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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 속에 사는 트로이 사람들
2. 피할 수 없는 운명적 결투 3. 성벽 안에 갇힌 상처 입은 영혼들 4. 신들과 영웅들의 혈투 5. 모습을 드러내는 트로이의 운명 6. 불길 속에서 서서히 파멸하는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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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실제적 감정과 절묘한 욕망이 살아 숨쉬는 10년간의 전쟁 속에서 트로이 시민들이 겪는 근원적이고도 현대적인 휴머니티의 메시지
트로이 신화를 그 당시 서민들의 눈을 통해 재해석한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영미권 독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아 화제가 되었다. 그와 함께 “해리포터 시리즈”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한 몫을 한 ‘위트브레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청소년 권장도서로서 자리매김하여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영미권의 언론 매체들은 “이제껏 80여 권의 소설을 펴내며 문학의 대가로 인정받은 아델 게라, 그녀만의 섬세하면서도 독창적인 기법으로 호머의 학문적 자료로만 남아 있었을 스토리에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아델 게라에 의해 씌어진 《트로이》는 역사적 사실에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한다” 등과 같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금지된 사랑은 한 나라의 문명을 파괴시킬 만큼 거대한 10년의 전쟁을 일으키고 자존심을 건 양국의 싸움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잊혀지지 않을 신화를 탄생시킨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와의 사랑에 눈이 멀어 함께 트로이로 도주한다. 이에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미케네의 왕인 아가멤논과 함께 그리스 연합군을 조성해 전쟁을 일으키는데, 그 명분은 불분명하다. 그저 트로이 시민들의 무성한 입소문으로 떠돌 뿐이다. 많은 신들과 여신의 도움 하에 수많은 영웅들이 전차와 말을 타고 벌판으로 나와 끊임없이 싸우면서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사람들의 죽음이 잇따르며 피비린내 나는 치열한 전투는 계속되지만, 결국 트로이 목마에 의해 트로이가 멸망하면서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대중들의 인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영원한 고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소재들이 대중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요즘, <트로이> 영화가 개봉되어 인기몰이를 하면서 많은 작품들이 나와 있다. 원작 《일리아드ㆍ오디세이》는 물론, 그 시대 도기화와 벽화, 문학작품들을 다루거나 수많은 주석을 붙여놓은 해설서, 고대 서사시를 현대적으로 재번역한 작품 등이 그것이다. 이미 <트로이> 영화를 보고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에 열광한 관객은 이들 트로이 관련 서적들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젠 영웅과 신들에 의해서가 아닌 트로이의 소시민들에 의해 다시 한 번 고전을 되새김질할 차례다. 해가 진 후 도시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집집마다 기름을 아끼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깨어 있는 것보다, 답답한 현실은 까맣게 잊고 잠의 왕국에서 좋은 꿈을 꾸는 게 훨씬 더 행복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밤에는 많은 사람들이 깨어 있었다.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벌판 어딘가에 버려져 있을 헥토르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본문 중에서 물질적ㆍ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의 유일한 희망 이 소설은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을 왕궁에서 시녀로 일하는 크산테와 마르페사라는 자매의 시선을 통해 전개하고 있다. 이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10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정서적?물질적으로 피폐해져 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항아리 틈새에 끼어 있는 곡식들을 긁어모아 빵을 만들며, 불을 밝힐 기름이 없어 해가 지면 바로 잠자리에 든다. 물질적 궁핍은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사람들 정신도 황폐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언제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얘기하고, 전쟁과 더불어 성장한 아이들은 길거리에서 전쟁놀이를 일삼는다. 