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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해자의 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 1.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삭항〉: 이름과 내용 1. ta meta ta physika와 형이상학 2. 〈형이상학〉의 내용 2. 존재론, 제일 철학, 신학 1. 지혜: 보편적인 첫째 원인과 원리들에 대한 앎 〈형이상학〉 Ⅰ권 1장-2장 2.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서 탐구하는 학문 〈형이상학〉 Ⅳ권 1장-2장(부분) 3. 자연학, 수학, 제일 철학 〈형이상학〉 Ⅵ권 1장과 ⅩⅠ권 7장 3. 존재론과 실체론 1. 실체의 일반적 본성과 종류 〈형이상학〉 Ⅶ권 1장-2장 2. 실체와 기체 〈형이상학〉 Ⅶ권 3장 3. 실체와 본질 〈형이상학〉 Ⅶ권 4장-6장 4. 실체와 생성 〈형이상학〉 Ⅶ권 7장-9장 5. 본질과 정의 〈형이상학〉 Ⅶ권 10장-11장 6. 본질과 정의: 정의의 통일성 〈형이상학〉 Ⅶ권 12장과 Ⅷ권 6장 7. 실체와 보편자 〈형이상학〉 Ⅶ권 13장-16장 8. 실체: 존재의 원인 〈형이상학〉 Ⅶ권 17장 9. 가능성과 현실성 〈형이상학〉 Ⅸ권 6장(부분)과 8장 4. 〈형이상학〉의 신학 1. 영원한 원동자의 존재와 작용 〈형이상학〉 ⅩⅡ권 6장-7장 2. 신적인 정신: 사유의 사유 〈형이상학〉 ⅩⅡ권 9장 3. 선의 원리와 자연 세계의 질서 〈형이상학〉 ⅩⅡ권 10장 참고 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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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형태를 넘어선 것을 일컬어 도(道)라고 하고, 형태를 가진 것을 일컬어 기(器)라고 한다(形而上者, 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보통 이 구절을 빌어 ‘형이상학’을 자연을 넘어서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탐구라고 이해한다. 그리고 그런 탐구가 가진 추상적이고 사변적이며 관념적인 성격을 가리켜 ‘형이상학적’이라고 부르면서, 그 말을 난해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수식어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의 한 분야를 가리키며, 그 말은 본래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22)의 저술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탐구했고 수많은 저술들을 남겼다. 그가 남긴 저술들은 그가 죽은 뒤 그리스 세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가 기원전 1세기에 로마에서 편집되기에 이른다. 편집을 맡았던 사람은 로도스 섬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연구하다가 로마로 이주한 안드로니코스(Andronikos)였다. 이 사람은 편집을 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다른 저술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한 무리의 글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이 글들을 함께 묶어 편집의 순서에 따라 자연학에 대한 글들 뒤에 두고 ‘자연학에 대한 글들 뒤에 있는 것’, 즉 ‘ta meta ta physika’라고 불렀는데, 바로 이 말이 동양에서는 ‘형이상학’이라는 다소 엉뚱한 말로 옮겨지게 되었다. ‘ta meta ta physika’나 ‘형이상학’이라는 말이 쓰이게 된 경위야 어쨌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사에서 첫손에 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책은 성서와 더불어 서양의 정신사에 크나 큰 영향력을 미쳤고, 오늘날에도 그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형이상학》에서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들, 예컨대 있는 것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있는 것들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있으며, 그것들의 궁극적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들이 철저하게 다루어진다. 이런 문제들을 다루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많은 전문 용어들을 가다듬어 냈다. 그는 일상 용어의 뜻을 철학적으로 변용해서 전문 용어로 계발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새로운 용어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우리의 일상 언어에 깊이 뿌리내린 말들, 이를테면 본질, 실체, 원리, 형태, 현실성, 가능성 등은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뜻을 철학적으로 확정한 낱말들이다. 만일 지금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나서 이런 용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 나온《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 및 정신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형이상학》을 소개하는 안내서이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I.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이름과 내용”에서는 ‘ta meta ta physika’나 ‘형이상학’이라는 말의 의미와 사용 경위를 추적하고 《형이상학》 전체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뒤따르는 부분은 《형이상학》의 주된 내용에 따라 세 장으로 이루어진다. “II. 존재론, 제일 철학, 신학”, “III. 존재론과 실체론”, “IV. 《형이상학》의 신학”이 그에 해당하는데, 이 주제들과 관련된 《형이상학》의 본문을 번역하고 자세한 주를 달았다. 그리고 본문 번역 앞에는 그 내용에 대한 자세한 풀이를 두어 이해를 쉽게 했다. 뒷부분의 참고 문헌과 찾아보기도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편리한 안내 구실을 한다. 풀이, 번역, 주해에서 글쓴이는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어 원전의 문장 하나, 낱말 하나의 쓰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여러 그리스어 판본들을 비교하면서 읽기 쉬운 우리말로 본문을 옮겼고, 최근의 연구 성과들까지 고려하면서 풀이나 주해 부분을 꾸몄다. 이 책은 《형이상학》의 주요 부분에 대한 번역서이자 그 저술에서 다루어진 근본 문제들을 다루는 연구서이며 서양의 고전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교육적인 목적의 저술로서 다양한 관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 최고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 《형이상학》이 본래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데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더 큰 원인은 아마도 그에 대한 우리말 번역서가 아직 없고, 연구서나 논문도 흔치 않은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서양 철학을 받아들인 지 한 세기를 바라보는 오늘날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수용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있는 셈이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이루어진 서양 철학 수용과 이해의 깊고 넓은 틈새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이런 빈자리를 메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