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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심장이 먼저 달려왔다 [시집] 제1부 나에게 작은 가시가 있어 비보호 좌회전/해피 엔딩/너 ∥ 나/극기의 시간/알고 있었다/또 하루/지각/가을 밤 이야기/각자의 기억/지연(遲延)/Y의 정원 제2부 겨우 맞은 아침 겨울의 문턱/경계에서/인사/기도/인간의/안부/머금/여기, 306호/엘리베이터 앞에서 시인을 만난 이야기/내가 나를/사물함 시해설 눈물은 자리를 잡고 언제든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 [그림시집] 비보호 좌회전/해피 엔딩/너 ∥ 나/극기의 시간/알고 있었다/또 하루/지각/가을 밤 이야기/각자의 기억/지연(遲延)/Y의 정원/겨울의 문턱/경계에서/인사/기도/인간의/안부/머금/여기, 306호/엘리베이터 앞에서 시인을 만난 이야기/내가 나를/사물함 그림시 해설 그림을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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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옆 가로등은
빗방울에 따라 달라지고 원래의 것은 오히려 희미해진다. 어디에 떨어지는가 얼마큼의 속도로, 부피로 떨어지는가가 이들의 중대사 ---「각자의 기억」중에서 깜빡 깜빡 공포도 계속되면 눈이 감겨 인과관계 없는, 악역만 가득한 영화의 소리없는 종영처럼 사라질 너를 기다려 끝나는 것만이 아름다운 이 드라마의 조기종영 ---「또 하루」중에서 바람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버리지 않겠다고 버려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Y의 정원」중에서 네 개의 침상 여덟 명의 우주 재활 병동 306호 ---「여기, 306호」중에서 나는 꽤 오래 아팠다 말을 했지만 말을 하지 않았지만 들었지만 난 듣지 않았다. ---「내가 나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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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먼저 달려왔다: 시집]
이번 시집의 1부, ‘나에게 작은 가시가 있어’에서는 지금, 여기를 ‘응시’한다. ‘보호하지 않겠다는 선언, 갈테면 가보라는 당신’을 노려본다. ‘목에 작은 가시가 있’어 좀처럼 알아보기 어렵지만 집요하게 고통당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탄력을 꿈’꾼다. ‘연민과 공감마저 칼이 될까 무서워’ 뒤돌아보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이 드라마의 조기종영’을 말한다. 시인은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보이는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다. 시인은 폭력의 여러 가지 얼굴을 알아채고 우리를 지키자고 말한다. 2부 ‘겨우 맞은 아침’에는 갑자기 닥친 가족의 ‘삶과 죽음의 경계’ 곁에서의 시간을 조용히 꺼낸다. 모두가 겪었거나 겪을 수 밖에 없는 그 자리의 슬픔과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뼘도 움직이지 못한 채 운명에 깔려’ 기도하는 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밤이 갈아져 겨우 맞은 아침’의 풍경이 그려진다. 하지만 시인은 그 속에서도 다른 이의 목소리를 ‘커튼’ 넘어 듣고 ‘돌본다’는 의미를 확장한다. [눈물은 자리를 잡고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 그림시집] 시인이 쓴 그림시에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같이 있다. 그림시의 텍스트는 시집 ‘심장이 먼저 달려왔다’에 있는 시의 구절이나 단어로, 글자가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힘이 그림 안에서 구현된다. 우리의 삶에서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같은 장면에서 동시성을 가지고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시인은 ‘시와 이미지가 하나가 되어 만든 장면’을 통해 소통한다. ‘그림시’는 시인이 글자의 지평을 넓혀 그림의 범주에 닿아 새롭게 만든 장르이다. 시를 먼저 읽을 때와 그림시를 먼저 읽을 때 감상이 달라질 것이다. 그림시만 읽어도 되고 시만 읽어도 된다. 각각 따로 존재하지만 연결되어 있는 그 사이를 오가며 독자도 독자의 서사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꿈조차 달콤하기 어려운 날들이었다. 분노와 슬픔이 소화가 되지 않았다. 숨을 크게 쉬며 호흡을 이어갔다. 그만둘 수 없었다. 사랑때문이었다. 2024년 8월 신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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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심장이 먼저 달려왔다』는 하강의 시간에서 시작된다. 제1부 ‘나에게 작은 가시가 있어’는 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부딪는 현실에서 시작하고 2부 ‘겨우 맞은 아침’은 인간으로서 맞닥뜨리는 한계에서 시작한다. 시어들에 켜켜이 쌓여 있는 분노는 팽팽하고 슬픔은 처절하다. 그럼에도 시는 어둡거나 답답하거나 무겁지 않다. 시인의 목소리가 더해질수록 분노와 슬픔은 휘발되고 그 자리에 오히려 사랑만이 각인되어 있다. 현실에 대한 분노와 인간으로서의 슬픔으로 메워진 활자에서 어떻게 사랑만이 남을 수 있을까? 하강의 순간을 전복한 힘은 무엇인가? [……] 가장 단단하며 가장 고요한 그곳에서 살아남는 것, 숨을 쉬는 것, 그리고 나를 위해, 너를 위해 정원을 가꾸는 것. 그렇게 우리 공동체는 다시 품기 시작한다. 시인은 어떤 상황에도 도망가거나 겁을 먹지 않는다. 구석에 몰려도, 상황이 슬퍼도 끄떡없다. 중요한 것들은 하나도 상하지 않았다.[……]
『심장이 먼저 달려왔다』는 분노와 슬픔의 시이다. 시 안에 혹은 시 밖으로 떠다니는 분노와 슬픔의 시어들은 어느덧 그것에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깨운다. 시인은 쉽게 분노와 슬픔을 털어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분노와 슬픔을 힘 있게 지속한다. 그리고 너의 어깨를 감싸고 우리의 안녕 을 지켜주는 삶을 설레는 마음으로 꿈꾼다. 그 어떤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내는 힘, 사랑이 범람한다. 그렇게 하강의 순간, 날아오른다 - 강진영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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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시집 『눈물은 자리를 잡고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의 그림시는 시와 나란히 자리잡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 거리 사이에서 되돌아가고 되돌아오는 동안 배웅과 마중을 반복하는 두 마음이 느껴진다. 가고 있다. '가고 있으니 거기 있어라' 라고 말하는 마음과 '기다리겠다'는 이의 마음 같은 것이. 그 마음이 부러워서 Y의 정원에서, 비보호 좌회전의 길목에서, 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우리의 시인을 만나러 가고 싶어진다. - 윤정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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