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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결코 여자들의 친구가 아니야.
그러니 너 스스로 네 인생을 책임져야 해.” 세상 모든 여자들의 뜨거운 연대와 진정한 자아 찾기 헤로인에 중독돼 추락사한 소년의 시체를 보며 소설의 화자인 어린아이가 입 맞추고픈 충동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노동자 밀집 거주지를 배경으로 하여 펼쳐진다. ‘아들을 낳아서 좋았다’는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자신이 꿈꾸는 세상은 여자들의 세상임을 깨달은 주인공을 두렵게 하는 것이 가족에게 정체를 들키는 일이라면, 그의 가족을 억압하는 것은 가난과 폭력, 정권의 계급 탄압 정책이다.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는 종일 감금된 채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는 딸,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내, 어른들과의 섹스로 밥벌이를 하는 사춘기 소녀, 방 하나를 번갈아 쓰며 성매매를 하는 모녀, 마약과 일터에서의 재해로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들의 불행이 계속된다. 서로 지극히 사랑하지만 죽도록 일하는 것밖에는 배우지 못한 그의 가족은 그와 소통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그는 자신이 “홀로 고립된 여성”이자 “성적으로 왜곡된 남성”이라 여기게 된다. 그런 그가 찾은 피난처는 그보다 더 절망적이고 소외된 삶을 사는 여자들이며, 그들과의 연대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트랜스젠더 여성 당사자이자, LGTBQ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 평등부가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한 활동가인 저자 알라나 S. 포르테로는 ‘나’와 불일치하는 ‘나의 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러나 세상의 모든 편견을 부수고 나의 이름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자신의 성정체성과 자신을 ‘남성’으로 규정하는 세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트랜스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성별과 계급 문제, 정체성 탐구, 공동체의 힘을 말하는 이 소설은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고, 우리 내면의 소외된 자아를 위로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