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는 세 살때부터 아버지에게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여 10대 이전에 이미 다양한 무대 여누 활동을 벌여왔다. 열 네살이 되던 1992년에는 '동경 국제 기타 콩쿨'과 쿠바에서 열린 '레오 브라우어 국제 콩쿨'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기타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타라는 악기가 다른 클래식 악기에 비해 어린 나이에 다루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라지의 성공은 바이올린에서 미도리의 출현에 맞먹는 일본 음악계의 센세이션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만 스물 두 살이 된 무라지는 일반적인 성인 연주가라면 20대와 30대에 걸쳐 경험하게 될 녹음 작업을 이미 거쳐간 상태다.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열 다섯살 때의 데뷔 음반 '에스프레시보(1993)'에서는 기타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세기 기타음악들을 놀라운 기교로 소화해냈으며, 2년후에 발표한 두번째 음반 '그린 슬리브즈'에서는 다울랜드를 비롯한 르네상스 작곡가들의 륱곡들을 모아 연주했다. 그 후 스칼랏티의 소나타를 중심으로 한 바로크 곡들을 연주한 '신포니아', 로드리고의 기타 솔로곡을 모아 연주한 '파스토랄레'를 잇달아 발표했으며, 최근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카바티나'에서는 조심스럽게 크로스오버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상큼한 외모를 갖춘 무라지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다섯 장이 음반들이 모두 클래식 음반으로는 보기 드문 판매고를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건강음료를 선전하는 TV의 CF까지 출연했을 정도다. 그녀의 연주는 이미 기교적 어려움을 벗어나 있다. 냉정하고 정확하면서도 요소요소에 감정을 불어넣을 줄 아는 풍부한 음악성을 갖추고 있다.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무라지에게는 차세대 기타계를 리드해갈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지난 3월에 일본에서 발매된 새 앨범인 '아랑페즈 협주곡'이 클래식음반 판매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클래식팬뿐만 아니라 일반 음악팬들에게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