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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
최필숙
지앤유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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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2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밀양에서 출생했다. 월산초등학교, 밀양여자중학교, 밀양여자고등학교 그리고 부산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밀양고등학교, 밀양여자고등학교, 밀양전자고등학교 등에서 역사 교사로 근무했다. 타이항산 등 중국 역사 탐방 및 안내를 맡았다. 현재 (사)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부소장이자, 밀양고등학교 교사이다. 저서로는 『일제강점기 미리벌의 분노』 , 『타이항산 아리랑』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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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558g | 152*225*28mm
ISBN13
9788962573978

책 속으로

원봉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교장 선생님 그러면 안중근이라카는 사람은 일본놈한테 재판받아야 합니꺼? 러시아 땅에서 이등박문을 쏘았으면 러시아 법을 따라야 하는 거 아입니꺼?”
“니 말이 맞다. 그러나 일본놈들은 절대로 러시아 법정에 안중근 대장을 맡기지 않을 끼다. 본보기로 보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죽이려고 할끼다. 그런데 안중근 대장은 당당히 대한제국 의병장으로 죽게 해달라고 했다카네. 이 말은 교수형이 아닌 총살형을 시켜달라는 말인 기라. 대한제국의 군인으로 당당하게 죽겠다는 뜻이제.”
“지도 안중근 대장처럼 할낍니더.”
김원봉은 두 주먹을 쥐어 보였다. 옆에 있는 아이들도 원봉을 보며 자기 주먹을 들어 보였다.
---p.35

“무슨 소린지 알겠다. 그런데 진짜로 사람들이 그리 많더나? ”
“말도 못합니더.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치는데 천지가 떠나가는 줄 알았습니더. 선생님께서 그 광경을 보셨다면 놀랬을 겁니더.”
“지도 독립선언서를 품속에 넣어 왔는데 그날 현장에 있었던 많은 사람이 저처럼 선언서를 챙겨 갔으니 조만간 전국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날 겁니더. 우리 밀양도 가만있어가 되겠습니꺼?”
“우리도 해야 안 되겠습니꺼? 그래서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온 겁니더. 말도 안 했는데 동시에 이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더.”
“해야제, 우리도 해야제. 이 세월을 우째 견뎠는데. 치형아 세주야! 너들이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노? 나는 지역 유지들과 의논해 보마. 어른들이 돈이라도 보태야 물감도 사고 종이도 살 것 아니겠나.”
---p.70

이불 속에서 세주는 아내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자신이 자랐던 집을 떠나 시댁에 적응하느라 애쓰는 아내의 노력을 알고 있었으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여자의 삶이 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신교육을 받았다고 자부하면서도 집에 있는 머슴과 부엌일을 돕는 사람에게만 평등한 세상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정작 자기 아내가 얼마나 부당한 불평등 속에 살고 있는지 몰랐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글을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리라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는 만큼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여성이 사회적 차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보다 더 속 깊은 소악을 가만히 껴안으며 혼잣말로 ‘내 집부터 혁명이 시작되어야겠군.’ 하고는 웃었다.
---p.79

“제군이 아시다시피 적을 몰아내려면 군대밖에 없다. 그런데 그 군대를 만들 여력이 우리에겐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나? 군 정사에서 여러 차례 논의한 결과 결사대를 조직하기로 했다네. 작탄 공작대인 것이지. 우리 손으로 폭탄을 만들고 그 폭탄을 적의 통치기관은 물론 적에게 이로움을 주는 모든 것에 던져야 하네. 곡식을 싣고 가는 화물열차도 좋다네. 얼마 전 강우규 선생이 부임해 오는 조선총독을 죽이기 위해 서울역에서 폭탄을 던졌다더군. 현장에서 범인을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뒤에 체포하고 보니 육십오 세 노인이라 일본의 충격은 더욱 컸다고 들었다. 그것처럼 우리도 폭탄을 들고 적진을 향해 달려들면 그놈들은 분명 두려움을 갖게 될 걸세. 그러나 사람을 죽임에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겠지. 제군의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해보게나.”
---p.132

세주는 사랑방에 들었다. 무릎 꿇고 앉은 세주를 더 이상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눈앞에 두고 싶은 막내아들이 이별을 고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챘다. 윤희규는 옆집 김원봉이를 원망했다.
‘내가 괜히 그렇게 큰 이름을 지었고, 그와 짝하여 저놈도 소룡이라 이름 지었으니, 둘은 운명처럼 묶여 떨어질 수 없구나’
라며 자신의 가슴에 원망의 화살을 박았다.
“다시 볼 수는 있겠느냐?”한 말씀뿐이다. 세주는 조용히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인 것을. “됐다. 가보거라.”
---p.166

“자네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라면 총도 들 수 있는 사람일세. 나도 사실은 글을 쓰는 것은 물론 웅변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지.”
말을 던져 놓고 세주는 원록(육사)을 쳐다보았다. 원록은 세주의 말을 믿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왜 그러나? 내 말을 믿지 못하겠나?”
“아 아닙니다. 형님은 거짓말을 하시지 않으시니, 믿고 말구요.”
둘은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인재를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네. 백민 스승의 죽음을 맞닥뜨리면서 깨달았지. 나처럼 스승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제자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네. 그래서 나도 교관이 되어 독립운동가를 키울 걸세.”
---p.233

