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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009
녹음기 039 부끄럽지 않은 사람 071 빈터 105 강물 131 폭설 161 해당화 195 상간녀 손해배상 소송 223 해설 정재훈 252 작가의 말 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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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다양한 문학적 실험은 있어 왔다. 그리고 특히 소설에서는 인물이 처한 상황을 다른 어떤 장르보다 구조화하고 현실감 있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위에 있다고 하겠다. 이도원 작가는 이것을 ‘위기’로 조성하고 곧장 그 안으로 인물들을 밀어 넣는다. 문명화된 인간의 모습보다는 야만적이고 동물에 가까운 인간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그동안 안주해 온 모든 가치들을 향해 일갈한다. 관습에 따라 합의된 알맞은 톤 따위가 아니라서, 거기에는 이제 막 흘러내린 핏방울과 찢긴 살점들이 낭자한다. 비릿함을 풍기며 거칠게 숨을 쉬는 인물들의 눈빛은 모든 것들이 의심스러웠을 것이다. 안온한 일상을 뒤흔드는 눈빛일수록 비릿함은 더욱 짙게 감돈다. 이로써 누군가의 서사는 시작된다.-해설 중에서
작가의 말 고 김남주 시인의 시집 『조국은 하나다』 중 「시의 요람 시의 무덤」이라는 시가 있다. 시의 첫머리에 이렇게 씌어있다. ‘과거의 시는 표현이 내용을 능가했다. 그러나 미래의 시는 내용이 표현을 능가할 것이다. - 마르크스’ 그리고 시 마지막 연은 이렇다. ‘나는 책상머리에 앉아 시라는 것을 억지로 써본 적이 없다고 내 시의 요람은 안락의자가 아니고 투쟁이라고 그 속이라고 안락의자야말로 내 시의 무덤이라고’ 소설을 쓰면서 이 시를 내 소설의 교본으로 생각했다. 삶의 교본이기도 했다. ‘어떻게’보다 ‘무엇’을 지향했다. 익숙한 것들, 슬픔을 모르는 상태, 복종과 굴종, 안락과 안위는 무덤처럼 여겨야 한다고 나 자신을 세뇌시키며 이제껏 소설을 써 왔다. 그 결과 내 소설의 문체와 주인공들은 비린 날것의 냄새를 생생하게 풍기고 있다. 이 단편집 『날것의 생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먼저 실천문학사의 윤한룡 대표와 소설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준 남금희 시인과 문우 장정옥, 오철환, 이홍사, 노정완, 이근자, 임수진, 황영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소설에 대한 내 열망을 따뜻하게 바라봐 준 두 남동생 이창훈, 이성훈과 오랜 친구 백명자와 김재정, 김미경과 금이정, 박경화, 선지식 광인스님, 그리고 내 가슴 속 별이 되신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 김연이 여사에게도 거친 눈빛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침묵으로 그 수많은 말을 삼키던 속 깊은 아들 최준호에게도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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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들이 너무 적나라하다. 아니, 약간 끔찍하기까지 하다.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정액 냄새가 마구 뒤섞여 풍긴다. 꾸미고 다듬어진 인공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원초적 야생의 ‘날것’ 그대로이다. 이도원의 단편 소설집 『날것의 생들』을 읽으면서 든 첫 느낌이다. 그런데 잘 읽힌다. 재미있다. 소설 쓰기가 궁극적으로 인간 삶 혹은 그 본질에 대한 탐구이자 기록이라면 작가는 그 본질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사실 현실은 이 소설보다 더 끔찍하고 섬뜩하지 않은가. 이런 작품들은 철저히 작가 자신의 관찰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삶의 본질에 대한 깨침이리라.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기에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고 한 일화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의 ‘나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는 쓴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 말이 연상된다. 진짜 리얼리즘 작가가 나타났다. 앞으로 대가가 되리라 기대해 마지 않는다. - 윤한룡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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