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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여러분도 언젠가 에르미타지에 꼭 한 번 가보시기를
Chapter 1 겨울궁전 그때도 사람들은 살아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전시관 거친 시베리아, 섬세한 문명, 시베리아 문명 전시관 시간을 이긴 곳, 이집트 소그디아 만나기, 중앙아시아 벽화 선사시대 야코프 요르단스 특별전 황제의 일상, 겨울궁전 황궁 전시실 두 개의 복도 안투안 와토와 프랑스 회화 나폴레옹 전쟁 기념관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중동 장식예술 소설 《내 이름은 빨강》과 이슬람 회화 동아시아 예술관 화폐 전시관 비잔틴 이콘 길을 잃다 갑자기 만난 황금빛 성당 Chapter 2 소에르미타지 500년 전 사람들의 판타지와 일상, 네덜란드/플랑드르 회화 파빌리온 홀 독일 르네상스와 크라나흐 폼페이 유물 특별전 캄파나 후작의 유물 나는 거기서 나의 왕궁을 찾았다, 대영박물관 아시리아 유물 특별전 슈킨 저택으로의 초대 Chapter 3 대에르미타지, 신에르미타지 로마 조각상 스페인 황금기 회화, 엘 그레코 렘브란트 루벤스와 얀 데 헴, 네덜란드 바로크 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 ‘웅크리고 있는 소년’ 부드러운 카리스마, 라파엘로 다빈치의 방 신에르미타지에서 가장 중요한 방과 예카테리나에게 바치는 알레고리 알레산드로 마냐스코 카노바의 조각 화려하지 않으면 무기가 아니다 막스 에른스트 특별전 Chapter 4 신관 에르미타지 신관 첫 관람, 왜 여기에 한국 작가 작품이? 르누아르와 인상파 수집가 모로조프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마티스와 슈킨 모네 반 고흐 인상주의 이후 유럽 칸딘스키 피카소 켄트 록웰 긴긴 코로나의 끝, 로뎅 러시아 친위대 역사관 세상에서 제일 비싼 달걀, 파베르제 아프리카 예술 Chapter 5 관외 멘쉬코프 궁전 비보르크 에르미타지 분관 미처 가보지 못한 곳들 맺는 말 서유럽의 신선한 바람을 모아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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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에르미타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겨울이 지나 항구가 녹으면서 발트해 크루즈 선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항하기 시작하는데 그 시즌에 맞춰 이 도시의 여름 관광 시즌이 시작된다. 페테르부르크는 겨울이면 밤도 길고 눈도 많이 오고 추워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지가 아니지만 여름이 되면 사정이 180도 달라진다. 백야가 오면 밤늦게까지 환하고 정말 아무리 더워도 30도를 겨우 넘는 시원한 여름은 도시를 즐기는 스타일의 여행자에겐 정말 사랑스러운 도시 그 자체가 된다. 물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곳도 여름이 점점 더 더워지는 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시원한 강가에서 부드럽게 사그라드는 노을을 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은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할 정도로 기분 좋게 만든다.
--- p.60 종교를 떠나서 보더라도 이콘은 보고 있으면 참 매력 있는 예술이다. 중세 특유의 우울함과 근엄함이 모든 등장인물의 얼굴에 서려 있다. 얼핏 보면 8세기에 그려진 이콘과 15세기에 그려진 이콘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신의 얼굴을 그린다는 이유 때문에 그리는 방식과 기법을 엄격하게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콘은 아주 천천히 진화했다. 이콘 화가들은 자신만의 표현력을 조금씩 넓혀왔고 카논이라 불리는 이콘 그리는 규정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화법을 창조했다. 그래서 이즈음 해서 안드레이 루블료프 같은 이콘의 거장도 등장한다. --- p.101 미켈란젤로는 조각가가 본업이고 화가는 부업이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부동산이거나 부동산에 포함된(고정된) 것일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고정된 작품의 비극은 건물이 화재나 전쟁 중 폭격 등으로 없어지면 작품도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화가로서 미켈란젤로를 보면 그가 남긴 그림 중 제일 유명한 ‘천지 창조’와 ‘최후의 심판’은 천장화와 벽화다. 유명한 피렌체의 다비드상은 수백 년간 시뇨리아 광장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 가장 많은 작품이 남아 있고 그나마 옮길 수 있는 크기의 작품이 루브르 같은 유럽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 p.173 수크(Souk, 시장)에서 한 블록 벗어난 듯한 조용한 공간에서 회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느긋하게 앉아 쉬고 있다. 하늘색에 가까운 민트색 배경이 청량한 기분을 불어넣고 가운데 앉아 있는 두 명은 유리 어항의 금붕어를 바라본다. 뒤편에는 담소를 나누는 듯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처음에는 투명한 느낌이 나서 수채 과슈로 그렸나 했지만 알고 보니 유화다. 의상, 표정, 배경 모두 마티스다운 단순한 선과 색으로 그려졌다. 실제 이 모습을 보았다면 베르베르인의 의상과 터번의 천은 그리스 조각처럼 주름이 늘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티스는 과감하게 주름을 지워버리고 형태만 남겨두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앉아 있는 민트색 바닥 혹은 카펫도 화려한 무늬가 수놓아져 있었을 것이다. --- p.237 시내에서 보라색 라인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면 ‘스타라야 제레브냐’라는 역이 있다. 그 옆에 에르미타지 수장고 겸 복원센터가 있다. 한국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청주에 전시형 수장고를 운영 중인데 이곳이 그런 곳이다. 에르미타지 카드로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게으름으로 이곳 또한 가지 못했다. 하다못해 이곳은 내가 사는 곳과 가까워 버스로 15분 정도면 갈 수 있었던 곳이었는데도 말이다. --- p.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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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 300만 점, 전시 길이 27킬로미터, 1천여 개의 전시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에르미타지에서 인류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우리가 어떤 서양 미술사 책을 펼치든 거기서 언급된 작가의 작품은 여기 에르미타지에서 만날 수 있다. 유명한 대가들의 그림을 마주하고 수백, 수천 년 전 유물을 감상하는 것은 저자의 5년간 러시아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다. 비록 러시아에서 정작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은 그만큼 자주 만나지 못했으나 인간이 쌓아 올린 위대한 아름다움의 역사를 수시로 둘러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작가의 수와 작품은 전체 전시작 중 정말 소수다. 그러기에 러시아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사시대 여신상이나 암벽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종교적 이유이든 단순히 심심풀이 행위든 기억을 남기는 일이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류의 출현과 같이 시작된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 사회가 발전하면서 미의 기준은 항상 변화했지만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멈춘 적은 없다. 그렇다면 박물관 또는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인류가 추구해온 아주 중요한 가치의 역사를 전시해 둔 공간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박물관은 정말 최적의 공간인 것이다. 시각 자료도 많고 연대별로, 분야별로, 지역별로 정리도 잘 되어 있으며 설명도 충분하다. 저자는 인간을 더 잘 알기 위해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선택했구나, 라고 자답하였다. 그렇게 박물관 덕후가 되었고 러시아에서의 시간은 정말 성공적인 박물관 덕질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일종의 결과 보고서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서방을 향해 열린 창이라고 부른다면, 그 창을 넘어 들어온 서유럽의 신선한 바람을 모아둔 곳이 에르미타지다. 지금은 전쟁으로 닫혀버린 그 창이 훗날 예전처럼 훤히 열려 전 세계 문화의 바람이 사통팔달로 흐르는 땅이 되길 기원하며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