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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놓은 똥은 치워야지 않것소
동료 시민 10인의 탈핵잇_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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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사람이 잇고, 있다 6
국내 핵발전소 운영 현황 10
일러두기 11

김우창이 만난 동료 시민들

황분희 | 월성 핵발전소 최인접 마을에 사는
‘황분희들’의 주문, 안전할거야 13
장마리 | 동료 시민의 힘을 믿는 장마리 캠페이너 35
이규봉 | 핵발전소에 종속된 지역에서 나를 지키며 살아가려면 59
장영식 | 당신은, 핵발전소 유치하는 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나요? 75
김용호 |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싸우는 사람들 102
인터뷰를 마치며 | 탈핵은 지역주민만의 숙제가 아냐 126

이태옥이 만난 동료 시민들

김영희 | 영희는 법으로 싸운다 129
노병남 | 싸놓은 똥은 치워야지 않것소? 162
이옥분 | ‘삼척평화’의 탈탈탈 분투기 192
오하라 츠나키 | 후쿠시마가 죽음의 땅? 그곳에도 사람이 살아요 224
용석록 | 울산 시민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산다 258
인터뷰를 마치며 | “탈핵하는 사람, 귀하고 소중한 존재들” 292

저자 소개 2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고민해 보지 못했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에너지정책, 밀양송전탑 갈등, 핵발전소 인근 주민 피해 등에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사업 합의의 의미와 맥락: 합의 주민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전의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갈등 관리전략으로 인한 이해관계자 변화와 공동체 붕괴」,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느린 폭력 드러내기」 등이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고민해 보지 못했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에너지정책, 밀양송전탑 갈등, 핵발전소 인근 주민 피해 등에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사업 합의의 의미와 맥락: 합의 주민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전의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갈등 관리전략으로 인한 이해관계자 변화와 공동체 붕괴」,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느린 폭력 드러내기」 등이 있다.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 10월 중순부터 2021년 7월 초까지 8개월여를 월성 핵발전소 부근 마을에서 살며 연구했다. 책이나 논문을 통해 접했던 핵발전소의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라,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 그리고 공기를 통해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위험과 불안을 함께 고민했다. 방사성 물질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불안’을, 나아가 이것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주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조차 보이지 않게 만드는 현실’을 연구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매주 자신들의 관과 상여를 끄는 주민들의 투쟁을 정리한 책 『원전 마을』이, 당신에게도 ‘불편하지만 꼭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던지길 바란다.

김우창의 다른 상품

영광에서 여성농민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영광여성의전화와 가정폭력상담소, 민들레세상 지역아동센터를 만들고 운영했다. 10년 전부터 원불교환경연대 기후환경활동가로 살고 있다. 저서로는 7년의 소성리 평화투쟁기를 엮은 《정이어든 죽기로써》1·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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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48*210*20mm
ISBN13
9791187342304

책 속으로

그 할매가 최근에 상여 시위에 나와서, 우리한테 미안하다고 했어. 그 이후론 못 나왔어. 딸내미 때문에. 피자집인가 통닭집인가를 하거든. 딸내미가 먹고살려고 다시 고향에 들어와 가게를 차렸거든. 근데, 엄마가 계속 우리 집회장에 나오니까, (한수원이) 직원들을 가게에 못 가게 하거나 배달을 딱 끊어버렸다는 거야.
--- p.24

원전 문제의 어려움은 그 문제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막혀있다는 점도 있지만, 그걸 쉽게 전달하는 것도 어렵잖아요. 그린피스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은 ‘나의 기준’이 아니라, 이 문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거예요.
--- p.42

그렇다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많은 울진 군민과 지역단체가 하나의 목소리로 핵발전소를 비판하고 막아왔지만, 왜 현재는 다수가 ‘고향을 지킨다’라는 명분으로 핵발전소를 찬성하고 지지하게 되었을까? 이규봉 씨는 “지금의 울진은 핵발전소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종속”되었기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 p.66