현계옥은 3.1운동 이전부터 말 타는 사진이 신문지상에 공개되었고, 종로경찰서에서 여자 기생의 말타기 금지령을 내릴 때 직접 거론된 사람이다. 말을 타기 위해 훈련원승마구락부(클럽)에서 배우는 등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도전했다. 그런 그녀가 의열단에 참여하겠다고 하니 거절해도 소용없었다. 여러 시험을 거쳐 단원으로 받아들였다. 약산은 그녀에게 총 쏘는 법과 폭탄 사용법을 직접 가르쳤다. 그녀도 이번 일에 동참하겠다 하여 황옥과의 자리에 함께했다. 황옥과 약산은 처음에는 기싸움 하듯 상대보다 술잔을 먼저 비우는 오기를 부렸다. 준비한 술이 동나고서야 그들은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황옥은 그 자리에서 자진해서 의열단원이 되었다.
---p.272

조선의용대는 2년 동안 육만여 명의 대적공작 간부를 훈련시켰고, 중국어와 우리말로 된 소책자를 5만 부 이상 발간했다. 전단지 51만 장, 표어 40만 장을 인쇄하여 배포했다. 또한 적과 직접 전투하지 못하게 한 약속을 깨고, 상북과 악북, 곤륜관과 중조산 그리고 무주와 통성, 통산 등 무수한 곳에서 일본군과 싸웠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당 군의 보조 역할이었다. 이에 대한 불만이 높았으나, 중국인들이 보면 조선의용대의 활동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p.383

출판사 리뷰

윤세주를 기억하기 위한 단 한 권의 대하소설

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빈틈을 알지 못하므로 윤세주의 행적을 통해 인물 간 대화만 복기했다. 이 점이 이 이야기를 소설답게 만들어 주는 아이러니다. 모두 틀림없이 일어난 일이지만 현실은 때로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 윤세주와 의열단의 항일투쟁기는 그 어떤 소설적 장치보다 강력하게 우리를 역사 속으로 데려간다. 윤세주라는 실존 인물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아무런 계산 없이 독립만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선택들은 가공한 허구의 인물이라 할 만큼 어처구니없고 무모하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던 대부분의 인물이 마찬가지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실제 역사가 내뿜는 서사의 힘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윤세주의 항일 투쟁 이야기는 그의 독립에 대한 열망처럼 끊어짐 없이 끝을 향해 내달린다. 책을 덮을 때까지 우리는 그가 이끄는 대로 그저 따라갈 뿐이다. 윤세주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이동(移動)과 윤세주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펼친 작전은 소설 속 사건에서 튀어나와 곧 역사가 된다.

밀양 사람 윤세주와 김원봉

윤세주의 인생 굽이마다 ‘밀양’이 있다. 윤세주의 업적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史)가 되었고 그 속에는 온통 밀양 사람들이다. 밀양을 빼고는 이 소설을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필숙 저자의 전작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에서는 역대 조선 독립운동가 중 가장 높은 현상금의 주인공 김원봉과 밀양의 독립운동가에 주목했다. 밀양이 의열단의 성지가 된 데에는 백민 황상규라는 인물 그리고 그 밑에서 일찌감치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학습만 많은 깨어있는 밀양 학생들이 있었다. 윤세주는 김원봉과 함께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했다. 초등학교 때는 일왕 출생 기념일에 받은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리고 퇴학을 당할 정도로 의협심이 강했다. 밀양 사람 김원봉의 곁에는 언제나 군말 없이 그를 도운 윤세주가 있었다.

죽기 살기로 달려가, 의로움으로 총을 든 윤세주

윤세주는 살아있는 동안 단 한 순간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김원봉과 함께 독립과 자유를 얻기 위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민족혁명당을 결성했으며, 조선의용대를 조직했다. 소식지를 편집하고 방송을 전담하던 언론인 윤세주는 마침내 총을 들었다. 일본군이 중국 대륙을 깊숙이 쳐들어왔을 때 그는 김원봉과 헤어져 조선의용대 병력을 이끌고 화북 지대로 이동해 중국항전에 적극 참가한다. 그는 만주와 한반도까지 동진해 일본군을 몰아내고 조국의 독립을 되찾겠다는 목표로 무모하리만큼 계속해서 전진한다. 그에게 안될 것은 없었다. 죽기 살기로 달릴 뿐이었다. 그의 열정이 ‘총’을 들게 했고, 치열하게 싸우다 적탄에 맞아 타이항산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현재 태항산에는 항일 전투에서 희생된 수많은 중국인 사이에 윤세주 열사의 묘소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원봉은 윤세주의 추모사에 이렇게 썼다. “석정 동지는 조선 독립과 인류의 해방을 위해 소유의 정력을 공헌하였고, 일체적 행복과 심지어 최후 한 점 피까지 바쳤다. 그는 ‘나의 청춘은 감옥에서 다 보냈다’라고 말하나, 이 말은 비통한 말이 아니라 그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윤세주는 정치적 야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농민, 즉 우리 민족의 진정한 독립만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는 어떤 주의도 받아들이고 누구든 품었다. 그의 의식 가장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아호인 석정은 돌 석(石)에 솥 정(鼎)을 쓴다. 석정은 말했다.
“나는 독립운동을 하는 모든 이들이 굶지 않도록 밥해 주는 돌솥이 될 것이야!”

「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는 경상국립대학교출판부가 기획한 ‘지앤유 로컬북스’의 열한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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