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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007
Drumbeat 해설 143 Afterword 비평의 목소리 153 Critical Acclaim 작가 소개 160 About the Auth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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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현실의 질곡에 갇힌 인간 존재의 심부
「북소리」는 지금은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남성 화자 ‘나’가 한때 머물렀던 ‘논골’의 하숙집을 찾아 옛일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논골 분지’는 세상에서 밀려난 이들이 모인 닫힌 공간이며, 다들 고개 너머 저쪽 화려한 도시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시내로 나가는 길목에 있는 전당포의 위압적인 간판과 고개 마루턱의 다 쓰러져가는 교회당의 초라한 모습이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이 분지 동네의 상황을 압축하고 있는 상징이 동네 야산 꼭대기에서 들려오는 무당집 ‘북소리’다. 이명처럼 들려오는 그 북소리는 “뭔가 독에 빠진 인간들의 신음 소리” 같기도 하고, “미친 사람들의 혼을 달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오 년 만에 다시 찾은 논골은 하숙집 주인 할아버지의 죽음 말고는 거의 변한 것이 없다. 성애는 여전히 집 밖으로 떠돌고 있고, 가난의 풍경도 그대로다. 다만 한 가지, 그새 무당이 죽은 것일까. 야산에 올랐지만 더 이상 북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화자는 ‘북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 ‘논골’을 찾았을 테지만, 이제 ‘북소리’마저 사라진 그곳에서 그는 다시 한번 길을 잃는다. 이렇듯 송영의 「북소리」는 70년대 서울 변두리 하층민의 생활공간을 풍부한 상징과 암시 속에 재현하는 가운데, 시대 현실의 질곡에 갇힌 인간 존재의 막막한 심부(深部)에 이르고 있다. -정홍수 (문학평론가) 해외의 독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한국의 단편소설들 영어로 한국의 우수한 문학작품을 번역하여,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 한국문학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세트(61~75번)가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세트 5는 지난 세트와 또 다른 카테고리로 새로운 느낌과 깊이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출간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세트 4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소개되는 등 국내외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드라마와 음악으로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이제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 분야로도 널리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는 신경숙 작가와 같은 스타 작가의 작품이 번역되어 해외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직 영어권 국가에서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지금까지 75명의 한국 대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우수한 작품들을 번역하여 작품에 대한 해설문까지 수록한 만큼 한국의 단편소설을 해외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시아 출판사는 올해 안에 세트 6과 세트 7을 출간하여 총 105권의 대규모 전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이 시리즈의 번역을 총괄적으로 맡고 있는 전승희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과 브루스 풀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한국문학 교수는 “앞으로 나올 식민지 문학작품들은 한국의 일제 강점기를 전후로 한 중요한 문학작품들로서 전집이 완간되면 시리즈에 대한 인지도는 해외에서의 한국문학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계’, ‘일상의 발견’, ‘금기와 욕망’ 현대 사회의 내밀한 부분에 존재해온 문제의식을 재조명한 3가지 키워드 시리즈는 한국 내에서 문제의식을 가진 중요 작품들을 선정한 후 카테고리별로 묶어 세트마다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이번에 출간된 다섯 번째 세트는 ‘관계(Relationship)’, ‘일상의 발견(Discovering Everyday Life)’, ‘금기와 욕망(Taboo and Desire)’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김주영, 윤영수, 정지아, 윤성희, 백가흠 (관계) / 오수연, 강영숙, 편혜영, 부희령, 윤이형 (일상의 발견) / 송영, 정미경, 김숨, 천운영, 김미월 (금기와 욕망)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중요 단편소설들을 수록하였다. 세 개의 카테고리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로 사회가 철저히 변모해 온 과정에 따른 여러 가지 양상을 포착하였다. 예컨대 과학문명으로 대표되는 근대화가 만든 인간의 물성화(物性化), 가족의 범주를 벗어나 다각화된 새로운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현대인의 모습 등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에 의해 변모해가는 21세기 한국인의 일상적 풍경들이 오롯이 작가들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또한 세기말을 통과한 한국 소설이 환상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개척으로 인해 무궁무진한 소재 발굴과 한계의 극복을 이뤘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재미와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번역진의 구성으로 작품마다의 개성이 담긴 영역본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고 집중적인 영어 학습을 유도한 디자인 한국의 지역별 방언이 담긴 작품 『쁘이거나 쯔이거나-Puy, Thuy, Whatever』이나 독백체로 구성된 작품 『젓가락여자-Chopstick Woman』 등 이번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세트 5에는 독특한 개성적 작품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러한 개성 넘치는 작품들의 번역을 그대로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전달하기 위해서 현지 내러티브 번역자들이 참여하여 번역문 하나하나를 갈고 닦아, 영어권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호응하며 읽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이 시리즈는 한영대역선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한국어와 영어를 되도록 대칭으로 배치하여 따라 읽을 때 부담이 없도록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