저는 탈핵 활동가들은 정말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나름으로 기록도 하고, 고민도 하고, 정말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송전탑-핵발전소-화력발전소가 7번 국도를 따라 이어져 있고, 우리나라 중앙집중형 에너지시스템의 모순이 고스란히 있거든요. 현장에 직접 가봐야 문제가, 그 속의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거죠.
--- p.92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시설을 반대하는 우리를 사회에서는 ‘님비(Nimby)’라거나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그게 맞는 건가요? 저는, 오히려 서울이나 수도권 등 위험하고 더러운 시설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면서,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님비’고 깨끗한 곳에서 살고자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했다.
--- p.124

탈핵운동은 거대한 핵마피아들과의 싸움이라 엄청 힘들어요. 이런 비교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기후운동은 탈핵운동보다 응원과 지지가 많아요. 둘 다 생존에 대한 문제인데 호응에는 차이가 크죠.
--- p.142

화장실 없는 집을 지어 놓고 임시화장실은 짓고 살다가 40년 된 낡은 집을 부술 때가 되니 추가로 임시화장실을 짓고 10년 더 살겠다는 짓거리예요. 싸 놓은 똥은 치워야 하지 않것소? 핵폐기물 처리 대책도 없이 오로지 핵발전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전력을 수급한 후과를 왜 핵발전소 지역주민이 또다시 떠안아야 합니까?
--- p.170

대학생이었던 후쿠시마 청년은 삼척을 떠날 때 ‘자신의 삶을 짓눌렀던 돌덩어리를 삼척 바다에 내려놓고 가볍게 간다’라고 했어요. 천연동굴 환선굴도 가고, 삼척시장님 만찬도 즐기고, 삼척 핵반투위에서 제작한 기념식수와 기념비도 원전 백지화 기념탑 옆에 세우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어요.
--- p.219

일본 참가자로부터 핵발전과 저선량 피폭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활동에 힘을 모으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세 번 싸워 모두 이긴 삼척원전백지화기념탑 앞에서 함께 춘 체르노빌 사고로 희생된 뭇 생명을 기리는 엘름댄스(느릅나무춤)도 큰 울림을 주었어요.
--- p.253

2016년 9월 12일 저녁이었죠. 저도 그렇고 사람들이 모두 건물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지진 진앙인 경주는 울산 바로 위쪽이에요. 여진이 계속돼서 몇 시간 동안 집에 못 들어갔어요. 지진의 공포도 무서웠지만,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날까 봐 더 걱정이었어요.

--- p.261

출판사 리뷰

탈핵은 지역주민만의 숙제가 아냐

‘탈핵 잇다’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황분희, 장마리, 이규봉, 장영식, 김용호 다섯 명을 만났다. 각자의 자리에서 탈핵운동하는 사람들을 잇고, 이제는 대중으로부터도 잊히거나 오래되고 낡은 환경운동의 하나로 인식되는 ‘탈핵’운동을 잇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탈핵운동이 궁금하면서도 그들을 그저 ‘탈핵운동’만 하는 전사나 영웅으로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리와 같이 그들이 누리는 일상과 고민이 궁금했고, 황분희 씨와 김용호 씨는 10년째 해온 운동과 싸움만이 아니라 쉽게 말하기 힘든 가족과 이웃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장마리, 이규봉, 장영식 씨를 통해서는 핵발전소를 지지하고 찬성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탈핵운동 안에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보통 우리는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돈 때문’이라고 나무라지만, 핵발전에 대한 위험과 안전의 문제를 ‘이권’과 ‘돈’의 문제로 치환하는 권력과 그 안의 사람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탈핵 잇다’ 작업을 하기 전에는 나 역시 핵발전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즉 찬핵과 탈핵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 사람들을 구분했다. 어떻게 지역에서 오랜 시간 외롭게 싸우고 버텨왔는지를 먼저 묻기보다, 왜 지역에는 싸우는 사람이 없을까를 탓했다. 어쩌면 나 역시도 ‘돈 때문에 저런다’라고 생각하던 보통의 연구자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5명의 인터뷰이와 그들이 싸워왔던 현장에 발을 디디면서, ‘탈핵’이란 그저 ‘핵발전소를 멈추고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핵발전의 비중을 낮추는 에너지 생산이나 믹스(mix)’의 관점에서만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탈핵은 하나의 거시적인 요구와 실천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되지 못한 지역과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확장되고 ‘복수’의 탈핵들로 나아가야 한다. 왜 싸우지 않냐고, 왜 핵발전을 지지하냐고 힐난하기보다, 전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안락한 삶이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공통 감각’을 이 책을 통해 키워나가길 바란다. 이 책이 당신을 귀찮고 불편하게 만들지언정, ‘탈핵’이라는 것이 그저 지역주민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모두의 문제라는 것에 공감한다면 저자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김우창

