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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우리 삶의 방식
행복한 삶을 위한 동학의 원리와 이론
임상욱
모시는사람들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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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 top2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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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동학의 존재론

1장 Drang과 지기
지기 존재론의 세계 이해 모델
셸러(M. Scheler)의 Drang
Drang과 지기 존재론의 본질적 접점
만물 간의 존재 관계와 그 실천적 의미
조화와 모심의 생태 존재론

2장 영겁회귀와 후천개벽
후천개벽의 존재론적 특성에 대한 관찰 필요성
니체의 영겁회귀
영겁회귀와 후천개벽
후천개벽의 현대적 의미
후천개벽의 정체기에 놓인 과제

3장 허무주의와 후천개벽
최제우 사상의 토대에 대한 철학적 고찰
최제우의 ‘민주적’ 리더십
니체의 니힐리즘
후천개벽과 니힐리즘
지상천국과 운명애(Amor fati)
천도와 개벽
일상의 개벽

4장 지기와 상생
지기 기반 리더십의 가능성
존재론적 관점의 지기 관련 연구 현황
내유신령과 인간
상생의 존재론적 필연성과 그 방법론
지기 존재론에 따른 윤리적 리더십의 현대적 의미
상생과 변화의 두 가지 화두

제2부 동학의 사람들

5장 정신과 시천주적 인간학
동학적 인간학의 등장
정신과 인간학
정신의 비실체성과 조화의 비지속성
정신의 성장과 ‘되어감’의 특성
정신의 복권과 인간중심주의 사상
시천주 인간학의 실천적 의미와 과제
전환기의 시천주 인간학

6장 초인과 신인적 인간학
최제우와 새로운 인간
니체의 초인
초인과 신인
신인의 현대적 의미
신인의 리더십

7장 동학의 리더십과 팔로워십
동학 공동체의 ‘리더-팔로워’
팔로워의 존재 가치
효과적인 팔로워를 구분하는 기준
팔로워의 비모범적 유형
상생의 삶을 구현하는 인간상
팔로워의 주인의식

8장 영해 ‘혁명’의 빛과 그늘
이필제와 최시형
이필제의 동학 관련 정체성
이필제와 최시형의 연합?
영해의 민중 봉기는 동학혁명인가?
두 가지 근대적 특성의 단초
반생명적 폭력의 지양

제3부 동학의 가치론

9장 슈퍼리더십과 수양
셀프리더로 이끄는 수양
수양론 관련 연구 현황
리더십과 수양의 변화 지향적 특성
셀프리더십의 행동 전략과 수양론
수양론의 현대적 의미
일상의 변화

10장 퍼실리테이션과 파트너십
최시형 리더십의 원천
최시형의 리더 정체성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최시형
최시형의 퍼실리테이션 지향점과 파트너십

11장 좋은 것과 나쁜 것
선과 악의 일상성
선악에 대한 동학사상의 보편적 판단 준거
악의 일상성에 대한 이원 존재론적 해석
존재 긍정과 상생

12장 동학의 행복
동학 행복론의 단초
일상과 행복
아타락시아(Ataraxia)의 행복
일상의 행복
일상적 행복의 실천적 유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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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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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52*225*20mm
ISBN13
9791166292149

책 속으로

동학운동은 주변 대다수의 이웃이 핍박받고 있는 환경에서 모든 사람이 한울님처럼 대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태동했다. 이는 곧 사인여천의 이상이기도 하다. 핍박의 시기가 지난 오늘날 시천주적 인간관은 이제 시천주적 세계관으로서 다시 본래의 의미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요컨대 시천주적 세계관의 좁은 의미가 모든 개인의 가치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인간관이라면, 그것의 본래적 의미는 만물의 평등에 근거한 만물존중사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월성신이 걸려 있는 곳’을 한울이라 여기는 잘못된 인식 또한 그와 동일한 맥락에서 다시 본래의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 p.43

최제우는 인식론적으로 매우 탁월한 동학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시대를 앞서간 리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한 세기 반을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서 아직 충분한 주목을 받고 있지 않다. 아마도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동학에 대한 접근 방법론 자체가 ‘학’보다는 ‘교’의 측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고, 이 또한 지나치게 ‘보호주의적인 성향’에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동학은 초기부터 서학에 비견되는 사상적 지위를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고 있으나, 이는 4세기 이후 교부·중세·스콜라 철학을 거치며 끊임없는 인식론적 보완이 이루어진 서학을 지나치게 경시한 성급한 결론에 불과하다. 반면, 동학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는 유·불·선은 엄밀한 의미에서 사상적 배경일 수 있는지의 의문 역시 제기될 수 있다. 문학적 표현을 빌리면, 이는 앞에 놓인 보석의 크기에 만족하여 ‘여기저기를 깎고 다듬어야 하는’ 세공 작업에 소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판이 없으면, 치열한 고민도 있을 수 없고, 그에 따른 개선도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은 그에 대한 하나의 실험적 제안일 수 있겠다.
--- p.104

