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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정원 풍경을 바꿔놓은 200년간의 발견과 모험
|옮긴이의 말| 영국식 정원,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1장 인데버 호의 끝없는 항해 | 조지프 뱅크스 2장 아름다운 케이프타운을 향하여 | 프랜시스 마손 3장 북아메리카를 누빈 사나이 | 데이비드 더글러스 4장 세계의 지붕에서 | 조지프 돌턴 후커 5장 행운은 용감한 자에게 | 로버트 포천 6장 묘목장의 형제 | 로브 형제와 비치 일가 7장 중국 대탐험 | 어니스트 윌슨 8장 로도덴드론 숲 | 조지 포레스트 9장 파란양귀비의 천국 | 프랭크 킹든 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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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친구들이 말한다. “지구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느라 무척 고생했겠군.”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벽이 없는 거대한 자연이라는 홀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기쁨을 만끽했다. 열대림이나 온대림을 누비다 보면 거대한 나무가 고딕 양식의 기둥보다 더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하늘을 뒤덮은 나뭇잎은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건물의 지붕보다도 다양하고 아름다웠다. 쾌적한 서늘함, 재잘대며 흐르는 계곡의 음악소리, 대자연의 향기와 어우러진 수많은 꽃의 향기. 이를 어찌 고생이라 말하겠는가?
--- p.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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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가꾸고 휴일이면 유명 공원과 식물원을 즐겨 찾는다. 그러나 주변에 있는 아름답고 다양한 식물들을 보고 탄성을 지르면서도 정작 그 식물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처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는 사람은 드물다. 300여 종의 로도덴드론(철쭉류)을 발견한 탐험가는 폭동을 일으킨 반란군의 공격을 받아 겨우 목숨을 건졌고, 인도에서 차나무tea tree 산업을 일으킨 사람은 고열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해적과 총격전을 벌여야 했다. 또한 영국과 유럽에 웅장한 침엽수를 들여온 이는 소의 공격을 받아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갔다.
식물의 발견은 또한 제국주의의 팽창과 더불어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히말라야 로도덴드론의 발견은 왕국 하나가 대영제국에 합병되는 계기가 되었고, 1653년 네덜란드 호른에서는 집 한 채를 튤립 알뿌리와 교환하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19세기 후반에는 열성적인 난 재배자들이 새로 들어온 식물에 1천 기니 이상을 지불하기도 했다. 새로 도입된 식물들은 영국 식민지 곳곳에 플랜테이션을 조성시켰고, 이곳에서 생산한 고무, 퀴닌, 차와 같은 경제 작물은 해외로 수출되어 막대한 부를 창출했으며, 이렇게 축적된 부는 다시 식민지 개척에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이 책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역사 속에서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수많은 외래식물을 영국에 들여온 위대한 식물 채집가들의 모험 이야기다. 이들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미지의 땅을 여행하면서 발견한 희귀 식물들은 그 뒤 200년 동안 영국은 물론, 세계의 정원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아름다운 공원과 정원을 자랑하는 영국, 그 화려함 뒤에 숨은 식물 채집가들의 모험과 열정 원예와 정원의 역사에 조예가 깊은 저자 토비 머스그레이브 등은 18세기 조지프 뱅크스 경에서부터 20세기의 프랭크 킹든 워드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식물 채집가 10명을 가려 뽑아 그들의 탐험을 추적한다.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 근대 식물채집의 아버지 조지프 뱅크스 경과 함께 남아메리카,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로 항해를 떠나고, 데이비드 더글러스와 1만 5,000킬로미터를 걸어 북아메리카를 탐험하면서 우리는 200여 가지의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로브 형제와 캘리포니아,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를 여행하고, 조지프 돌턴 후커와 함께 아름다운 로도덴드론을 찾아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며, 위험을 무릅쓰면서 중국에서 차나무를 밀수해 대영제국의 발전에 중요한 자금원을 마련한 로버트 포천을 만나게 된다. 이 밖에도 식물채집에 얽힌 흥미진진한 모험과 발견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세계 정원의 역사를 새로 쓴 사람들, 야생의 자연을 문명 속으로― 쿡 선장과 더불어 남아메리카 최남단을 거쳐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를 지나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단을 일주한 조지프 뱅크스를 비롯해, 이들 식물 채집가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북아메리카를 횡단하거나 인도, 티베트, 네팔, 중국 등 낯선 아시아 땅을 누볐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십 년이 걸리는 탐험을 하면서, 거친 자연과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벌였다. 그러나 새로운 희귀 식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단지 고통스러운 경험만은 아니었다. 이들에게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야생의 자연이 문명화된 사회보다 더 푸근했고, 새로운 식물을 만나는 기쁨은 오랜 여정에서 오는 고독과 고단함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