에 꽃구경이 순간 재미없어졌다. 가파른 천수답엔 노란 풀꽃들이, 언 강 풀리고 천지사방 황홀한 진달래 꽃사태런만…….
군불 때고 드러누워 일찍 잠이나 청할밖에. 이장 형님이 그렇게 혼자 누울 것이고, 아버지 먼저 떠나보낸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살고 계시고, 동네 절반은 넘을 혼자 사시는 할매 할배들이 또 그러실 게고. 어디 혼자 드러누운 쓸쓸한 방이 내 방뿐이겠는가.
갈림길에서 헤어져 참꽃이 하늘거리는 예배당 가는 들길로 접어들었다. 동박새 한 마리가 울어대는 소리에 두리번거렸다. 너도 꽃놀이 다녀오는 길이니? 늦었다. 어여 가서 쉬거라. 그런데, 가만 보니 너도 혼잣몸이로구나. 그래서 그렇게 울어댄 거니?
어떤 때는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지만, 이런 밤에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람이 소중한 밤이다.

---본문

출판사 리뷰

허리 굽고 주름 자글자글 하지만, 주름이 더 깊어지도록 활짝 웃는 할머니들, 투박하지만 한번 마음을 주면 좀체 정을 거둘 줄 모르는 성실한 농부,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더더욱 궁핍해져가는 도시생활을 청산한 부모를 따라 고향으로 온 어린아이까지 우리 모두를 넉넉히 품어주는 남녘은 말 그대로 ‘인정’과 ‘햇살’이 넘쳐흐르는 곳이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가득한 저자의 글을 읽으면 시골의 아침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일상의 모든 일들이 다만 좋은 일일 뿐”임을 말하는 그의 글에는 인생을 곡진하게 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일상을 통한 이러한 공부 외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또 있을까. 도시의 분주함이 인생이고 그래야 잘 사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짜 인생살이와 행복은 어우렁더우렁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임을 이 책은 깨닫게 해준다.

추천평

임의진의 글 속에는 토착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순박한 음식을 나눠 먹는 지인들로 가득하다. 그 사람들과 구별 없이 지내는 순례자, 그를 가끔 주막에서 만나면 노방 전도사처럼 달달 말하다가도 문득 선승처럼 침묵하며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대지에 발을 딛고 먼 곳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먼 곳을 떠돌면서 여기를 하염없이 그리는 사람이기에 그러할 것이다. 이제 나와 당신은 그를 알든 모르든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그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 그는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무는 신비가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이 놀라운 기적! 발화자는 바로 임의진, 바로 그다!
공선옥(소설가)
어깨춤 임의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도대체 이 촉촉한 슬픔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궁금합니다. 글투는 이토록 고소하고 날렵하고 게다가 깔끔하기조차 한데 배어나오는 것은 끝내 아픔이요, 슬픔이니 나는 아무래도 ‘남녘’이라는 단어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냥 책이라기보다 남녘 땅 끝자리에서 천연스레 울려 나는 종소리입니다.
이현주(목사·동화작가)
가식적이지 않고 솔직 담백한 남녘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진짜 인생살이와 행복은 어우렁 더우렁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경향신문
안데스 계곡의 바람소리를 닮은 사내 임의진. 그러나 저 자유로운 영혼은 또한 반도 남녘의 상처와 한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어서, 그의 글과 노래와 그림은 이 땅의 흙내음과 땀냄새를 결코 잊지 않는다.
최재봉(한겨레신문 문학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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