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펼치면 우리의 어린 주인공 '소이'가 집 밖에서 혼자 하는 행동을 보게 됩니다. 지붕 위 그림자를 좇아가 "멍멍" 하며 강아지 흉내를 내거나, 파란 구슬로 거리 풍경을 보며 심부름을 다녀오는 모습 등... 일상생활 속의 사소한 모습들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재미있고 귀엽게, 그리고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삽화를 보면, 작가는 종이를 오리거나 선을 그리는 기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크라프트지와 골판지의 특성을 이용하여 색다르고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선과 면의 대비효과는 물론, 색채 또한 상당히 잘 처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이'가 구슬로 세상을 보는 장면에서 방, 창문, 담장, 하늘 등이 마치 푸른 바다처럼 그려집니다. 뜻밖에도 그 풍경은 참 아름답습니다.
담장을 따라 걷는 장면에서도, 골판지의 들쑥날쑥한 질감을 이용하여 담장을 기발하게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광주리, 플라스틱 파이프, 펌프 등을 쌓아 둔 곳에서 밝은 눈을 빛내며 앉아 있는 검은 고양이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소이'의 행동, 예를 들어 걷고 웅크리거나 안경을 쓴 모습 또 상점을 바라보거나 풍선을 부는 장면 등에서 '소이'의 동작과 표정을 살펴보세요. 섬세하게 표현된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에서 개구쟁이 '소이'의 명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색채 표현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면, 작가는 특히 중간톤의 황토색과 회색 그리고 흰 색과 검은 색을 이용하여 어린 독자들이 시각적으로 따뜻하면서도 멋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 모든 점을 살펴볼 때, 이 책 <심부름>은 어린 친구들에게 생활 속의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 정밍진(아동미술교육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