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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_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모든 여성들에게 보내는 헌사[INTERVIEW 01]배려라는 이름으로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 일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 강지혜[INTERVIEW 02]‘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 잘해내고 싶어요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 김승주[INTERVIEW 03]늦은 나이에 전통적인 유리천장에 도전하다오케스트라 지휘자 ― 한상영[INTERVIEW 04]나의 꿈은 단지 ‘현장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에요화재진압 소방관 ― 박수민[INTERVIEW 05]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하는 여성이 이상한가요?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 박애선[INTERVIEW 06]여성이라 약점이 있으면, 강점도 있는 법이죠대동물 수의사 ― 신민정[INTERVIEW 07]군인과 항공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여자아이공군 항공기 조종사 ― 이세리[INTERVIEW 08]업에 들어가면 여성 도예가 수가 적은 이유전통 가마 도예가 ― 박도연어디에나 존재하는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제언마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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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평균적인 수’가 되는 그날까지! 자신의 일을 열렬히 사랑하는 여성들이 전하는 남초 직군 분투기어느 곳이든 ‘소수’로 존재한다는 것은 외롭고 고된 일이다. 남초 직군에서 일하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온통 남자들뿐이기에 ‘여성으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에 의구심 혹은 부정적인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는 성별을 따질 일이 아님에도 ‘내가 여자라서 못 버티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도 못 믿는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여성은 전 세계 0.1%밖에 없다고 알려진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이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묻는 것인 줄 알았는데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라는 의미라는 걸 알고 당황했다고 말한다. 불공평한 질문이지만 여성 후배들이 계속 배를 타기 위해서라도 여성이 ‘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는 더 잘해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이미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계속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것과 서 있어야 할 곳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어쩌면 서글픈 일일지도 모른다. 여성이 정말 드문 직업인 화재진압 소방관으로 일하는 박수민은 현장에서 자신의 ‘쓸모’를 입증하기 위해 남자들도 따기 어렵다는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공부했다. 콩쿠르에 여성 지휘자가 올라올 때마다 심사위원들이 재킷을 뒤집어쓰고 연주 보기를 거부했다고 하는 전통적인 유리 천장 클래식의 세계.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좌절하기보단 오기와 결핍으로 인한 노력 덕에 여성 지휘자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다수의 인터뷰이들이 위험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중요한 일이라서 여성들이 ‘배려’라는 이름으로 비일비재하게 ‘배제’를 당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경찰의 미흡한 대처가 입에 오르내릴 때마다 사회 곳곳에 번졌던 ‘여경 혐오’ 현상을 떠올려 보자. 계속 이렇게 ‘부당한 배려’를 받는다면 여성들은 대체 어디에서 경험을 쌓고 제대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 역시 비슷한 이유로 매년 행해지는 체력 테스트에서 여군의 기준 도달 점수가 현저하게 낮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전쟁 같은 실제 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여성들이 이른바 ‘배려’를 받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과업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온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해서 직업을 택했다는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은 공부할 때는 성비가 반반이었지만 일의 현장에 들어오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비율이 급격이 줄어드는 IT업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노동 강도가 세서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도자공예, 도예가 박도연도 전통 가마 등의 작업 환경은 대를 이어 남성들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 예술가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책은 남초 직군뿐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하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반면 남초 직군에서 여성들의 특성이 더해졌을 때 장점도 있음을 상기시킨다. 지저분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600킬로그램이 넘는 젖소들을 상대하는 대동물 수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신민정은 남자들도 기피할 만큼 힘든 이 일을 지속하는 이유로 환경과 생명, 축산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여자라서 더 잘할 수 있는 섬세한 업무도 많이 발견하게 됐단다.『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에서 박진희 저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사랑하며 당당하게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여덟 명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수많은 여성들에게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거나 억울해 하거나 분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자리를 증명하며 딱 버티고 존재하는 것. 서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에게 ‘연대’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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