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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김상유의 작품세계
바람도 잠든 청정한 밤의 고요함이 깃들다-김윤섭(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미술사 박사) 탈속脫俗과 달관達觀의 무심경無心境, 고독한 순례자의 자화상-김인환(미술평론가) Ⅱ. 김상유의 판화와 유화 동판화 Etching 목판화 Woodprint 단색 목판화 나무에 새긴 사계절_봄 여름 가을 겨울 다색 목판화 브리티시 뮤지엄 소장 목판화 유화 Oil Painting 1970년대 유화 1980년대 유화 1990년대 유화 Ⅲ. 김상유를 기억하다 김상유의 삶 나의 아버지, 김상유-둘째 딸, 김삼봉 동산중학교 미술 선생님, 김상유-이철명(화가, 전 경기예총 회장), 박송우(화가) 김상유의 글씨-전도진(서예가, 전각가) 나의 선생님-윤의웅(화가) 큰아버지, 김상유-김성희(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 이사, 조카) 김상유 화가 전시 연혁 감사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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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유의 작품은 ‘사유적 명상 너머의 새로운 공명’을 전해준다. 단순하고 절제된 화면구성은 지극히 소박하지만, 그 무엇보다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다. 특정한 미술사조나 성향과 또 다른 개별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독학으로 익힌 동판화를 시작으로 목판화, 사진, 유화로 확장된 김상유의 작가적 행보는 한국 미술사적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비중을 지녔다. 작품의 면모는 역동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음에도, 그 감흥과 울림은 어떤 경우보다 깊고 길다. 마음을 사로잡는 특별한 호소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p.11 이 화가의 근작 작품세계에 있어서의 가장 주된 근간은 탈속(脫俗)과 달관(達觀)의 정적미(靜寂美)에 침잠해 들어가는 것이다. 속세의 일상사로부터 탈출하여 무위자연(無爲自然)에 복귀하려는 생각은 그 내력을 멀리 노장(老莊)사상으로까지 소급해 올라갈 수 있겠는데, 화가는 내심 그와 같은 무심경(無心境)의 상태를 희구하는 것 같다. 그와 같은 무욕(無欲)의 파라다이스를 작품을 통해서나마 성취시키려는 염원이 엿보인다. --- p.20 외가댁의 도움으로 여의도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며 나의 사춘기와 아버지의 목판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1976년이었다. 에칭작업으로 녹내장을 얻으신 아버지는 여의도 이사 후 더 이상 동판화는 작업하지 않으셨다. 대신 배낭 하나만 메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스케치를 하시고, 집에서는 목판화를 작업하셨다. 이 시절, 우리 가족 모두는 가내수공업 수준으로 아버지의 비서와 도우미가 되었다. 우리 자매는 아버지의 잔심부름을 했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목판화를 위해 학원에서 배접을 배워 와 손수 작품을 널어 말리고 배접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온 가족이 옹기종이 모여 작업을 했던 정감어린 시간이었다. 어깨너머로 아버지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기도 했다. --- p.181 내가 지켜본 아버지의 삶은 그림과 가족, 그림으로 맺어진 친우들, 꾸준히 열렸던 전시와 강의로 채워져 있다. 평론가 김인환 선생과는 일상에서도 교류가 이어졌고, 덕성여자대학교 등에서는 말년까지 강의를 계속하셨다. 시력이 약해지고 판화 작업을 계속하기 어려워졌을 때에는 전국의 산과 사찰을 여행한 기록을 유화로 남기셨으니, 아버지 손에 그림 도구가 놓이지 않은 적은 없다. 은둔했다기보다는 아버지 그림 속 인물처럼 평온한 삶이었고, 그리하여 평화로운 아버지의 그림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 p.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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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자 노동인 김상유의 그림
김상유의 유화에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인장 같은 요소가 있다. 담백한 배경의 누각, 고요한 피사체, 아이가 칠한 것 같은 고운 색감과 세월이 흐를수록 단순해지는 아름다움이다. 더 거슬러 화가의 판화를 보면, 고단하고도 집요한 새김의 노동에 그림과 조화를 이루는 글귀가 더해져 판화 한 장으로 오롯한 완결의 미(美)를 만날 수 있다. 판화가와 화가로 일생을 살았지만 화가 김상유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제1회 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 제2회 이중섭미술상 수상이라는 세상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흩어져 있는 작품과 기록을 모을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외에 거주하는 화가의 가족이 김상유 탄생 100년을 앞두고 ‘김상유미술문화재단’를 설립해 화가의 작품과 기록을 모아 책을 내게 되었다. 화가가 생전 활동했던 인천에서 ‘자연과 고요, 평온으로의 구도-김상유 작가의 삶과 예술’(인천 제물포구락부) 전시를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초기 동판화부터 미완성인 채로 남은 유화에 이르기까지, 화가의 작품을 꼼꼼히 모아 정리한 것은 크나큰 다행이다. 원판과 판화를 나란히 붙여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화가가 새기고 그린 50년의 시간, 은둔자처럼 오직 집요하게 미술에만 집중했던 생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