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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내며] 딸에게
[프롤로그] 딸의 우울을 관찰 중입니다 [Chapter1]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관찰이라도 하는 수밖에(독백) 감정조절 장애가 있는 엄마입니다 아무래도 속고 있는 것 같다 오늘도 엄마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행복이 뭔지도 모르면서 딸은 고양이처럼 잔다 이틀에 한 번은 터진다 같이 울까?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던데… 딸의 우울증이 전부 내 잘못인가요? 우울을 얘기하는 슬픔 박탈당한 자격 고문 [Chapter2] 다 엄마 잘못이야 편의점에 앉아(독백) 과거를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엄마, 나 키우기 싫어? 고비를 넘겨야 하는 순간 후회의 온도 수신 불가 하소연 뼈아픈 고백 좋은 엄마 코스프레 아이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말 입조심 흙수저 엄마라서 미안해 자식이라는 존재 이상한 계획 연중무휴 터널 속 고독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Chapter3] 이 병, 치료가 되는 걸까? 엄마, 업어줘(독백) 잃어버린 로드맵 눈물일까? 콧물일까? 때로는 이런 날도 있어야지 호르몬의 장난 우리도 있다, 고양이 또 다른 전쟁, 다이어트 평범한 일상을 바랍니다 부모의 분리불안 씻지 않는 아이 병원 대기실 풍경 약을 꼭 먹어야 할까요? 의사의 말말말 [Chapter4] 우울증과의 동행 딸의 빈방(독백) 무엇이든 해야 한다 자유롭게 살기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선 변경 책으로 치유받는 삶 사려니 숲길 가만히 있어도 괜찮아 젊어서 하는 고생은 독이다 가을 풍경의 미세한 변화 위로의 식탁 꿈을 꿉니다 버지니아 울프처럼 너만의 방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 시시콜콜 살자 [에필로그] 오늘도 되는대로 살아갑니다 [더 전하고 싶은 이야기] 엄마, 나 이제 약은 안 먹어도 돼 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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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최상의 길은 아니더라도, 되도록 견디기 쉽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어. 조금이라도 편안한 길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것 외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엄마는 모르겠다. 사랑한다, 내 딸.
--- p.10 나는 조금씩 변해갔다.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제 아이와 놀아주는 건 놀이가 아니라 학습이었다. 아이큐를 향상시키는 블록들은 쌓여갔다. 놀이로 둔갑한 공부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은근히 아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 살이 되었을 무렵, 아이의 입에서 다시 한번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왔다. “엄마, 나 키우기 싫어?” --- p.80 나를 질책하지 마시라.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잘못이 없다. 나는 단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어리석음과는 조금 다른 ‘무사유의 인간’이었다. 무의미한 계획만을 세우는 인간이었다. 아이를 보내기 전 마지막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깨끗하게 씻겨서 엄마가 없는 빈자리에 묻은 땟국물까지 완벽하게 씻어내야 한다. 나의 주말은 그렇게 고단하게 끝났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딱 그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 p.119 포기라는 단어에 왜 그렇게 민감하게 굴었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포기하면 안 되는 것들은 따로 있다고. ― 의미 있는 도전 ― 인간답게 사는 것 ― 받을 것을 계산하지 않고 주는 마음 ― 불의에 저항하는 마음 같은 것들 이 세상엔 포기하면 안 되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부끄러웠다. 그동안 철들지 않은 채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었다. 나를 표백제에 담갔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길 기다린 다음, 있는 힘껏 치대고 빨아서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구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빨고 나면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 p.159 지금은 우리가 추억을 만들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다행스럽게도 시간은 충분하다. 며칠씩 씻지 않아서 냄새나는 몸으로 살았던 시절도 추억거리로 만들자.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있었어. 그때는 죽고 싶었었지. 하며 어딘가 깊어진 눈으로 말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자. --- p.172 딸의 삶에 지금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유치한 농담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를 바란다. 하나 마나 한 실없는 이야기들로 밤을 지새웠으면 좋겠다. 일상의 곳곳에 숨어 있는 빛나는 순간들을 찾아내 온 마음을 다해 그것들을 즐겼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동안 엄마가 보여준 수많은 헛다리와 삽질을 교훈 삼아 이참에 인생의 노선을 확실하게 변경했으면 좋겠다. --- p.202 변하지 않아도 매우 아름다울 수 있음을 숲에서 배운다. 그냥 먹고, 자고, 보고 어떤 대단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진다는 것. 무언가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리 삶에서 가림막 하나만 치워버리면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사려니숲에서 깨닫는다. 어려운 때일수록 숲처럼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서 있어야 한다. 불안하던 마음이 천천히 안정을 찾으면 딸에게 마음의 말을 한번 걸어보려 한다. 내 딸, 그동안 잘 버텼다. 이제는 숲에 서 있는 것처럼 마음껏 숨을 쉬렴. --- p.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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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앓는 딸에게, 사랑으로 써 내려간 엄마의 일기!
