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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축하의 글 - 김선화 서평 - 이상렬 1. 어에꼬 알분이 뻐꾸기 어에꼬 청포도 배웅 아버지의 손 유랑(流浪) 달밤 개미 왜 키가 작아요 큰일 낼 여자 전설따라 삼천리 2. 무심도 병이다 박노인의 제사 도깨비에 홀리다 까치와 직박구리와 나 숨바꼭질 그녀가 궁금하다 어린것들은 예쁘다 무심도 병이다 오늘도 낚였다 자아도취 기로에 서다 그래서 우린 친구야 3. 해봐야 안다 유택(幽宅) 해봐야 안다 몽실이 마지막 소원 위로가 되었던 한 구절 초콜릿 그해 겨울 독수리 사형제 시동생의 주말농장 외면 예쁜 딸 4.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 어머니를 향한 절절한 사모곡(思母曲) 해석이 필요해 마음을 비춰보다 꽃으로 문질러 쓴 애달픈 인생 이야기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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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선 주르륵 눈물이 흘러나왔다. 일찍 세상을 떠난 언니와 오빠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본 것은 그게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나는 엄마에게 오빠에 관해서 묻지 못했다. ‘어에꼬, 어에꼬.’ 비명처럼 신음처럼 터져 나오던 엄마의 음성이 나를 제지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언니와 오빠 만나러 가신 지도 6년이 되었다.
---「어에꼬」중에서 다행히 아들도 내 의도대로 어려서부터 떼쓰는 일도 없었고, 자기 고집은 있지만 제가 할 일은 부모의 손을 빌리거나 걱정하게 하지 않았으므로 나도 모르게 무심한 어미가 된 것이다. ---「무심도 병이다」중에서 치 담그기 같은 무형의 유산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듣고 체험을 해야 그 명맥이 이어질 텐데. 공장 김치의 일률적인 맛이 아닌 그 집안만의 독특한 김치 맛은 손맛의 전수일 터인데 김장을 하는 집이 줄어들수록 다양한 김치 맛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봐야 안다」중에서 딛고 올라설 발판도 없이 온몸으로 세상이란 언덕을 오르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하루 열두 시간의 근무는 선망에 불과했고, 밤 열 시가 되어야 끝나는 일과에도 늦은 시간까지 책을 읽거나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배움에 대한 열정과 끈을 놓지 않는다. 오늘날 그가 일궈낸 결과물들은 그런 그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정체라는 것을 증명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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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이를 먹는 것과 함께 내 몸의 기능들은 쇠퇴하고 있다. 더 퇴보하기 전에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책을 묶으려고 한다. 등단 18년 만이다. 여적 책을 한 권도 묶지 않았다. 그 이유의 첫 번째는 게을러서 부지런히 글을 쓰지 않아서고, 두 번째는 수필이라는 장르가 내 주관적인 생각이나 체험을 쓸 수밖에 없으므로 내 짧은 소견이 만천하에 들통나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제야 용기를 내어 본다. 그동안 썼던 글들을 정리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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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만나기 어려운 겸손하기 그지없는 성품의 소유자 수필가 권혜선. 등단 18년 만에 묶는 첫 수필집에 추천의 글을 얹게 되어 기쁘다. 그의 담백한 문체를 높이 사며, 올곧게 살아온 삶을 귀하게 여긴다. - 김선화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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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혜선, 그녀는 멋없는 지성과 날카로운 논리로 문학을 휘두르는 심판자가 아니었다. 들판, 연기 나는 거실, 농장, 길 위에서 언어를 채취하고 약간의 불완전함과 더불어 사는 작가다. 그녀가 지닌 수필 어휘의 때깔은 자극적이라든지 충격적이지도 않았고, 하류의 물살처럼 천천히 흘렀다. - 이상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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