이들의 유일한 희망은 전쟁이 하루 속히 끝나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신화를 통해 다시 생각하는 인간의 욕망과 휴머니티 그런 소시민들에 의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에 사람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들과 함께 전투를 지켜보고 삶을 공유함은 물론, 자신의 상상력까지 동원하여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실제적 감정 속에서 절묘하게 일어나는 욕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피 흘리는 사람들과 파괴되는 도시를 바라보며 휴머니티를 염원하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지극히 근원적인 동시에 현대적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남자들이 죽고 여자들은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렸다. 이런저런 신탁이나 징조를 들먹이며 도시가 적들의 손에 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태양은 변함없이 떠올랐다가 졌다. 말들은 여전히 먹어야 했고, 누군가 돌봐 줘야 했다. 길 잃은 개와 고양이들도 쥐나 도마뱀을 쫓아 마구간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이아손이 잠깐씩 쉴 때면 그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곤 했다. 그러던 녀석들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이아손은 또 누군가에게 잡아먹혔구나 하고 어렴풋이 짐작하곤 했다. ―본문 중에서 불멸의 신들과 영웅들의 대서사시 ‘불멸의 그리스 신들과 영웅들의 대서사시’라는 점에서 고전 《일리아드ㆍ오디세이》와 그 맥락을 같이 하는 이 소설의 주요 테마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전쟁과 죽음이다. 동시에 현대적으로 각색된 휴머니티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전개되는 모든 사건들 속에는 인간의 실제적 감정과 절묘한 욕망이 숨어 있다. 신화 속에서 트로이 최고의 영웅으로 등장하는 헥토르조차 예외는 아니다. 이와 더불어 안드로마케, 파리스, 헬레네, 아킬레우스 등 수많은 신화 속의 인물들의 서로 뒤엉킨 사랑과 질투, 두려움, 슬픔 등은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한층 부각시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집안에 내려앉은 적막 속에서 파리스는 홀로 남아 시체를 치우고 있었다. 시체를 수습해서 산으로 돌려보내 묻어 줄 참이었다. 그때 그의 옆을 마르페사가 지나자, 파리스는 절규했다. “내 아들이었다는구나! 마르페사. 넌 지금 내가 얼마나 침울한지 알 수 있겠니?” “예, 정말 슬픈 밤이에요.” “난 내게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단다. 그런데 그 아이가 그 사실을 말하자마자, 그 아이를 죽여 버렸어. 믿을 수 있겠니? 어, 정말 끔찍한……, 아니 세상에 있을 수도 없는 죄를 저질러 버렸구나. 자기 자식을 죽이다니!” ―본문 중에서 파리스는 온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몸부림을 쳤다. 그의 입에서는 흰 거품이 쏟아져 나왔다. 헛소리를 하는 파리스의 몸은 불같이 뜨거웠다. “어머니……, 저를 데려가……, 산으로……. 오에노네……, 내 사랑, 하나뿐인……, 나를 구해 줄…….” 그리고는 이내 기운이 빠져 헬레네의 무릎 위에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헬레네는 그를 내려다보며 한참을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파리스의 손을 잡고 있는 프리아모스와 크산테, 카리토메네, 마르페사를 차례차례 훑어보고는 이내 눈물을 닦았다. “모두들, 들으셨죠? 그렇게 해주세요. 파리스를 산에 사는 그 계집에게로 데려가세요. 그리고 둘이 잘 살라고 하세요.” ―본문 중에서 사랑이 없었다면 전쟁도 없었고, 사람도 없었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데 큰 도움을 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이 소설 속에서 다시 한 번 장난을 친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한 자매, 크산테와 마르페사가 동시에 잘 생긴 전사 알라스토르와 사랑에 빠지도록 불화를 일으킨 것이다. 또 헥토르의 마구간에서 일하는 이아손은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크산테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프리아모스 왕의 총애하는 시인의 손녀딸 폴리크세나 또한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아손을 짝사랑하여 슬프고 비통한 나날을 보낸다. 이런 이중 삼각관계에 의해 이 소설 속의 젊은이들은 심적으로 갈등관계에 놓이면서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이 있기에 트로이는 한결 아름답고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그녀는 꾹 참고 있던 눈물을 마침내 솟아놓았다. “할 말이 있어. 언니가 상처 입을까 봐, 말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말해야 할 것 같아. 내가 너무 힘들어서 버틸 수가 없어. 사실은 말야, 헥토르 님이 돌아가시던 날 밤……. 나는 그가 하도 상심해 있어서 위로를 해주려 했을 뿐이야. 그런데…….” 크산테는 한참 동안 말없이 바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날씨는 더웠지만, 그녀의 핏줄 속에서는 피가 얼어붙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