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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40
1부 들이쉬는 숨 1. 휴식 2. 벚꽃 3. 뿅뿅 오락실 4. 여드름 5. 전쟁기념관 6. 대통령실 기자실 7. 기차 8. 퇴근 2부 내쉬는 숨 1. 긴 숨 2. 새벽 어스름 3. 글 고민 4. 백일장과 선녀들 5. 오리처럼 뒤뚱뒤뚱 6. 여행 7. 습관 8. 배움 3부 그리운 숨 1. 민트초코 2. 오 박사 3. 아들의 독립선언 4. 밤양갱 5. 유전과 유산 6. 어머니의 졸업식 7. 류씨 집안 ‘김장 대작전’ 8. 저녁이 있는 삶 4부 부는 숨 1. 해 2. 꿈 3. 하루키 4. 국화 1 5. 국화 2 6.10시 10분 7. 계절, 변화 8. 활 낙타 에필로그 : 50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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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으로 부서져 들어오는 햇살 조각들…멈추지 않고 달리던 생의 시간이, 기차가 쉬었다 가는 시골 간이역처럼 숨을 고른다. 이런 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살 수 있다.
---「휴식」중에서 3월이면 윤중로를 따라 죽 늘어선 벚나무에 연분홍빛 감도는 하얀 벚꽃이 팝콘처럼 부풀어 오른다…둘은 한참을 걷다 의자에 앉아 세월처럼 흘러가는 한강을 물끄러미 바라봤다…문득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나는 단 하나 뿐인 우주, 단 하나 뿐인 존재를 바라보았다. 벚꽃의 꽃말이 ‘아름다운 영혼’ ‘삶의 아름다움’이라고 했던가. 휴식의 시간은 짧았지만, 벚꽃과 군상의 인상은 깊고 길었다. ---「벚꽃」중에서 잉태했던 핏줄이 세상에 나와 이렇게 내게 살아갈 의미를 선사하고, 그 의미가 전해준 광활한 에너지. 그 기분을 반구대에 새기진 못할지언정 글이라도 남겨두어야 했다. ---「민트 초코」중에서 키는 봄날 담장 아래 핀 보랏빛 제비꽃같이 자그마하고, 얼굴은 여름 들장미처럼 소박하며, 성격은 겸손한 가을 모란을 닮았다. 술에 취해 들어간 나를 대하는 눈빛과 표정은 겨울 난초처럼 매서운, 사계절을 갖춘 ‘꽃’ 같은 여인. 그녀, 나의 아내. ---「오 박사」중에서 전쟁기념관을 걸었다. 이태원로 29. 10만 평반미터의 광활한 공간. 기자인 나의 산책로…과거의 전쟁 무기들 사이를 걸었다. 문득 녹슬고 거친 탱크 표면을 쓱 만져 보았다. 차가웠다. 노병의 낡은 철모처럼. 마음이 움찔했다. 사는 게 전쟁 같아서. 꼭 40 같아서. ---「전쟁기념관」중에서 아침 온도는 파랗다. 푸른 그림자에 뒤덮힌 회색 아파트 숲 사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 세계의 전체 배경색을 점점 밝히는 존재의 묵직한 걸음 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인다. 고요하다. 붉게 타오르며 이글거리는 1억 5천만km 멀리 있는 불더어리가 떠오르는 소리다…그는 말없이 세계의 배경색을 바꾸며 오늘도 묵묵히 제 일을 시작한다. ---「해」중에서 두 사내의 고독과 고단함이 서로의 술잔에 하얗게 담겨 있다. 이따금 위로처럼 들리는 영화음악의 찰랑거림…”벽시계를 보니 10시 10분이더군요. 작은 바늘과 큰 바늘이 마치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것 같더군요. 기분 좋은 날엔 ‘만세’ 우울한 날엔 모든 걸 포기한 채 세상에 ‘항복’하고 싶은 것처럼. ---「10시 10분」중에서 나의 40은 활시위를 단단히 붙들고 고요히 과녁을 응시하는 40이다. ---「활」중에서 얼굴부터 덥수룩한 털은 턱과 목 아래까지 덮어 노련한 자태를 뽐냈고, 짐짝처럼 매단 등허리 혹 두 개. 인생의 고개처럼 굽이친다…작열하는 태양아래 모래바람만 서걱거리는 지긋지긋한 삶의 벌판에 낙타들의 행렬이, 보이는 듯 사라진다. ---「낙타」중에서 여자 육상 5,000m 결승 캄보디아 육상선수 ‘보우 삼낭’ 그녀는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서 조금 느리든 빠르든 목적지에 결국 도달한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 끝까지 뛰었다.” ---「작가의 말」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