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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탑」, 「숭어」, 「중독」, 「오래된 집」, 「치자꽃」, 「마지막 비행」, 「스토리 마케팅」, 「깊은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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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탑」
소설의 첫 문장을 보면 작가가 인물이 하는 일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문장은 천 조각을 오려 붙이는 바느질 작업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각양각색의 천 조각을 이리저리 넘나들기를 반복하는 바느질 작업은 천 조각의 색깔이나 형태뿐만 아니라 ‘도톰한 면직물의 감촉’까지 놓치지 않는다. 얼마나 작업에 몰두하는지 바느질하는 주인공의 의지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느질 작업 자체가 주인공을 이끌고 가는 형국이다. 일체의 잡념이 사라진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지속되는 바느질 작업은 흡사 절대자를 향해 올리는 수도승의 경건한 기도를 연상케 한다. 「오래된 집」 안정적인 삼각형을 유지하고 있던 단란한 일상의 가족이 거처했던 시공간을 보여 준다. ‘나’는 교통이 불편하고 초라한 외관의 단층 기와집을 경매로 낙찰받기 위해 ‘열심’이다. ‘나’가 그 집에 ‘오래된 집’이라는 별칭을 붙이고 가슴에 담아 놓은 것은 그 집이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세 개의 꼭짓점, ‘세 식구’가 만들어 내는 화목한 가정은 홍영숙 소설이 그토록 갈망하는 안정적인 삼각형의 완성체가 아닌가. 「치자 꽃」 소박한 정원 속에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는 서사적 공간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강아지를 데리고 가는 동생과 함께 이름 모를 꽃향기가 풍기던 길을 걸어가던 그때 한 편의 동화를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 정취는 소녀의 집 마당까지 이어진다. 아버지와 함께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꽃밭을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던 마당, 아버지와 ‘나’ 그리고 곧 돌아올 엄마까지 세 개의 꼭짓점이 화목하게 삼각형을 이루는 꽃이 있는 정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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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평화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퀼트 탑」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홍영숙의 첫 소설집 『퀼트 탑』이 출간되었다. 『퀼트 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자신의 일에 열심이다. 퀼트 강사, 건설 기능사, 아동복 디자이너, 영화감독 지망생, 역술가, 부동산 중개인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러 인물들은 직업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에 푹 빠져 있다. 요가 수련, 숭어 방생, 김치 담그기, 경매 입찰 등 그들이 하는 일도 가지가지다. 소설은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놓칠세라 그들의 작업 내용을 정교하고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집에 등장하는 여러 주인공의 모습은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외면했거나 무관심했던 삶에 대한 존중이며 안타까움입니다. 삶의 고비마다 죽을힘을 다해 자신의 생을 개척해 나가는 이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움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기에 제 소설이 모든 유한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잊게 해 주는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ㅡ 작가의 말 중에서 모든 소설은 자전적이다. 그러나 반드시 모든 소설은 자전적이라 말할 수는 없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가 가능할 수 있다. 「퀼트 탑」에서 보여 준 바느질 작업 역시 작가의 자전적 면모가 발현된 것이 아닐까 추측되기도 한다. 홍영숙 소설에서 그려지는 일상은 화사함과는 거리가 멀다. 소설 문장 곳곳에서 피로한 얼굴들이 떠오르고, 잃어버린 과거의 시절에 대한 아련함이 묻어난다. 회색이나 갈색의 느낌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절망과 분노, 울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신산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의 처지에 항변하지 않고 묵묵히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