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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의 아름다운 시골집, 나의 마릴라 · 8
1부 창문 있는 부엌이 좋아 너무 빨리 삼키지 마 · 14 엄마도 밀키트를 좋아해 · 20 맛없으면 안 먹는 거야 · 24 그 사람만 가진 무언가 · 29 창문이 있는 부엌 · 35 나 빵 별로 안 좋아하는데 · 41 2부 밥에도 우정이 있다 그건 반찬 못해. 약으로 써야지 · 46 추억은 보호받아야 하는 것 · 52 요리 고수와 유 선생 · 57 밥에도 우정이 있다 · 62 그건 사랑이었네 · 68 마음껏 소리 내면서 먹습니다 · 72 환대받는다는 것 · 76 3부 밥상을 펼 힘이 필요하다 금기의 언덕을 넘어서 · 82 밥을 짓고 밥상을 차릴 기운 · 86 아무 데서나 앉아 먹을 수 있다면 · 90 맛있어서 맛집이 아니라 · 95 너나 잘하세요 · 100 같이, 중간 어디쯤의 맛 · 106 4부 하루에 세 가지 생선 요리를 즐기는 법 찌고, 굽고, 바르고 · 112 끄트머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 117 시간이 지나면 더 맛있어 · 121 너를 처음 본 날을 기억해 · 127 아직은 밀가루가 필요한 수준 · 132 순한 맛으로 주세요 · 137 살짝만 바꾸어도 · 142 5부 쉬었다가 먹습니다 나를 위해 저장해둔 맛 · 148 걱정마, 나쁜 것은 눈에 보이니까 · 152 부산 사람이 씨앗호떡을 먹지 않는 이유 · 157 주머니에 뭐가 들어 있나요? · 162 제철 다음 제철이 또 · 166 그녀의 느린 식탁 · 170 이쁜 것만 먹어. 먹고 남으면 팔면 되지 · 175 에필로그 절대 안 먹을 거야 · 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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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을 오래오래 씹고 싶다. 끝맛을 알 때까지 삼키고 싶지 않다. 젓가락질을 멈추고 음미하고 싶다. 이 마음은, 사람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그게 누구라도 오래오래 만나고 싶다. 그 사람의 참을 알 때까지. 나쁜 감정도 내 안에서 다뤄보고 싶다. 급하게 드러내고 싶지 않다. 그것의 처음 맛, 중간 맛, 끝맛을 알 때까지 말이다.
--- p.19 요리 고수인 어머니처럼 천연 재료인 새우 하나로 여러 음식의 맛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경지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음식을 꾸준히 만들다 보면 나에게도 어머니의 새우 같은 식재료들이 더 쌓일 거라고 믿는다. 그것들이 몇 개쯤 있으면 음식을 만들 때 두렵지 않고 뒷배가 있는 듯 안정감이 들 것이다. 무엇을 만들어도 어느 정도의 맛은 보장받으리라 믿고 요리할 것이다. --- pp.22~23 추억의 맛은 계속해서 미화시키는 것이 좋겠다. 당신이 미화시키는 것은 그때 먹은 음식이 아니라, 그때의 당신과 함께한 사람들, 시간과 공간, 그 모든 이야기이니까. 이야기는 같아질 수 없을 때 더 강력하게 우리를 위로한다. --- pp.55~56 종교를 떠나 어디서든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면 한동안 그 힘으로 살게 된다. 몇 년이 지났지만 나는 가끔 그곳을 생각한다. 밥맛이 생각난다지만 사실은 숨은 환대였다. 내가 남편 고향 집에 처음 가서 낯도 안 가리고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이유도 보이지 않는 환대였지 싶다. 밥만 맛있게 먹으면 되겠다 싶은 편안한 분위기가 이제 밥맛의 기억으로 남은 것이다. 보이지 않는 환대와 설명할 수 없는 배려와 정성이 우리 마음에 밥맛으로 각인되어 늘 맨 끝까지 남아준다. --- p.79 잡티나 주근깨가 조금 보여도 된다니, 이 얼마나 마음 편안해지는 말인가.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대부분 고치지 않아도 되고 고칠 것도 설탕 작은술, 선 한 줄로 살짝 덮기만 해도 충분하다. 한때 나 자신을 보면 못마땅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것을 가급적 덮어버리고 싹 고치고 싶어서 에너지를 많이 썼다. 가볍게 살짝 바꾸는 방법도, 구태여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도 몰랐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많이 고쳐야 좋아지는 줄 알았던 나에게 ‘살짝’은 든든한 양념 한 술이면서, 보색 화장품이다. 인생, 살짝만 덮으시라. --- pp.145~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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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며 돌보며 보살피는 마음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은 언제나 다 소중하다. 김유진 작가는 그 소중한 추억의 맛을 이 책에 담아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사람과 어느 장소에 머물렀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았는지, 재료와 맛은 어떻게 느꼈는지 등을 말이다. 이 책에는 요리로 연결된 여러 관계가 등장한다. 밀키트로 하는 요리에 푹 빠진 친정어머니, 며느리가 올 때마다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맛있는 요리를 하는 시어머니, 서로 다른 음식의 간을 함께하면서 조율하는 부부, 조카를 위해 게살을 바르는 동생,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느리지만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는 후배 등 음식이 이어주는 소중한 인연과 추억을 이야기한다. 재미나게도 여기 소개된 음식들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다. 하지만 그 모습이 더 정감이 가고 사랑스럽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음식으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준다. 무엇보다 상대를 생각하며 조물조물 요리하는 작가의 마음이 글에서도 충분히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