중화권을 울린 스테디셀러, 〈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첫 개정판! 우울증을 앓는 딸과 감정조절 장애를 앓는 엄마, “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함께 버티며 나아가는 우울의 무게 우리 삶은 맑고 궂음을 반복한다. 그런데 이 변화무쌍함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남들은 부슬비를 맞고 섰는데 나만 거센 폭풍우를 견뎌야 한다든지, 저 사람은 봄인데 나 혼자 겨울이라든지. 늘 그런 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안다. 산다는 게 원래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거짓말처럼 날이 개어 고운 볕이 든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에는 딸의 우울증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부드럽고 단정한 언어로 적혀 있다. 때로는 안타깝기도, 사랑스럽기도, 슬프기도, 그리고 끝내는 먹먹해지게 만드는 이 책의 문장을 곱씹어 삼키다 보면 나 역시 이들의 일상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 문장들은 슬픔을 나눠 가진 엄마와 딸의 연대이자, 다그치고 화를 내는 대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는 가족의 사랑인 것만 같다. 남들보다 궂은 날씨를 만난 딸, 그리고 그 비바람을 막아 주기보다 함께 견디기로 한 엄마의 결심은 사랑의 빛깔까지 더해져 무척이나 찬란히 빛난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이유로 나눠 안을 수 있는 슬픔의 무게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함께 버티다 보면 슬픔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만든다. 어떤 때에는 동굴 속 미로에서 길을 잃은 듯한 답답함에 마음을 다치기도 하겠지만, 사랑의 힘은 아주 세고 그 어떤 시련이든 이길 수 있게 하니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 그리고 나를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안전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울증과의 싸움에서 나아갈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 알 것만 같다. 이 책은 우울증에 관한 깊은 이해와 끈끈한 사랑의 의지가 ‘어떠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회복의 기록이다. 뒤를 돌아보고, 되는대로 사는 삶 바쁘게 돌아가다 보면 내 마음이 얼마나 소란한지 들을 수 없다. 반짝이는 것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 일상에 어찌나 재미난 것들이 많은지, 세상에 나와 닮은 ‘나’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가끔 우리는 성취만이 행복이라 느끼고는 한다. 그러나 그 어긋난 행복에는 욕심이라는 속성이 있어, 다음 행복을 위해선 더 많은 성취를 거머쥐어야만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을 쓴 김설 작가의 말을 빌려 이야기해 보자면, 아이가 대학에 가면 행복할 것 같던 마음이 취직한 뒤에야 행복해지고, 취직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았던 마음이 진급한 뒤에야 행복해지는 것과도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늘 행복할 수 있는 지점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평생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무엇이 우리를 이런 사람으로 만들고 있을까. 살아간다는 건 늘 경이로운 일이고, 우리는 삶에 수반되는 고통을 피하거나 원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쓴다. 하지만 조금 아프면 어떤가. 울다가도 웃을 수 있고, 웃다가도 다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일 텐데. 물론, 그런 시시콜콜한 날들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그땐 미처 알지 못하겠지. 이 책은 그런 작은 기쁨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아주 자세하고 절실한 목소리로 기록되어 있다. 작가는 책 끝에 접어들어 ‘일상에 숨어 조용하게 반짝이는 것들’을 딸 덕분에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살아왔던 시간을 다시 살피라는 듯, 그렇게 앞만 보며 살아서는 안 된다는 듯,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딸의 우울. 어쩌면 그건 잠시 멈춰 뒤돌아보라는 신호가 아니었을까. 앞으로 살아갈 머나먼 날들을 내다보고, 미리 살아볼 기회 말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며 살아갈 수 없고, 죽을힘을 다해 멀리 뛰어가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물이 흘러가듯 ‘되는대로’ 살아가는 마음. 나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고, 말을 걸고, 아프지 않게 잘 돌보는 마음. 멀리 가기 위해서는 그런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작가의 경험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자세와 태도를 배울 수 있을까. 개정판에서만 만나는, ‘더 전하고 싶은 이야기’ 개정판에서는 책 출간 이후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4년 만에 출간된 개정판에는 딸에게 다시 쓰는 편지와 출간 이후의 일상을 담은 두 편의 일기가 추가되었다. 우울증 이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면 꼭 펼쳐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함께 뛰기로 한 트랙에서 두 사람이 어떤 길을 마주하게 되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가 만난 ‘희망’ 혹은 ‘다시 일어서는 힘’은 단순히 낙관적인 기대와 막연한 소원의 결과물이 아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과거를 돌아보는 구체적인 행동에 기인한다. 감정조절 장애가 있는 엄마, 그리고 우울증을 겪는 딸. 어딘가 한구석이 아프고 지난했던 이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면서 강해지는 모습은 끝내 우리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야 만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 희망을 마주할 수 있다고, 그리고 절벽 끝에 매달린 채로도 서로를 붙잡음으로써 희망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는 가장 커다란 메시지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절망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의 가치 말이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비밀스러운 고통이다. 그리고 어디에도 입을 떼지 못한 채 그 모습을 바라봐야 하는 가족의 마음이란, 당사자가 아니라면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작가는 모두가 희망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끝이 보일 터널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잘 버텨 나가면 좋겠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과거를 살아왔든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또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다 한들. 이 책은 결국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며 다정한 손길을 내민다. 우울증을 겪고 있을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해 삶의 희망을 꺼뜨려 가는 이들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어줄 책이다.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 슬픔에 빠질 수는 있겠으나, 곱게 빠지지는 않겠다는 다짐.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오늘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