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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비방을 펴내며
Une vie francaise(프랑스의 삶) 초대의 묘미 테라스의 삶 1월의 블루 La table de famille chez lee(지은 집밥) 모네의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우리는 모두 할머니의 손자 손녀, 앙디브 오 장봉 르누아르의 살구 타르트 가을의 첫 번째 편지, 포도 bijoux de France(프랑스의 보석들) 아빠를 위한 도서관 청춘 못지않게 아름다운 노년, 다니엘 아름다운 너의 집 Bon voyage(즐거운 여행) 구석에서 찾아낸 뱅 존의 고향 쥐라 이곳은 프로방스 종착역은 마르세유 Exposition ce mois ci(이달의 전시) 오베르쉬르와즈의 반 고흐, 마지막 나날들 마크 로스코 회고전 마티스, 붉은 아틀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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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비방을 펴내며
Bonvivant /bo vi.va/ personne d’humeur joviale qui apprecie les plaisirs de la vie 프랑스어로 ‘봉비방’은 좋아하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즐거움을 찾아 누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얗고 빳빳한 시트와 발가락에 닿는 따스한 햇볕과 한여름의 매미 소리와 소나무 냄새, 코끝이 찡해지는 겨울에 몸을 데워주는 향기로운 뱅쇼, 저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로 감격했던 좋은 전시, 여행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묘비와 그곳의 공기… 제가 좋아하는 이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 온라인 구독 서비스인 ‘봉비방’을 시작했습니다. 저 혼자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서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즌제가 된 봉비방은 3개월을 한 시즌으로 매주 수요일에 발행됩니다. 2023년 9월 6일 시즌 1의 첫 호를 시작으로 시즌 1, 2, 3을 거치면서 어느새 36호의 봉비방이 모였습니다. 구독자분들과 함께 달려온 지난 일 년, ‘봉비방’의 생일을 어떻게 축하할까 하다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모아 ‘봉비방’ 일주년 기념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봉비방’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색색으로 빛나는 36호의 커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제 자신에게 여러 번 되물어봅니다. ‘봉비방’다운 삶이란 그저 늘 행복하기만 한 삶이 아니라 거울 조각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채집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슬픔과 좌절, 욕망과 번민, 짜증과 힘겨움 속에서도 잠시 빙그레 웃을 수 있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삶의 서랍이 꽉 차는 순간이 오겠죠. 사금을 걸러내듯 인생이라는 체 위에 남아 있는 보석들을 물끄러미 들여다볼 시간들이요. 그러면 잘 부푼 빵 반죽처럼 서서히 차오르며 반짝이는 마음에 주름진 손을 얹고 말할 겁니다. 살아 있어 다행이야. 참 좋은 삶이었어. - 이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