‘지기(至氣)’로 대표되는 동학 고유의 존재론적 특성은 윤리적 보편성과 시의적 특수성을 모두 담보할 수 있는 윤리적 리더십의 설립 근거로 작동한다. 지기는 우주 안에서 관찰되는 모든 정신적·물질적 현상의 근거이며, 이를 존재론적 형식과 내용으로 정의하면 각각 지기일원론과 속성이원론이 된다. 반면, 여러 방면의 해석 여지가 있는 지기와 천주 간의 관계는, 형식 논리의 관점에서, 양자를 동일시하기보다는 천주를 지기의 정신적 속성으로 간주한다.
--- p.133

셸러 인간학의 관점에서 볼 때, 시천주 사상은 생태계 전체의 보편성을 담보한 시천주 인간학이다. 즉 ‘인간’이라는 특수 영역뿐 아니라 전 우주에 걸친 보편적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일원론일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관습적 사고’로 인해 양자 모두에는 ‘물질’에 대한 ‘정신’의 우위가 나타나고, 그로부터 인간 중심 사상이라는 초점 흐린 결과물을 도출하고 있다. 다른 한편, 셸러 인간학과는 달리 시천주 인간학에 보이는 일정 정도의 종교적 색채는 자신만의 특성을 오히려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와 반대로 현실 참여의 실천적 측면에서는 매우 강력한 (잠재적) 특성을 보인다.
--- p.166

동학적 인간은 다음의 다섯 가지 구체적 양상을 통해 출현한다. 첫째, 동학적 인간은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존재이다. 이는 이천식천의 묘리에 따라 만물의 유기적 관련성을 인식한 때문이다. 둘째, 동학적 인간은 비판적 마인드를 가진 존재이다. 이는 정신개벽을 거친 후 사회개벽을 위해 제어되어야 할 요인이 무엇인지를 가려낸 때문이다. 셋째, 동학적 인간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재이다. 이는 각자위심을 버린 후 사회의 영속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된 때문이다. 넷째, 동학적 인간은 변화를 주도해 가는 존재이다. 이는 삶의 상승을 촉진해 갈 수 있는 새로운 정신을 소유한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동학적 인간은 비전을 제시하는 존재이다. 이는 정신개벽을 통해 사회개벽의 방향성을 가늠한 때문이다.
--- p.218

최시형의 수양론은 리더십의 행동 원칙에 부합하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다. 내용의 측면에서도, 성·경·신을 다한 수양은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삶을 소중하게 여겨 결국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수양론은 만물을 공경하는 수양론의 원리적 특성상 이를 깨닫고 실천해 가는 정도에 따라 일상적 소중함의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 갈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그럼에도 수양론에 잠재된 무궁한 가치와 발전 가능성이 오늘에 이르러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수양론 자체의 특성에 덧붙여 오늘날 세상의 특성(즉, 현대의 패러다임)을 반영할 수 있는 방정식을 세우려는 노력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성을 다하기에 앞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믿음은 지금 있는 그대로 사람과 세상을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동학 수양법의 한 부분을 리더십이라는 현대 언어로 풀어내려는 이 글의 의도 역시 바로 이 지점에 기인한다.
--- p.288

최시형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그리고 사람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에 일대 변혁을 요구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취한 방법론은 상급자인 리더로서 하급자인 집단 구성원을 이끌어갔다기보다는 모든 사람에게 내재한 숭고하고 고귀한 가치를 스스로 발현하도록 도움을 주는 형태로서였다. 이는 사람을 비롯한 천지 만물 모두가 바로 하늘(한울)이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최시형은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내재한 하늘됨(한울됨)의 발현에 기여하는 퍼실리테이터 형 리더이자, 동시에 인간과 자연 간에 놓인 불가분의 존재론적 관련성으로부터 자연의 하늘됨(한울됨)까지 퍼실리테이션의 대상으로 삼은 전일적 퍼실리테이터였다. 이를 통해 최시형의 퍼실리테이션이 궁극적으로 지향한 바는 바로 일상을 소중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상 가치의 재발견에 있었다. 그가 추구한 도, 혹은 ‘내 안의 하늘님 발현’은 일상의 수양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매우 친근한 것이었다.
--- p.316