“탈핵하는 사람, 귀하고 소중한 존재들”

‘법으로 싸우는 영희 씨’는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위법성을 가리기 위해 소송 중이다. 법원의 각하 처분을 받아 든 다음 날 또 다른 소송을 준비한다. 지는 재판도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태풍과 지진으로 핵발전소 위험지수가 높아지니 김영희 변호사 변론과 탈핵싸움은 더욱 거세질 모양이다. ‘서울 사람들은 핵발전소가 싸놓은 똥이 무섭지 않냐’고 묻던 노병남 영광군농민회장은 망치가 돌아다니고 구멍까지 숭숭 뚫린 한빛 핵발전소 여섯 기의 안전이 늘 걱정이다. 2025년 1호기부터 시작해 영구폐쇄 예정인 한빛 핵발전소가 수명을 연장한다니, 농사꾼 발길이 자꾸 탈핵 현장으로 향한다. 탈핵, 탈송전탑, 탈석탄 깃발을 한 뼘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삼척우체국과 삼척시청을 부단히 오가는 이옥분 씨는 사부작사부작 사람들을 챙긴다. 손은 많이 가도 티가 안 나는 일이지만, 삼척평화를 지키러 오는 이들이 너무도 고맙다. 옥분 씨 건강도 누가 챙겼으면 좋겠다.

‘한국살이 24년 차 광주댁 오하라 츠나키 씨’는 한국 탈핵을 위해 영광과 고창, 함평, 무안 등을 동동거리며 오간다. 여전히 〈탈핵신문〉에 글을 쓰고 살림을 챙긴다. 오하라 표 핸드메이드 가방은 오하라 씨의 탈핵 활동을 돕는다. 가방 만드는 일이 오하라 씨에게 힐링이라니 응원해야겠다. 지난 5월, 갑자기 곁을 떠난 어머니의 빈자리를 메울 요량으로 어머니 밭에 꽃을 심고 씨를 뿌렸다. 풀매기 노동에 시달리지만, 옥수수와 감자 등 어머니 밭에서 거둔 것을 삶고 쪄 사람들과 나눈다. 〈탈핵신문〉을 만들고, 울산 등 전국 탈핵현장을 내달리는 용석록 씨에게 어머니 밭은 ‘짬’을 내어준다. 지난해 탈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필자가 만났던 ‘탈핵 잇_다’ 주인공 다섯 명은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 이후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핵폭주에 맞서 법원과 지역, 미디어 현장에서 싸워온 이들이다. 핵발전소를 안고 사는 지역주민은 늘 불안하고, 괴롭고, 외롭다. 일을 나눌 동료를 쉬이 찾기 어렵고 핵발전소 사건·사고들은 마주하기 두렵다. ‘탈핵 잇_다’는 수십 년 동안 탈핵 현장을 일궈온 사람들의 외침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10명의 이야기를 모아보니 탈핵운동의 역사다. 탈핵하는 사람들 모두가 ‘귀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독자들도 알아챘으면 좋겠다.
-이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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