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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된장국같이 구수하고, 죽비같이 엄한 시골 농사꾼 말씀
제1장 | 아버지의 논머리 말씀 철학 그래도 벼는 자라지 않느냐? 보리는 밟히면서 크는 게다 두레 사과나무의 전설 찬밥 한 덩이를 넘길지라도 그날 밤, 아버지는 영락없이 농사꾼이셨지 튼실한 놈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지 아버지의 논두렁 철학 사는 건 모내기와 같은 것 타는 논밭 어루만지듯 참나무가 숯이 되는 시간 몸을 움직이니 내가 보이더라 제2장 | 아버지 가슴에 심은 벼포기 아버지의 논두렁 밥상 아버지의 소 고르는 법 아버지 여윈 등을 볼 때면 인생은 한 편의 연속극이라네 아버지의 그늘 아버지 생애의 마지막 말씀 눈치 볼 것 없고, 겁먹지도 말고 그 말씀을 못 드려 한이 됩니다 벗의 아버님께 써 드린 덕어(德語) 제3장 | 어머니 가슴 속 푸른 유선(乳腺) 같은 사연들 정화수 떠 놓고 손 비비던 어머니 해진 옷에 대한 명상 애 옷이니 한번 골라 보시게 어머니는 가슴으로 자식을 키운다 요즘엔 도통 군인이 안 보이더라 말 없는 소식이 되어 사랑을 갚는 법 강화 갯벌에서 만난 우리들의 어머니 어머니가 겪은 걸 나도 겪을 테지 가슴 울리는 어머니의 머루알 제4장 | 어머니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노라 콩나물이 어떻게 크는지 보거라 밤새 옷을 풀었다 다시 짜는 어머니 살다 보면 궂은 때도 있다지 네가 원인인 게다 그게 어디 다툴만한 일이더냐 어머니는 담뱃불을 붙여주셨지 어머니의 놋쇠 밥주걱 여보게, 산이 흔들리면 무얼 붙잡나? 벗의 모친을 배웅하는 법 다음 생은 남자로 태어날 테다 제5장 | 내 나이, 가을 이삭 같은 장년이 되어보니 받은 것보다 더 주는 나무 밥은 땀이 짓는 게지 등 뜨습고 배부르면 뭘 더 바라겠느냐? 다시 일어서는 옥수수처럼 맞으면 조가비처럼 맷집이 생길 뿐 딸에게 전하고픈 메시지 사람은 크면 어디까지 크나? 제6장 | 시골 부모님께 배우는 부모 됨의 참된 의미 나의 부모라는 어떤 부부에게서 내가 배운 것들 부모님이 만든 가정은 내게 어떤 가르침을 주었나? 장년의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에필로그 삼십 년 만에 부치는 부모님 전상서 시골 부모님의 짧지만, 여운 있는 말씀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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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농사지으신 아버지한테서 내가 받은 교훈이란 흔히 말하듯, 교과서에나 나옴 직한 멋진 말이 아니다. 농부답게 투박하고 몽당연필같이 짧은 말씀뿐. 하지만 언제나 듣고 보면 정수리가 찌릿찌릿하다.
노동으로 단련된 아버지의 가감 없는 삶 속에서 나는 더도 덜도 아닌 농부의 진리를 배웠다. 삶은 뿌린 만큼 얻는다는 것. 이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아는 데 오십 년이 필요했다. 아버지 말씀은 대지와 땀으로 이루어진 당신 삶에 뚜렷이 밑받침된 것이라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아버지가 보여주신 삶과 노동은 내게는 말씀 이상이었다. --- p.37 ● 어느 해인가 아버지는 서리가 내리기 전, 거두어들인 고구마 중에서 유독 뿌리 가까이 난 종자를 따로 골라서는 보관하시는 것이었다. 그 까닭을 물었더니 대뜸 이렇게 대답하셨다. “뿌리를 깊이 내리는 놈일수록 단단한 법이란다. 단단한 놈들만 씨종자가 되는 법이지. 이런 놈들이 내년 농사를 기약하는 거란다.” 그때는 그냥 그런 말씀이겠거니 하고 건성으로 들었으나, 세상에 부딪히며 내 모양을 만들어 가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입버릇처럼 “단단한 놈, 단단한 놈…….”하고 되뇌게 되었다. --- p.38 ● 가을철이 다가와 무논의 벼 포기가 한껏 고개를 수그릴 때면 한 해 농사도 마감을 앞두게 된다. 서서히 해가 짧아져 갈 무렵, 아버지는 느닷없이 이번에는 집에서 키우는 푿소를 몰고 나와서는 논두렁에 풀어 놓았다. 아버지가 하는 양이 하도 이상해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 아버지와 소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풀어 놓은 소는 안중에도 없이 논일만을 하셨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소는 논틀밭틀을 따라 어슬렁어슬렁 걸으면서 무심히 콩잎을 뜯었다. 저러다 소가 콩을 다 먹어 버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돼서 놈을 향해 버럭 고함치곤 아버지께 달려가 일러바쳤다. “아부지, 저놈의 소가 콩을 다 뜯어 먹게 생겼어요!” 내 말에도 아버지는 별 관심 없는 듯, “놔둬라. 그래야 콩도 알아들을 테니.” 하고 영문도 모를 말씀을 하셨다. “콩도 자기를 뜯어 먹으면 그걸 알고 더 실하게 열매를 맺는 게다. 그래서 소를 풀어 놓은 게야.” “네에……?” “이치가 그런 게야.” --- p.42 ● 어느 부모가 자식을 위한 비나리를 멈출 것이며, 그런 희구를 내색이나 하겠는가. 사랑은 보이지 않게,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년이 되어 자식을 낳아 키울 때라야 부모로서 그때의 어머니와 나 자신이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곤 전율했다. 살며 조금만 힘들고 버거워도 애들이 다 듣게 얼마나 자주 푸념을 늘어놓았던가! 때론 술이라도 한잔 들어가면 자식들 앞에서 어떻게 키웠느니 하며 인정받으려는 대가성 발언조차 서슴지 않고 토로하지 않았던가. 