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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여자의 안녕한 오늘
제8회 경기 히든작가 선정작
박유녕
북스토리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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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4

허리가 휘었어, 경력도 휘었네

쓴소리와 응원 사이에서 13
허리가 휘었어, 경력도 휘었네 17
선택적 독서 생활 20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24
편집자의 일 29
책값이 비싸지는 이유 32
소송할 수 있을까요? 35
난 A급인가, B급인가 39
정글 속 상명하복 41
특별한 평일 점심 45
열정과 냉정 사이 48
마감 후일담 51
책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56
어디서 일한다고? 인쇄소? 59
책은 어떻게 만들어져요? 63
I형 인간에게 최적화된 직업? 67
결국 책도 사람이 만들고 파는 것 69

우리 모두의 외투를 위하여

먹는 것과 사람 75
한글과 영어의 세계 79
취하라 82
책을 대하는 두 가지 자세 85
이름만 아는 선배의 조언 88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친구에게 91
우리 모두의 외투를 위하여 96
다만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 99

묵은 감정을 털어 내는 연습

거절에 익숙해진다는 것 107
여사친, 남사친 반대합니다 110
잘해 줄 사람 구분하기 113
분노하는 사람 115
처음의 시간 118
그곳엔 ‘제시’가 없었네 122
뭣이 중헌디 125
나를 위해 한 미용 128
기사 양반, 와이카는교 131
스위스 맨 133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순간 137

안녕한 오늘을 위해

날 위한 애도 145
나를 찾는 일 148
무기(無記)가 무기(武器) 151
고집스럽게 타 버리는 153
바람에 날아간 짧은 생각들 155

저자 소개 1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14년 동안 출판 기획편집자로 일했다. 독립 후, 작가로 살면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나의 하루는 내가 만든다》, 《책 만드는 여자의 안녕한 오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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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80g | 128*188*10mm
ISBN13
9791155643471

책 속으로

직장 상사가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말할 때도, 친구가 “네가 뭐라도 돼? 어떻게 네가 그걸 할 수 있냐?”라고 말할 때도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스물여섯 살에 겨우 내 길을 찾았는데, 남들이 하는 말에 휘둘릴 수 없었다. 내가 하는 일, 일에 미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회사에 목매어 살았다. 원고에 파묻혀 살았다. 매일 야근했고, 주말에도 일했다.
--- p.14

내 ‘직장 생활 빌런’이라고 생각하며 일했는데, 그 빌런과 내가 합을 맞춰 좋은 성과를 냈을 때, 오묘함을 느꼈다. 물론 그 사람도 비즈니스를 했으니까 나에 대해 사적인 진심은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 역시 전략상 나와 잘 지냈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진심도 섞여서 태도가 변한 것도 있겠지만 결국 나중에는 원래 서먹서먹하던 때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태도로 나를 대해서 회사 생활이 조금 편해졌다.
--- p.26

나는 나에게 A를 주었다. 같이 들어간 입사 동기들은 물어보니 평균적으로 자신에게 B를 주었다. 처음엔 거만해 보이거나 욕심이 많아 보이진 않을까, 제출하고 나서도 고민했지만 하루를 지내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그런 나에게 A를 주는 것이 떳떳했다.
--- p.39

권위는 스스로 만드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만들어 줄 때 생기는 거 아닐까? 권위를 ‘부리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앞에선 그런 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은 권위가 선 게 아니다. 이제 역으로 내가 그 사람을 다뤄야 한다. 고압적인 태도에 눈 딱 감고, 이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 명령에 복종하는 수동적인 인간인 척하게 되는 것이다. 직장 생활 6년 차였던 나는, 어느새 ‘까라면 까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 p.42

주인공 아카키의 외투는 살이 에이도록 추운 러시아 날씨를 견딜 수 있게 보호하는 실용적인 기능도 있었지만, 비버 털이나 고양이 가죽 같은 소재로 부를 드러낸다. 지금 우리도 비싼 외제 차나 필요 이상으로 큰 집을 사는 것으로 부를 과시하려는 소비를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한쪽으로는 허덕이면서도 말이다. 그렇게 애써 모아 마침내 자신의 것이 된, 각자만의 외투가 사라져 버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 p.98

