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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으로 바라보기
이성모
반향서재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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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전반전 : 예술적으로 바라본 내 과거와 시도

- 내가 어린 시절에도 우리만의 ‘김민기’가 있었다.
- 구닥다리 게임기? 아니 내 친구들
- 구형 통기타? 아니 내 인연
- 가장 안전한 나만의 스포츠카
- 내 몸이 내게 보내는 신호
- 내 곡을 멜론에서 들을 수 있다니
- 죽어도 좋아!

잠시 쉬어가자. : 저 이성모를 소개합니다.

후반전 : 예술적으로 바라본 그들과 그녀들

- 이를 부득부득 갈며 그에게 배웠다.
- 내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주신 클라이언트
- 그래. 그게 또 이성모지.
- 저에겐 아버지가 두 분이십니다.
- 나의 그녀들 _ 첫 번째
- 나의 그녀들 _ 두 번째
- 맹목적으로 사랑받아 본 적 있나요?

연장전 : 양희경을 닮은 사람

이야기를 마치며

저자 소개 1

36년 째 과자 ‘바나나킥’을 좋아한다. 29년 째 가수 김정민의 팬이며, 22년 째 가수 박혜경의 팬이다. 17년 째 공연과 행사를 기획하고 연출하며 먹고살고 있다. 12년째 농구선수 김단비의 열성팬이며, 5년 째 아이스하키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갈 수 있을지 도무지 모르겠는 작가로서의 첫 걸음을 간다. 왜냐면. 후회하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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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62쪽 | 148*210*20mm
ISBN13
9791166665233

출판사 리뷰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니 많은 게 달리 보였어."

마구 뛰어 세차게 횡단보도를 건너 손을 연신 흔들었다.
‘아 저거 놓치면 30분 기다리는데’
무인도에 표류한 사람이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를 향해 간절히 손을 흔들 듯 난 그렇게 저 멀리 보이는 버스에 나의 존재를 알렸다. 그리 간절해 보이지 않았나 보다. 그냥 스윽 지나간 걸 보면. 아무튼 이놈의 1301번. 정말이지 몇 대 안 다녀서 너무나 불편하다. 살짝 허탈하여 도로를 등지고 정류장 의자에 앉아 옆벽에 기대니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가 보였다. 그 카페 창가 안 (누가 봐도 앳된) 한 학생도 함께. 뚱한 표정으로 벽에 기대어 무심하게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손님이 없으면 가게 안팎 주변 청소를 하거나 미리 재료 손질을 해놓거나 할 수도 있을 텐데. 2∼30분마다 한 번씩 오는 1301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 카페에는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으며 그러므로 그녀도 단 한 번의 움직임이 없이 동일한 자세로 있었다. 마네킹처럼.

키오스크로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그 커피를 받을 때가 되어서야 이 학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학생이 얘기해야 할 만한 모든 걸 이 기계가 대신 다 물어봐 주기 때문이다. 그 학생은 아까 내가 처음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빨대 챙겨드릴까요?”
“아니요. 저 빨대 안 써요” 하자
“우와. 환경오염을 생각하시는구나. 맞아요 맞아요, 이거 쓰지 말아야 돼요. 사실 컵에 입대고 마시는 게 커피 향도 살짝 음미하면서 먹게 되고 더 좋아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커피 향이 충분히 나거든요.”

얘기가 무척이나 하고 싶었나 보다 싶었다. 난 그저 ‘빨대를 쓰지 않겠다’는 딱 한 마디를 했을 뿐인데. 길지만 전혀 밉지 않았던 그녀의 이 얘기로 이 학생이 달라 보였다. 얘기를 들으며 내가 살짝 둘러본 그 가게 안은 깨끗했고, 그 학생의 주변도 깔끔했다. 싱크대도. 커피 머신기 주변도. 하다못해 커피를 주고받는 중간 창의 틀 사이까지 먼지 한 톨이 없었다.

그래. 아무리 아르바이트 학생이라지만 사장도 아닌 저 친구가 왜 내내 일만 하고 있어야 하지? 새벽부터 일찌감치 와서 자신이 해야 할 모든 일들을 완벽히 해놓고 아깐 잠시 쉬고 있었던 거네. 대학생인 것 같은데 이렇게 아침부터 일찍 와서 일하다가 오후엔 학교에 가겠지. 대단하다. 하루를 어떻게 쪼개서 사는 거야. 나도 저 나이 때 저렇게 살았나. 그러고 보니 그제야 계산대 앞 그 학생의 것으로 보이는 책이 눈에 띄었다. 공학책 같았는데 시간표 같은 게 붙어있었다. 그리고 과목명들 아래로 똑같은 글자들이 채워진 게 내 눈에 들어왔다.

‘알바’, ‘알바’, ‘알바’, ‘알바’...

한 개만 먹은 편의점 삶은 계란과 흰 우유. 저걸로 아침을 때운 건가. 그녀의 시간과 씀씀이와 남모를 노력과 이 가게에서의 헌신을 시작으로 ‘요즘 대학생들의 삶’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생각이 뻗치려는데 멈춰졌다. 생각이 멈춘 건 아까 나를 멈춰 세운 쟤다, 1301번 버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의 또는 그녀의 또는 그것의 삶과 역사를 생각하며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미술관에 가면 우리는 흔히 이런 눈과 귀, 마음으로 미술 작품들을 본다. 그것은 유형의 것이나 살아있지 않아서 도저히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와주지 않으니 우리가 움직일 수밖에. 난 이렇게 그를, 그녀를 또는 그것을 바라보는 걸 ‘예술적으로 바라본다’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걸 보게 만들어준 이 표현을 생활화하면 실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난 그렇게 믿는다.

예술적으로 바라본 내 주변, 그리고 내가 느낀 그들과 그것들에 대한 역사와 가치를 아래의 글들을 통해 내 머리와 마음속, 이 우주에 기록해놓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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