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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많이 성장한 거 같아
김나율 외 글
문학의전당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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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48g | 153*194*14mm
ISBN13
9791158966522

책 속으로

내 친구는
문제집 같다

문제는 많고
답은 없는

그래도 난
친구가 제일 좋다
--- 김현빈, 「내 친구」 전문

오늘은 친구와 도서관에 가는 날

원하는 책을 골라
자리에 사뿐

또 다른 책을 골라
자리에 털썩

친구와 열띤 토론에
음료수도 홀짝

오늘은 내가 많이 성장한 거 같아
--- 이서현, 「친구와 도서관 가는 날」 전문

누가 참새가 짹짹 운다고 했나?
우리 집 앞 참새는 빠각빠각 우는데

누가 까치가 깍깍 운다고 했나?
우리 집 앞 까치는 까가가각 우는데

누가 새들이 예쁘게 노래한다고 했나?
우리 집 앞 새들은 비명을 지르는데
--- 김나윤, 「우리 집 앞 새」 전문

나는 학생
학교를 정복한다.

어른이 되면
우주를 정복하고

노인이 되면
경로당을 정복할 거다.
--- 천윤서, 「나의 꿈」 전문

선생님이 시 써오라 하시면
머리가 먹통이 된다.

머리를 짜고 짜서
쓱싹쓱싹 쓱싹쓱싹
에이, 이게 아니야.
또다시 쓱싹쓱싹
이것도 아니야.
책상 위는
어느새 지우개 범벅

앗, 생각이 났다.
쓱싹쓱싹
이 맛에 시를 쓰나 보다.
--- 김기주, 「시 쓰기」 전문

우리 엄마는 아수라 백작

나랑 싸우다가도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
180도 바뀐다.

심부름시킬 때도
밖에서 놀 때도, 게임 할 때도
180도 바뀐다.

이건 모든 엄마의 공통점이다

--- 김효민, 「우리 엄마」 전문

출판사 리뷰

■ 머리글

이런 학교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첫째, 체인지감(體仁知感), STAR 교육으로 학생이 행복한 미소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열정과 사랑으로 교육하는 선생님이 행복한 미소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가정과 유기적인 소통으로 학부모가 행복한 미소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약속도 했습니다.
작은 몸짓 하나 여린 숨소리 하나 크기도 모양도 각기 다른 회천의 연초록 새싹들에게 칭찬의 영양제로 사랑의 물을 주어 스스로 꽃피우고 영글도록 열과 성을 다해 교육하겠습니다.

2024년 8월 벌써 약속한 5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나름 노력한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여의치 못했던 여러 가지 이해해 주시리라 믿으며 아이들에게 제 마지막 선물 ‘회천어린이 세 번째 이야기’를 남깁니다. 모쪼록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펼쳐 나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큰 세상 이끌어갈 초록 주인 아이들아, 너희들의 고운 꿈을 응원한다.

눈, 비바람
온몸으로 이겨낸 넌
연약한 새싹이 아니야,
무엇보다 강한
지구 지킴이
초록이란다.

모든 사랑
온몸으로 받은 넌
연약한 어린이가 아니야.
누구보다 강한
큰 세상 이끌어갈
주인이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2024년 7월 20일 회천 정원에서
교장 이정희

■ 초대 시인

올챙이 여러분 이 책을 보세요
이 책을 읽어야
개구리가 된답니다

이 책에는
여러분의 몸에 뒷다리가 생기고
앞다리도 생기고
올챙이 꼬리가 없어져
개구리가 되는 과정이 상세히 나와 있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올챙이 공부 끝!
하고 책장을 탁 덮으면

책도
개구리처럼
폴짝 뛴답니다

― 송찬호, 「올챙이의 책」 전문

공책 한 권 달랑 들고
들판학교 다니는 우리 아빠

빽빽이 썼다가 지우고
이듬해 봄부터 다시 쓰는
그래도 너덜거리지 않는
울 아빠 파란 공책에는

찰랑찰랑 벼들이 넘실거려요.
맞춤법이 조금씩 틀린 벌레 소리 들리고
할아버지 닮은
염소도 한 마리 묶여 있어요.

똑 똑 똑
땀방울 말줄임표를 따라가면
하늘이 내려와 밑줄을 긋는 지평선 위에
따뜻한 내 옷이랑 새 운동화가 놓여 있지요.

흰 눈 지우개로 말끔히 지워내서
아무도 모르는 줄 알지만
너무 꾹꾹 눌러 써서
뒷장에 남은 자국을

겨울이면
기러기들과 함께 나는 읽지요

― 김유석, 「아빠의 공책」 전문

추천평

어떤 글은 읽는 게 아니라 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쓴 글은 더욱 그렇다. 온 마음을 다해 귀를 기울여야만 들린다. “더 놀고 싶은 내 마음/조용히 달래주”는 “뽀득뽀득 소리가”(남궁재헌, 「겨울 이야기」) 눈송이처럼 와닿는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오리 보면서 걷다 보니/어느새 나도 오리걸음”(현민규, 「귀여운 오리가 졸졸졸」)이 되는 아이들이 보인다. 이토록 아름다운 소리가, 신비로운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선생님이 시 써오라 하시면/머리가 먹통이”(김기주, 「시 쓰기」) 되는 아이들과 “머리를 쥐어짜도 안 나오는 동시”(명세희, 「동시」)를 그래도 써내는 아이들의 마음이 똑똑 내 마음을 창문처럼 두드린다. 오래된 내 기억 속에서 잠들어 있던 소리를 깨우는 순간이다. 나는 과연 “문제는 많고/답은 없는”(김현빈, 「내 친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마음이 마음을 두드리게 하는 이 글들을 읽게 해준 회천초등학교 아이들과 이정희 교장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오늘은 “나랑 싸우다가도/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180도 바”뀌는(김효민, 「우리 엄마」) “아수라 백작”을 만나도 뭐, 가만히 안아줄 수 있겠다. “구름이 내 속상함/다 가져갔”(박태준, 「구름」)다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마음을 두드리게 하는……, 이토록 아름답고 신비로운 아이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 김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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