어느 날, 야근을 하며 사무실의 복사기를 바라봤는데, 문득 출력 단추를 누르면 기계적으로 결과물을 뱉어 내는 복사기와 나는 무엇이 다를까 생각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교통사고 나서 다치면 내일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겠지?’라는 섬뜩한 생각까지 이어졌다. 처음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얼마 뒤에 나는 사표를 냈고, 친척이 사는 캐나다로 떠났다.
--- p.143

이별을 하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혼자가 되어 타고 남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배신감과 미운 감정이 남아 있었다. 그것 역시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움의 재가 사라져 버리고 아무것도 아닌 무(無의 상태가 될 때 비로소 그 관계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리고 평온함이 찾아올 때 비로소 나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 p.158

출판사 리뷰

우리의 처음을 위하여

‘사회 초년생’이란 말이 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뚫고 무사히, 다행히 안착했다는 축하의 말이고 설레는 말이다. 하지만 그 축하의 시간을 즐길 틈도 없이 다시 달려야 한다. 새로운 경쟁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그 시간을 지나왔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사회구조에서는 초년생을 응원하고 지지할 여유가 없다.

저자도 스물여섯 살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서 편집자의 길에 들어섰지만 직장 상사에게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버텼고, 더 열심히 일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고, 배우고 싶어서. 원고와 씨름하면서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면서 1년, 2년 시간을 쌓아 갔고 그 시간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고 그의 경력이 되고 능력이 되었다. 지금 출발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버텨 보자고, “무슨 일이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초반에 많은 고통이 따름”을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사랑하고 후회하며, 기뻐하고 좌절하며

열심히 달리는 순간이 소중하지만 달리기만 한다면 우리가 버틸 수 있을까? 순댓국과 소주 한잔으로 지친 하루를 달래기도 하고, 동네 목욕탕 한증막에서 때를 벗기며 ‘뭣이 중헌디’ 깨닫기도 하며 쌓인 감정을 털어 낸다. 직장인이 누릴 수 있는 한낮의 달콤한 여유, 반차를 내고 맛있는 브런치와 함께 책을 읽는 소박한 일상. 저자가 읽고 만든 수많은 책 중에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도 두 번째 장 ‘우리 모두의 외투를 위하여’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읽고 쓰며 그렇게 일상에서 재미를 찾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물론 사랑도 빠질 수 없다. 풋풋한 첫사랑도, 뜨겁게 사랑하다 좌절한 사랑도 알뜰하게 살피며 기록하고 있다.

소소한 일상의 위로도 무용한 날, 저자는 “야근을 하며 사무실의 복사기를 바라봤는데, 문득 출력 단추를 누르면 기계적으로 결과물을 뱉어 내는 복사기와 나는 무엇이 다를까 생각”했다. 결국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캐나다로 떠난다. 졸업하고 처음으로 멈추어서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어학원에서 영어 공부도 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온 친구들도 만난다. 그리고 로키산맥 앞, “거대한 자연 앞에서 내 괴로움, 고민은 먼지처럼 사라졌고, 이상한 힘이 생겼다. 나는 실수할 수도 있고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다시 사랑할 수도 있는 인간”임을 느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나에게 묻는 ‘오늘’의 안부

저자도 14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겠는가. 우리가 그러하듯, 때로는 무조건 상사의 명령에 따라야 했을 것이고, 선배의 알 수 없는 독설에 아팠을 것이다. 그때마다 잊지 않고 글을 썼고, 이제 그 글들을 모아 책을 펴내게 되었다. 무엇보다 오래전 쓴 글을 다듬고 새로 쓰면서 저자는 묵은 감정을 털어 내고 과거의 자신을 떠나보내는 의식을 치른다. 글쓰기를 통한 자기 돌봄의 시간이고 치유의 여정이다. “감정을 가둬 두지 않고 무사히 흘려보낼 때 글쓰기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우울한 감정을 들추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면서 토닥인 일이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비로소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누구에게나 숨 쉴 구멍이 있어야 하고, 틈이 있어야 한다. 저자에게 그것이 글쓰기였다면 우리에겐 무엇이 있을까? 지친 일상을 보듬고 달래며 나만의 ‘오늘’을 살 수 있는 삶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오래되어 무거워진 감정은 없는지, 살펴보고 덜어 내면서 나의 오늘은 안녕한지 안부를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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