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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식, 갑자기
2. 장 3. 이니시에이션의 행로 4. 길은 멀고 5. 남 체 6. 카 미 7. 예르사에서 8.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말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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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커다란 방안에 앉아서 함께 히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그 첫날 밤, 말로 가득 찬 침묵이, 두 사람 모두 상대가 어떤 제스처를 먼저 취해주기를 기다리는 열에 들뜬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조심성과 수줍음을 한꺼번에 없애버릴 어떤 제스처를 상대방에게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는 말로도 감각으로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아주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부부처럼 점잖고 의례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마치 벌써 함께 사는 게 익숙해진 부부처럼 말이다. 내가 왜 아이의 이름이 하필 히마인가라는 것을 물어볼 바보 같은 생각만 안했더라면, 나른하면서도 긴장하고 있는 이 상태는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 되었을 것이다.
내가 왜 아이의 이름을 히마라고 지었느냐고 묻자, 카미는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사납게 노려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장, 도대체 어떻게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내 안에 있는 장도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 의문이 풀린것은 아니었다. --- p.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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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아들을 만나러 가는 행로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히말라야 지방에 대한 기행에세이나 보고문학 혹은 명상서적류와는 또다른 울림을 갖고 있는 작품. 태생적인 트라우마로 인한 운명을 극복하려는 작가적 의지와 서구문학에 흔히 나타나는 감상적 이그조티시즘에 바탕을 둔 동양의 신비타령과는 다른 면모로 히말라야 문명의 가치를 탐구하고 자기모순에 빠진 서구 자본주의 문명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진지한 성찰과 새로운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이 작품에 나오는 히말라야 지방과 셰르파족에 대한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은 하인리히의 명저 <티벳에서의 7년>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상을 떠나 신비로운 형상으로 겹겹이 싸여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히말라야의 한 기슭으로 떠나는 여행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자연과 만나게 한다. 그전에 새로운 것들과 만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히말라야에 도착하기 전에 조금씩 버릴 것. 란츠만은 히말라야라는 지명에서 이름을 빌린 '히마'라는 셰르파족 소년과 작품의 화자인 서구의 소시민 알렉상드르가 이끌어가는 행로를 통해 물질적 성취에 도취되어 비인간적 구조로 변해버린 서구의 삶과 의식을 흔연히 떨쳐버리고 동양과 겹쳐지려는 노력의 흔적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