그 꼬락서니로는 자식 앞에서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갖기에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 p.107 ● 후줄근한 여름이거나, 살을 여미는 한겨울이거나 마다치 않고 신새벽에 소반을 받쳐 놓고 손 비비시던 어머니……. 그때 거울같이 맑고 미동 없는 물 위에 비친 당신의 얼굴은 근심으로 주름졌을까, 맑고 밝게 빛났을까. 그 냉수 그릇에 어머니 얼굴과 새벽달이 함께 비쳤을 것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두 손을 모으게 된다. 그러곤 나직이 외마디 말을 입 밖으로 흘리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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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대 열풍을 일으켰던 『마흔으로 산다는 것』의 작가 전경일이
20년 만에 내놓는 자전적 에세이 『시골 부모』! 마흔 이후 그는 무슨 이야기를 갖고 돌아왔나? 전경일의 수필집 『시골 부모』는 작가가 지천명 넘어 시골에서 농사짓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그분들이 하신 말씀을 통해 삶의 진리에 다가서려는 잔잔하면서도 통찰력 넘치는 에세이이다. 한 줄 한 줄 한약같이 진한 향취를 풍기며 읽는 이의 정신을 맑고 훈훈하게 헹구어 준다. 글편 한 줄 한 줄이 돈돈함과 뜨거움을 품고 있다. 귓가에 울리는 부모님 말씀을 돌올히 새기다 보면 진솔한 가르침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인생의 참맛에 자연 공감하게 된다. 『시골 부모』에는 중장년이 자라온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어머니에 대한 기록이자, 더 늦기 전에 뒤돌아보아야 할 우리 부모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시골 부모의 훈훈하고 때로는 매서우며 통찰 넘치는 말씀은 삶의 지혜는 물론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시골 부모』는 우리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삶의 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저자의 베스트셀러 『마흔으로 산다는 것』이 대한민국 40대의 애환을 그려 대한민국 40대의 용기와 희망을 북돋았다면 『시골 부모』는 부모님 삶에서 채집한 구수하면서도 명철한 지혜로 이 땅의 40~50대의 심중을 어루만진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이 들려주는 삶의 진국 같은 이야기를 통해 진한 감동과 더불어 다음 세대에 물려 줄 정서적 유산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더불어 지금의 나를 성찰케 하는 여백을 제시한다. 대한민국 40대 열풍을 불러 온 『마흔으로 산다는 것』이후 20년 만에 내놓는 저자의 에세이로 우리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 기억 속에서조차 변방으로 물러난 부모님 세대가 농사로부터 체험한 삶의 이야기와 지혜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채록성 성격이 짙다. 동시에 시골 부모의 삶에서 불러낸 에세이라는 점에서 우리네 정서가 담뿍 배어난 점이 진국을 이룬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이야기이자,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늘 한번 소리쳐 불러보자. “어머니~! 아버지~!” 독자 리뷰 “『시골 부모』를 읽고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사는 어머니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크리넥스가 쌓인 걸 보면서 혼자 울다 웃다가 했네요.” - 꿈돌이57 님 “내 부모님도 작가님 부모님처럼 못 배운 분들이지만 농사일을 통해 터득한 지혜는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좀 배웠다고 자부하지만 그분들보다 아는 게 뭘까 합니다. 고생만 하신 부모님을 더 늦기 전에 찾아뵙고 한번 안아 드리고 싶네요.” - 해품들 님 “명절 때마다 시골 부모님한테 내려가는 게 강박감으로 작용했는데, 이 책을 읽고 부모님 살아계실 때 찾아뵙는 것도 지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어렵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종종 찾아뵙고 싶네요.” - 국일당선비 님 “내가 사십 대에 저자의 『마흔으로 산다는 것』을 아내가 사줘서 읽고 공감한 적이 있는데 저자 부모님 말씀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우리 시대 부모님 자화상이다. 눈물 난다.” - 코스모스 님 “젊어서 부모님같이 살지 말아야 했는데, 살다보니 그분들보다 나을 게 없다. 반성도 하고, 나도 부모인지라 부모 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 해당화 님 “두어 시간 만에 뚝딱 읽고 덮었는데 가슴이 뭉클해서 한밤중에 다시 뒤적이다 아침이 되었을 부모님께 전화드렸다. 요즘엔 더워서 새벽일을 하신다는데 밭에 나가 계시다가 핸드폰 받으신다. 왜 전화했냐고 하시기에 그냥요, 했더니 싱겁긴, 하고 끓으신다. 그래도 마음은 좋다.” - 충청도사람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