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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섬광
제2장 화재 제3장 사람 제4장 고통 제5장 40년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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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순서로 키가 크고 살찐 미국 남자가 스튜디오로 걸어 나왔다. 그 남자가 자리에 앉기 전에 에드워즈는 그에 대한 소개를 해주었다.
“히로시마 임무를 수행했던 ‘에놀라 게이’ 호의 부조종사 로버트 루이스 대위입니다.” 하마터면 다니모토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다니모토는 손발이 덜덜 떨리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루이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날의 비행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니모토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그의 얼굴을 주시했다. 어느 순간, 루이스가 말을 멈추고 눈을 감더니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이 프로그램의 40만 시청자들은 아마도 그가 끔찍한 고통으로 울고 있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울고 있지 않았다. 그는 그때 고통이 아닌 술에 취해 있었다. 몇 년 후, 마빈 그린은 ?히로시마 처녀들?을 집필하고 있던 로드니 바커라는 한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니모토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들의 마지막 리허설이 있는 날, 루이스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쇼 관계자들은 깜짝 놀라 이리저리 날뛰며 그를 찾았죠. 루이는 쇼에 나가면 두둑한 돈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루이스는 화가 났고 리허설은 나 몰라라 하고 술집에 간 겁니다. 나중에 쇼가 시작되기 직전에 그가 나타났습니다. 술 냄새가 진동했죠. 스텝이 그에게 커피를 마시게 했어요? “루이스, 그날 항공일지에 당신은 어떤 내용을 적어놓았나요?”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느님,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 밤은 뜨거웠다. 캄캄한 하늘로 불길은 끊임없이 솟구쳤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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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다. 그 후 존 허시는 직접 그곳을 방문한다. 원자폭탄 피해자 6인을 인터뷰하여 1946년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다.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원자폭탄을 사용한 미국의 도덕적 책임론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다. 거의 40년이 흐르고, 존 허시는 이 책의 주인공 6인을 찾아 다시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6인의 고통스러운 삶의 궤적을 되짚은 감동적인 마지막장이 완성된다. 이윽고 1985년 재출간이 됨으로써 무려 40년 만에 이 책은 완성된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또다시 이 책에 주목한다.
글을 읽을 줄 아는 모든 사람은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새터데이 리뷰 전쟁과 인간, 그리고 양심에 대한 진지한 고민 타임 중고등학생의 독서목록 맨 위를 차지할 책 라이브러리 저널 인류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뉴 리퍼블릭 내용 중에 등장하기도 하는 유명작가 펄 S. 벅은 “양심에 비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굉장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했고, <뉴욕타임스>는 “작가로서의 사명을 다한 존 허시에게 존경을 표한다. 인류의 양심을 자극하는 위대한 고전으로 그 어떤 찬사도 부족하다”고 극찬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고, 그 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어 호평을 받았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반딧불의 묘?를 연상시킨다. 그날 그 시각, 히로시마는 엄청난 섬광에 휩싸였고 B-29기는 유유히 히로시마 상공을 날고 있었다. ?반딧불의 묘?가 일본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다뤘다는 점이 부각됐지만 이 책에서는 보다 엄밀하게 중간자적인 시각에서 전쟁을 다룬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여섯 사람이다. 주석공장의 직원이었던 사사키 양, 개인병원 원장 후지이, 재봉사의 아내로 전쟁미망인인 나카무라 부인, 독일인 클라인소르지 신부, 적십자병원의 의사 사사키, 훗날 평화운동에 적극적이었던, 그래서 미국의 밥 워렌이 진행하는 쇼에도 출연했던 다니모토 목사…. 저자 존 허시는 그날 그 시각 이후의 그들 6인의 행적을 세세하게 인터뷰한다. 저자에게 그들 6인은 핵시대가 열리고 제일 먼저 원폭의 피해자로 기록된 사람이다. 저자는 그날 이후 그들 6인이 어떻게 살아남았고, 어떤 고통을 겪었으며, 어떻게 평생을 살아갔는가에 대해 꾸밈없이 설명한다. 이문구 선생께서는 생전에 ‘픽션과 논픽션의 감동의 차이’에 대해 “픽션과 논픽션은 모두 감동을 이끌지만 논픽션의 감동에는 진실이 담기기에 보다 숭고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히로시마?는 픽션이 아닌 논픽션의 감동을 제대로 읽고 생각하고 느끼게 해준다. 전쟁에서 군인은 인간이 아닌 수단일 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전쟁의 최대 피해자인 민간인은 어떤 존재인가. 이 책은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시인 안도현)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