최시형에 따르면, 천도에 순응하여 일상을 살아가는 삶은 ‘기쁘고 즐거운’ 듯하다. 마음이 기쁘고 즐겁지 않으면 한울이 감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쁜 마음으로 한울과 감응한다’는 진술의 의미가, 설령 힘들더라도 기꺼이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기쁘고 즐거운 실제의 심리 상태를 지시하는지는 확실히 가려낼 수 없다. 그렇지만 동학이 지향하는 이상적 인간상인 성인의 삶은 적어도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당시의 시대 정황상 비록 오늘날과 같은 적극적 형태의 담론 형식으로 발전해 갈 수는 없었을지라도, 최시형이 제안한 일상의 수행적 삶에는 분명 ‘행복론’이라 칭할 수 있는 매우 드물고 독특한 형태의 원리와 방법이 함축되어 있다. 행복을 말하는 대다수 이원적 존재론의 철학적·종교적 담론들은 거의 예외 없이 피안의 세계에 그 행복의 장소를 국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행복의 양상 역시 현실의 삶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특별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361

출판사 리뷰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서의 동학
혁명과 개혁의 코드 너머, 행복한 삶의 지향


오늘 대전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중인 대한민국에서 ‘동학’ 또는 그 핵심 사상으로서의 ‘개벽’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강화되고 있다. 그것은 기존에 동학에 대한 접근을 ‘동학농민혁명’을 중심으로 하면서 ‘전쟁’과 ‘운동’과 ‘혁명’ 사이를 오가며, 130년 전에 실패 또는 좌절로서 완결된 사건이며,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다고 간주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때 동학은 그 창도 정신이 민생의 개선(개벽), 즉 행복한 삶을 위한 본질적 방향성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은 그 시대 상황에서 민생의 국내외적인 필요조건의 자주적 수호와 개선을 위한 최선의 경로를 따라가다 좌초한 사건으로 자리매김 된다. 또한 민생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는 한 동학은 여전히 그 생동력을 가지고 지혜와 용기를 제공하는 철학적, 사상적 원천이 된다.

이 책이 전개하는 동학의 행복론은 동학의 존재론적 접근, 즉 인간(民)과 만물은 ‘지기(至氣)의 존재’임을 전제한다. 이는 이-세계-내 만물이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고유한 생명성과 가치를 지니되, 상호 의존적이라는 관점을 제공한다. 이 상호 연결성과 의존성을 달리 하늘님[天主]라 호칭하고, 하늘님이 인간에 내재해 있으므로, 인간이 우주적 존재라는 논리적 귀결을 선언한다. 이로써 인간중심주의에 입각한 극단적 물질문명 추구가 결국 세계-우주로부터 인간 소외를 야기한 현재의 인류세(人類世) 시대에, 다시금 인간의 자리와 정체를 묻고, 현재의 파국적 상황에 대한 대안적 사고와 이상적 사회상을 제안하는 데로 나아간다. 동학은 인간이 자포자기의 삶의 태도를 넘어서 내 안의 성스러움 즉 무궁한 한울을 회복하는 것으로 이러한 성취를 지향한다.

최제우는 유교, 불교, 도교가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동학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동학의 유무상자(有無相資), 상호부조, 사인여천(事人如天) 등의 윤리적 원리는 현대 사회에서 불평등, 빈곤, 환경 문제 등 민생과 직결된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동학의 이러한 가치는 민생 안정이 개인적 행복과 공동체 지속 가능성의 열쇠라는 것이다. 특히 동학 가치 실현의 ‘일상성’과 ‘일상의 성화(聖化)’라는 동학적 지향은 개인 및 인간사회 대다수의 행복이 보장되는 이상사회가 유토피아적 이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논구한다. 이를 위해 동학은 우리의 내면적 성찰과 외적 관계의 조화를 통해, 행복을 일상 속에서 발견하고, 내면적 평화와 공동체의 풍요를 상호 보완적으로 추구한다.

동학은 철학적 깊이를 가지면서도 현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 접근법을 제공한다. 저자는 동학적 사유를 통해 인간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과 공동체의 안정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탐구한다. 이러한 사유는 동학이 과거의 역사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 삶의 원리로, 그리고 전 지구적 위기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희망을 주는 원리로 작동할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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